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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X가 제시하는 한국형 제조 AX의 미래 :
자율제조 혁신으로 산업 패러다임을 재정의하다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이사/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한국 제조업이 직면한 복합적 위기를 타개할 핵심 해법으로 제조 AXM.AX 기반의 자율제조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의 효율성 중심 전략이나 단순 자동화만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자율제조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 요소인 감지, 사고, 행동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제조 AX 인프라 구축을 통해 대한민국 제조업이 나아가야 할 미래 전략과 새로운 성장 모델을 조망해보고자 한다.

한국 제조업의 현실과 한계 : 구조적 위험에 직면하다
한국 제조업은 지금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 생산가능인구 급감, 중국 제조산업의 추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 그리고 불확실한 노동시장 구조는 한국 제조 생태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 복합적 위기는 단순한 경기침체가 아니라 제조업의 존재 방식 그 자체를 재고해야 하는 구조적 전환을 요구한다. 이제 한국 제조업은 과거의 효율성 중심 전략이나 점진적 자동화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없다. 그 중심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개념이 바로 제조 AXAI Transformation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 전환의 연장선이 아니라, 제조 방식과 가치사슬의 본질을 다시 쓰는 파괴적 혁신이다.

한국 제조업은 여전히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납기 준수율, 가성비 높은 생산력, 우수한 품질과 생산공정은 한국 제조업의 강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만으로는 글로벌 경쟁구도에서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 특히 한국 제조 대기업의 구조적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한국 기업은 전체 매출의 약 90% 이상을 제품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애플·테슬라·아마존·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제품 매출 대비 서비스 매출의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높은 수익률과 지속적인 성장의 원천이 되고 있다.

즉 한국 제조기업은 여전히 ‘물건을 만들어 파는 모델’에 갇혀 있다. 이는 시장 변동성에 취약하고, 노동·자본·원가 기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제조업 기반 국가인 한국이 장기적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익 구조의 혁신, 제조 방정식의 전환, 고부가가치 서비스 기반의 재편이 필수적이다.
제조 혁신의 핵심 키워드 :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
현재 제조업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적 해결책을 ‘자율제조’에서 찾는다. 과거의 제조 DX가 단순 자동화와 업무 효율 개선에 머물렀다면, 지금의 AX는 AI를 기반으로 제조 라인과 업무 자율화를 지향한다. 이는 제조업의 생산성 구조를 근본부터 재편하는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미 자율주행차는 도시 단위의 완전 자율주행level 5을 실증하고 있고, 무인 무기체계는 전장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그러나 제조산업의 자율화 수준은 아직 2~3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부분의 공장은 센서 기반 자동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설비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제조업의 차세대 경쟁력은 자율적으로 감지Sensing하고, 판단Reasoning하고, 행동Action하는 자율제조에서 나온다’고 본다.
자동차 제조 라인의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차체를 조립하고 있다.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AI가 공정의 상황을 인지하 고 스스로 최적의 제어를 수행하는 ‘자율제조’에 달려 있다.
자율제조를 구성하는 3가지 기술 축
1. 멀티모달 감지Multi-modal Sensing
자율제조의 첫 단계는 현실을 정확히 감지하는 것이다. 제조 현장은 고주파 진동 데이터, 저주파 센서 데이터, 비전 영상, 로그 데이터, 텍스트 작업 지시 등 다양한 형태의 멀티모달 데이터로 이루어져 있다. 이를 정제·정합·맥락화하여 AI가 해석할 수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 품질·표준·접근권한을 통제하는 데이터 거버넌스, 그리고 모든 제조 데이터를 쉽게 식별·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 카탈로깅이 중요하다. 즉 멀티모달 감지는 자율제조의 ‘감각기관’이다.
2. 자율사고Autonomous Reasoning
두 번째 축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설명 가능한 제조 AX △대규모 제조 사전 학습 모델Manufacturing Foundation Model △온톨로지 기반 업무 지식 그래프 △퓨샷 학습 △이상 탐지 및 원인 추론 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특히 언어 기반 대형 모델LLM은 제조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 이유는 다음 두 가지다.
─❶ 제조 문제는 언어적 추론이 아니라 물리·공정·시계열 기반의 추론이 핵심이며, 문제 정의 자체가 다르다.

─❷ 제조 AX는 고주파·저주파 시계열, 비전, 텍스트 등 멀티모달 데이터 전체를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종 및 업무에 특화된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의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가들 사이의 지배적 의견은 도메인 특화, 제조업종 특화 파운데이션 모델은 적어도 향후 20~30년 내에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 요약하면 자율사고는 자율제조의 ‘두뇌기관’이다.
3. 자율행동Autonomous Action / Decision-making
자율사고가 내린 판단은 실제 제조 업무 시스템에서 자율적으로 실행되어야 완전한 자율성이 구현된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제조 업무 코파일럿Co-pilot이며, 아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되어야 한다.
MMSMaintenance Management System
: 유지관리시스템

QMSQuality Management System
: 품질관리시스템

FEMS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
: 에너지관리시스템
이들은 AI가 품질·유지보수·레시피 최적화 등의 판단을 내리고, 이를 바로 실행하는 자율행동 플랫폼이다. 즉 자율행동은 제조 현장에서 AI가 실질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단계이며, 자율제조의 ‘팔과 다리’에 해당한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 운용 중인 로봇들. 한국형 제조 AX가 글로벌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현장이다.
제조 AX가 직면한 3개의 장애물
다음은 한국 제조업의 자율화 도입을 저해하는 핵심 장애물 3가지다.
1. AI Ready Data의 부재
현장 데이터는 불완전·비정형·단절적이다. AI가 학습할 수 없는 형태로 존재한다.
2. ROI 중심의 단기적 의사결정
ROI를 초기 단계에서 기준으로 삼으면 절대 혁신적 투자 결론에 도달할 수 없다. AI는 초기 구축에 비용이 들지만, 중장기적 생산성 극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3. AX 전담 조직과 KPI 부재
대다수 제조기업은 AX를 추진할 별도 조직·인력·성과지표가 없다. 이는 기업 내부 추진력을 약화시키고, 임시성 프로젝트로 전락하게 만든다.
해결책 : 제조 AX 인프라와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제조 AX가 성공하기 위한 두 가지 핵심 해법을 제시한다.
1. 제조 AX 전용 데이터 플랫폼
제조 라인에서 발생하는 IT·OT·ET 데이터를 AI Ready Data로 전환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 데이터 정제·정합·맥락화, 데이터 카탈로깅, 데이터 자산화 등을 통해 AI 학습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2.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
제조의 고유한 문제(품질·유지보수 ·레시피 최적화 등)에 특화된 멀티모달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요하다. 고주파 시계열 데이터의 해석 가능한 모델은 기존 LLM으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즉 제조업만을 위한 새로운 AI 언어가 만들어져야 한다.
한국형 제조 AI의 미래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을 종합해 한국 제조 AX의 미래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1. AI 팩토리 수출을 통한 신 FTA 모델 구축
한국이 축적한 제조 경쟁력과 AI 기술을 결합한 AI 팩토리 자체를 새로운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는 전통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무역 패러다임이다.
2. 제조 파운데이션 모델의 구독형 서비스화
제조 AX를 서비스화SaaS하여 수익 구조 다변화, 지속 가능한 고수익 모델, 글로벌 시장 확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2035년까지 한국이 글로벌 제조 AX 시장에서 독보적 3위’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는 생산가능인구 절벽, 보호무역주의, 노동시장 리스크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다. 파괴적 혁신의 시간, 제조 AX가 한국 제조의 미래를 연다.

한국 제조업은 지금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동시에 역사상 가장 큰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AI 기반 자율제조로 대표되는 제조 AX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도약의 필연 조건이다. 멀티모달 감지, 자율사고, 자율행동이 구현된 제조 생태계는 한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재정의할 것이며, 새로운 수익모델과 글로벌 전략을 열어줄 것이다. 이번에 제시한 한국형 제조 AX의 비전은 단순한 기술 구상이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새로운 미래 전략이다.
현장 작업자가 태블릿 PC를 통해 설비의 상태 데이터와 AI 분석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를 위해선 제조업에 특화된 새로운 AI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윤병동 원프레딕트 대표이사/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이자 산업 AI 스타트업 ㈜원프레딕트의 대표이사.
2016년 연구실 창업으로 시작한 ‘원프레딕트’를 통해 산업 설비 진단 예측 솔루션 ‘가디원’을 공급하며
에너지·제조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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