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수소자동차의 꿈은 꽤 오래됐다. 무려 200여 년 전인 1807년 프랑수아 이자크 드 리바즈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첫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진지하게 논의된 것은 관련 기술이 어느 정도 성숙되고 석유의 한계(부존량, 환경파괴, 일부 산유국의 자원 무기화 등)가 부각된 20세기
후반부터였다.
아마 수소자동차가 은막과 연을 맺은 최초의 사례 중 하나는 캐나다 CBC TV의 소비자 조사 프로그램인 <마켓플레이스>가 아닐까 싶다. 1972년부터
현재까지 계속 방영되고 있는 인기 장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1978년 쉐보레의 콘셉트카 ‘H2-4’를 선보였다. 그리고 드라이버로는 무려 유명 배우 잭
니콜슨이 나왔다.
H2-4는 내연기관 차량으로, 석유계 연료 대신 수소 연료를 사용하도록 개조되어 있었다. 잭 니콜슨은 방송에서 이 차량의 배기관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어 보였다.
차량의 배기관에서 물(수증기) 외에 다른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였다. 그가 쓴 선글라스에 김이 서리자 누구나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