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포인트①
빠른 상용화와 사용자 중심 설계
체크포인트는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세 공동 창업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자체 하드웨어 개발
대신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탄생한 파이어월-1은 뛰어난 보안 기능은 물론, 직관적인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탑재해 사용성과
편의성까지 갖춘 제품으로 완성됐다. 1994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넷월드 인터롭NetWorld+Interop 박람회에서 체크포인트는 이 제품을 최초로 선보였고,
‘Best of Show’ 수상을 통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빠르게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구현하고 현장에서 실질적인 반응을 끌어낸
이들의 행보는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과 실행력을 잘 보여준다.
성공포인트② 유통 파트너 전략
초기 주목도를 확보한 체크포인트는 이후 빠르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그 핵심에는 강력한 유통 파트너십 전략이 있었다. 1994년 당시
서버
시장의 강자였던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OEM 계약을 체결했고, 1995년에는 휴렛패커드HP와 유통 계약을 맺었다.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하기보다,
기존 대기업의 탄탄한 유통 채널을 활용하는 전략은 체크포인트의 시장 확장을 가속화시켰다. 결과적으로 제품 출시 2년 만인 1996년에는 방화벽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하고 나스닥 상장IPO에도 성공했다.
성공포인트③
사람, 조직, 생태계
이 회사를 창립한 세 사람 모두 이스라엘군의 엘리트 정보기술 부대인 ‘8200부대’
출신으로, 고도화된 사이버 보안기술과 실전
경험, 그리고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적인 기술 창업 지원도 중요한 배경이다. 정부 기구인 혁신청은 R&D 펀딩과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개발 초기 단계의 위험을 분산하고, 산학연계를 촉진해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특히 히브리대학교의 ‘이숨’, 와이즈만연구소의
‘예다’와 같은 대학 내 기술이전회사TTO는 상용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 풍부한 벤처캐피털VC과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을 지향하는 ‘본 글로벌
전략’,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스라엘 특유의 ‘후츠파Chutzpah’ 문화까지 맞물리며, 기술사업화를 위한 최적의 조건이 형성됐다.
체크포인트는 기술과 시장의 필요를 정확히 연결하고, 전략적 실행을 통해 그 가치를 현실화했다.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 빠르게 MVP를 개발하고, 명확한 수요에 맞춘
제품을 적시에 출시하며, 기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장에 빠르게 침투하는 일련의 과정은 기술 상용화의 핵심이다. 이스라엘과 유사한 안보·경제적 조건에 놓인
우리에게도 체크포인트의 전략은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지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시장에 연결하고 확산시킬 수 있는 전략과 실행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