사이배슬론 대회 준비, 보행의 가능성을 보다
지난 10월 27일 대전시 대덕구에 있는 사이배슬론 아시아허브경기장에서 열린 ‘제3회 사이배슬론 국제대회’ 웨어러블(착용형) 로봇 종목에 출전한 팀 카이스트 김승환 연구원은 모든
미션을 통과한 후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걸을 수 있도록 돕는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다양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이 대회에서 김 연구원은 짐
옮기기, 문 여닫고 통과하기, 지팡이 없는 자유 보행, 주방에서 음식 다루기 등 총 6개의 미션을 단 6분 41초 만에 수행했다. 2, 3위를 차지한 팀들이 단 2개의 미션을
수행하는 데 그친 것과 대비되는 결과였다. 그야말로 초격차 기술력을 보여준 쾌거였다.
“우리만의 기술로 만든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미션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감격스럽고, 몸이 불편한 분들에게 걸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합니다.”
2023년 1월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엑소랩에 합류해 이번 대회 우승의 주역이 된 김 연구원은 감격에 겨웠던 그날의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한 기관이나 개인의 성과를 넘어 웨어러블
로봇이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 날이 머지않았음을 입증한 결과라는 점에서 우승은 더욱 값졌다.
김 연구원의 사이배슬론 대회 도전기는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장치를 통해 경기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대회다. 이 대회를 준비하는 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지원해 선수 후보에 올랐으나, 건강 상태 악화로 끝내 대회를 포기해야 했다. 사고로 못 걷게 됐을
때보다 상실감은 더욱 컸으나, 그는 재활 치료를 이어가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2022년 재차 기회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