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Focus Story> Flow
미래 차 대안으로 떠오르는
친환경 수소전기차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내연기관차에 대한 대안 기술이 요구됐고, 이에 따라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다양한 기술이 제시됐다. 1990년대 상용화됐으나 기술 부족으로 잊혔던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충전 인프라 등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전기차로의 이행 단계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혼합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의 긴 충전 시간과 짧은 주행거리 단점의 대안으로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등이 대표적 예다.
시장 점유율 넓히는 중국의 수소전기차
코로나19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많은 지원을 하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수송 부문 탄소중립의 대안 중 하나였던 수소전기차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수소전기차 시장은 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주도하고 있었으나,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성장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 덕분이다. ‘수소에너지 산업 중장기 발전 계획’을 통해 수소차 보급 확대 및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수소에너지 상업화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2025년에는 수소차 5만 대, 충전소 300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또 2030년에는 수소차 100만 대, 충전소 1000기를 보급해 세계 최대의 수소차 시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은 장거리 운송에 사용되는 수소 상용차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퉁中通, 페이츠飛馳, 푸톈福田 등 버스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수소전기버스 및 화물차가 2016년부터 생산·보급되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 업체들은 빠르게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 2023년에는 전 세계 수소전기차 판매의 37%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인 ‘투싼ix’를 양산한 후 2018년에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인 ‘넥쏘’를 출시했다. 또한 2019년 수소전기버스와 2020년 수소전기 화물차를 출시, 승용차에 이어 상용차로 라인업을 확장하며 2023년까지 누적 3만6000여 대를 판매했다. 2021년에는 1121대를 수출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으나, 이후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이 정체되면서 2023년에는 274대 수준으로 감소한 상황이다.
환경친화적 수소차의 장밋빛 미래
수소전기차 시장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향후 수소차 비중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EA는 2050년 수소차가 승용차 시장에서 10%, 상용차 시장에서 3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소전기차 시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 활용 제고와 탄소중립을 위한 다양한 기술 대안 확보를 위해 수소 활용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수소 이니셔티브, 유럽 그린딜, EU 수소 전략 등 수소 정책이 연이어 발표됐고, 미국과 중국도 수소 산업 육성 전략을 내놓는 등 수소 시장에 정책 지원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수소전기차를 포함해 수소경제 전반을 빠르게 준비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국내외 연료전지 수요 확충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공공시설 및 가정에서 수소전기 수요를 늘려 경제성을 높이고 인프라 구축 비용을 낮추려고 한다. 수소전기차의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비교적 우위에 있다. 일본 정부는 2017년 수소차를 비롯한 수소경제 활성화에 대해 수소 기본 전략을 채택하고, 2030년까지 연간 80만 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 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며, 수소충전소도 2030년까지 900개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 정부의 수소전기차 정책은 수소 산업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수소 소비 시장을 촉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보조금과 수소충전소를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수소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수소 산업 활성화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했다. 2040년까지 수소전기자동차 누적 생산 620만 대, 수소 공급 연 526만 톤 이상 등의 목표는 세계적 전망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80만 대의 수소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은 도쿄의 수소충전소 직원이 토요타 ‘미라이’ 차량에 수소 연료를 넣고 있는 모습.
상용차 시장에서 경쟁력 높은 수소전기차
친환경차의 대안인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는 주행거리, 충전 편의성, 유지 비용 등에서 단점과 장점이 명확해 향후 각각 경쟁 우위 분야에서 보완재로서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단거리 주행이 주목적인 경우는 전기차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며, 장거리 대형 화물, 승객을 운송하는 상용차에서는 수소전기차의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및 인프라 측면에서 수소전기차는 물류 운송 전반에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배출가스 절감, 가동 시간 확보를 위한 재충전 시간, 거리 자율성, 탑재량 등 경제성 등의 이유로 장·단거리 배달 등을 목적으로 하는 상용차에 적용이 활발해질 것이다. 수소전기차 시장 형성 초기에는 고가격·고효율성이라는 특징을 반영해 물류나 대중 운송과 같은 공공서비스나 상업서비스용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전기 상용차는 내연기관 수준에 달하는 긴 주행거리와 작업 시간에 비해 충전 시간이 짧다는 점에서 상업용 운송기기로서 가장 큰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수소의 생산 및 유통 과정에서 관련 인프라가 필요하고, 충전소 구축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도 있다. 수소전기차 보급과 관련해 높은 스택(연료전지의 핵심 부품) 가격과 충전 설비 부족은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수소차 시장 확대를 위한 제언
코하이젠 수소충전소. 현대자동차는 수소충전소 운영사업자인 코하이젠의 최대주주로서 수소 충전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수소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있다. 우선 부족한 수소 충전 인프라를 해소해야 한다. 수소전기차 자체의 기술적 완성도만으로는 대중화가 어려우며, 충전소와 같은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충전소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이용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인프라 정비가 필요하다. 충전 인프라는 차종별 운행 특성을 고려해 설치 장소와 충전 방식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수소전기차의 주요 시장인 상용차의 경우 운행 노선상에서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하도록 충전소 보급 계획이 연동돼야 한다.

다음으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소전기차의 가격은 전기차에 비해 약 1.5배 높은 편이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와 연료탱크 등의 핵심 부품 및 소재의 원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다른 동력원에 비해 떨어진다. 따라서 수소전기차의 생산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구매 보조금을 높이는 방안이 있으나, 현재도 수소전기차 가격을 고려해 전기차에 비해 더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 만큼 핵심 부품의 대량 생산을 통한 생산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것이 자동차 외에 여러 운송수단, 산업기계로 수소연료전지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굴삭기, 지게차 등과 같은 건설기계나 UAMUrban Air Mobility(도심항공교통) 등도 이차전지보다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수소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의 기술개발 및 부품 생태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 수소경제는 수소의 생산 및 운송, 충전, 수소전기차뿐만 아니라 여타 활용 부문 등을 포함한 생태계 전반이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생태계 각 주체들의 자발적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수소경제로의 전환에 대한 확실한 비전과 실행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수소전기차 부품 및 관련 소재의 개발과 생산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부품·소재 업체들을 육성해야 한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수소 생산 방식이나 저장 등을 위한 용기 개발 등 많은 부분에서 관련 기업의 육성 및 연구개발이 필요한 만큼 연구기관과 대학에서 이러한 연구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으로 자동차산업을 담당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율주행차 융복합 미래포럼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공저로 <한국 자동차산업의 질적 성장 역사와 새로운 발전 방향 모색> 등을 냈다.
 이번 호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