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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Tech Q&A
과학은 즐겁게, 세상은 새롭게
똑소리 나는 일상 속 과학 이야기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종원 교수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경험하는 현상 뒤에는 신기한 과학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똑소리단 여러분이 보내주신 질문 속 흥미로운 과학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Q. 노이즈캔슬링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노이즈캔슬링, 소리로 소리를 지운다고? 노이즈캔슬링은 마법처럼 보이지만, 사실 물리학의 ‘상쇄 간섭’ 원리를 활용한 기술입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들어오는 소음과 정반대 파형의 소리를 만들어 부딪히게 하면, 두 소리가 서로를 지워버리는 거죠. 파도를 떠올려보세요. 두 파도가 정확히 반대 방향에서 만나면 물결이 평평해지는 것처럼, 소리 파동도 마찬가지입니다. 헤드폰의 마이크가 외부 소음(예 : 비행기 엔진 소리)을 감지하면, 내부 스피커가 그 소음과 정반대 위상을 가진 ‘안티-사운드’를 0.001초 만에 만들어냅니다. ‘원래 소음 + 안티-사운드 = 침묵’이 되는 원리입니다. 결국 노이즈캔슬링은 소리의 특성을 역이용한 똑똑한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냉장고 문을 자주 열면 전기세가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전기세가 올라가는 이유는 ‘온도 회복 작업’ 때문입니다. 냉장고는 내부를 4°C로 유지하는데, 문을 열면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쏟아져 나가고 실내의 따뜻한 공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그러면 냉장고는 다시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압축기를 풀가동해야 하죠. 이 과정에서 전기를 평소보다 훨씬 많이 소비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날 ‘뭐 먹을까?’ 하며 냉장고 문 앞에서 3분간 고민해본 적 있나요? 그 3분이면 냉장고 내부 온도가 10°C 가까이 올라갑니다. 특히 여름철 30°C 실온에서는 온도 차이가 더 커서 따뜻한 공기가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가죠. 더 재밌는 사실은 냉장고가 비어 있을수록 전기를 더 먹는다는 것입니다. 음식과 음료수는 일종의 ‘보냉제’ 역할을 해서, 문을 열어도 온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반대로 텅 빈 냉장고는 문을 열 때마다 내부 공기가 완전히 교체되죠. 그래서 자주 먹는 음식을 앞쪽에 배치하거나, 문에 있는 좁은 수납칸(도어 포켓)을 이용하는 게 좋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습관이 전기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왜 추운 날씨에 스마트폰 배터리가 빨리 닳을까요?
스마트폰 배터리가 추운 날씨에 빨리 닳는 건 화학반응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내부에서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며 전기를 만드는데, 온도가 낮아지면 이온의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겨울철 아침에는 몸이 굳어서 움직이기 힘든 것처럼, 배터리 속 화학반응도 느려지는 거죠. 그 결과 같은 작업을 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됩니다. 그래서 주머니 안쪽 깊숙이 넣어 체온으로 따뜻하게 유지하거나, 보조배터리도 함께 품고 다니면 효과적입니다.
Q.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람의 목소리를 어떻게 알아들을까요?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람의 목소리를 알아듣는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뤄집니다. 먼저 마이크가 소리를 감지하면, 음성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합니다. 그다음 음성인식 AI 모델이 이 신호를 분석해 어떤 단어인지 파악하죠. 마지막으로 자연어 처리 기술이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고 적절한 답변을 생성합니다. 핵심은 AI가 수백만 개의 음성 데이터를 학습했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목소리 톤, 억양, 발음이 다르지만, AI는 패턴을 학습해서 ‘안녕’이라는 단어가 여러 방식으로 발음돼도 같은 의미로 인식합니다. 마치 우리가 친구의 목소리를 알아듣듯, AI도 음성의 특징을 구분하는 거죠. 또한 최근 스피커들은 빔포밍 기술을 사용합니다. 여러 개의 마이크가 소리가 들어오는 방향을 파악해서, TV 소리나 에어컨 소음은 걸러내고 사람 목소리만 집중해서 듣습니다. 그래서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날씨 알려줘”라는 명령을 정확히 알아듣는 것입니다. 결국 음성인식은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실시간 신호 처리 기술의 결합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스마트워치의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측정은 어떤 기술을 이용해 작동하나요?
스마트워치의 심박수와 산소포화도 측정은 광혈류측정법PPG, Photoplethysmography이라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손목 피부 아래로 녹색 LED 빛을 쏘면,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이 빛을 흡수합니다. 심장이 뛸 때마다 혈관에 혈액이 흐르는 양이 달라지는데, 혈액량이 많아지면 더 많은 빛이 흡수되고 적어지면 덜 흡수되죠. 스마트워치 뒷면의 센서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빛의 양을 측정해서 심박수를 계산합니다. 산소포화도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적색광과 적외선 LED를 함께 사용하는데, 산소를 많이 머금은 혈액과 그렇지 않은 혈액은 이 두 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센서가 두 파장의 빛 흡수 비율을 분석해서 혈중 산소포화도를 백분율로 계산하죠. 손목에 스마트워치를 꽉 차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빛이 피부에 밀착되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거든요.
과학 커뮤니케이터 이종원 교수
계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축 및 도시를 전공한 연구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공공기관 및 정부 출연 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특별한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과 건축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대중에게 전달한다.
현재 방송, 강연, 기고 등을 통해 과학 지식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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