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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M.AX Series①
가전을 넘어 지능형 홈으로,
‘AI 가전’
유원경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본부장 / M.AX AI 가전 표준 전문단 단장

‘지능형 홈’의 시대가 왔다. 이 시장의 진정한 승부처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를 공통의 기술 표준 위에서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진화시킬 것인가에 있다.
본 칼럼에서는 AI 가전 생태계의 5대 핵심 축을 짚어보고, 글로벌 지능형 홈 시장의 기준을 선점하기 위해 나아가야 할 표준화 전략의 이정표를 제시한다.

What is M.AX Series?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제조AXM.AX 얼라이언스’에는 AI 가전을 비롯한 주요 산업 분과가 참여하고 있다. M.AX 얼라이언스 전문가들과 함께, 대한민국 핵심 산업이 딥테크와 결합해 어떻게 인공지능 전환AX을 이뤄내는지 살펴본다.
오늘날의 가전은 AI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단순히 여러 기기를 통합 제어하는 IoT의 수준을 넘어, 제품 내부에서 데이터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맥락을 해석하며, 다른 기기와 협력해 생활환경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는 개별 제품의 고도화를 넘어, 가전산업이 ‘지능형 홈’이라는 새로운 운영 구조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떤 AI 기능을 더 넣을 것인가”가 아니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상호운용 가능한 방식으로 지속 진화할 수 있는 산업구조를 갖추고 있는가”다. 앞으로의 경쟁력은 하드웨어 성능만이 아니라 데이터 체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연결성, 그리고 신뢰 관리 체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AI 가전 전환의 핵심은 ‘제품’이 아니라 ‘운영체계’의 변화
기존 가전산업은 성능·에너지 효율·디자인·가격경쟁력을 중심으로 경쟁해왔고, 판매 이후에는 그 가치를 더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AI 가전 시대에는 제품이 출하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업데이트되며,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계속 제공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곧 가전이 일회성 판매재에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기반의 지속 진화형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같은 개별 제품이 각각 AI 기능을 탑재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 다른 제조사와 서비스가 연결되고, 사용자 의도를 일관된 방식으로 이해하며, 환경 변화에 맞춰 안전하게 업데이트되는 홈 단위 지능형 시스템으로 확장되는 것이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AI 가전의 경쟁 축은 제품 자체의 AI 성능, 기기 간 상호운용성, 사이버보안과 안전, 설명 가능성과 책임성, 업데이트 이후에도 신뢰를 유지하는 거버넌스로 옮겨가고 있다. 결국 승부처는 시장 전체가 신뢰할 수 있는 기술의 고도화와 이를 널리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 체계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구축하느냐에 있다. AI 가전의 경쟁은 이제 개별 제품의 기능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어떤 기준 위에서 연결되고 운영되느냐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CES 2026 현장에서 식재료 보관 주기 등 생활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 시연 모습.
CES 2026 현장에서 공개된 LG 시그니처 스마트 조리 가전. 단독 제품의 하드웨어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비전 AI 카메라와 네트워크 연결성을 통해 조리 상태를 실시간 공유·제어하고 있다.
왜 지금, 표준인가
AI 가전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AI이자, 광범위한 생활 데이터와 맞닿아 있는 AI다. 그만큼 편의성의 잠재력도 크지만, 오작동·보안 취약성·사생활 침해·불투명한 의사결정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배경에서 세계 각국은 EU AI Act, CRA, RED 같은 규제뿐 아니라, Matter, OCF, ISO/IEC 30118, ISO/IEC 42001, ISO/IEC 27402, ETSI EN 303 645 등의 표준·규격 정립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규제와 표준을 별개의 이슈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시장 진입과 글로벌 유통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지 혁신 기능이 아니라, 그 기능이 어떤 기준에 따라 개발·검증·운영되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체계다. 표준화는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추는 장치가 아니라, 산업이 더 넓은 시장에서 반복 가능하게 성장하기 위한 공통 언어이자 시장 신뢰의 기반이 된다.
특히 AI 가전은 전통적인 전기·전자 안전 규격을 넘어 AI 모델의 성능 편차, 학습 데이터 품질, 업데이트 이후의 동작 변화, 사용자 상호작용의 맥락성, 연결 기기의 보안 취약성처럼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특유의 이슈가 함께 관리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가전 표준과 AI·IoT·보안 표준의 연계가 중요하다.
AI 가전 시대에 산업과 정책이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할 핵심은 연결, 신뢰, 보안, 운영, 인증의 다섯 축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설계하느냐에 있다.
AI 가전 및 지능형 홈 핵심 국제표준 가이드
➀ 상호운용성 및 연결성 부문
Matter
글로벌 표준 협의체인 CSAConnectivity Standards Alliance가 주도하고 아마존·애플·구글 등이 참여해 제정한 로열티 프리Royalty-free 방식의 스마트홈 연결 표준 사양. 각 제조사 및 벤더 간의 기술 파편화를 줄이고, 서로 다른 제공 업체의 스마트홈 기기와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간의 무결점 상호운용성을 달성하기 위한 공통의 프로토콜 규격을 정의한다.
OCF, ISO/IEC 30118
오픈커넥티비티재단Open Connectivity Foundation의 사양을 바탕으로 ISO/IEC 국제표준화기구가 정식 제정한 사물인터넷 데이터 교환 규격. 이종 디바이스 간의 안전한 상호 인지, 디바이스 식별, 데이터 모델링을 위한 아키텍처를 정의한다.
➁ AI 가전 신뢰성 및 거버넌스 부문
ISO/IEC 42001(인공지능 경영시스템)
ISO와 IEC가 공동 제정한 세계 최초의 AI 경영시스템 국제표준. AI 가전 및 소프트웨어의 기획·개발·배포·폐기에 이르는 전 수명주기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편향성·안전성·투명성 등)를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프레임워크를 규정한다.
➂ 사이버보안 및 글로벌 환경 규제 부문
ETSI EN 303 645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가 발의한 소비자용 사물인터넷 기기 대상의 글로벌 사이버보안 표준규격. 패스워드 관리 원칙, 소프트웨어 취약점 조치, 데이터 보호 등 인터넷에 연결되는 스마트 가전이 갖추어야 할 13가지 필수 보안 요구사항을 정의한다.
EU CRA(사이버 복원력법)
디지털 구성 요소가 포함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품군의 전 수명주기에 걸쳐 보안 취약점 관리 및 보안 패치 제공을 의무화한 유럽연합EU의 법정 규제.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AI 가전제품은 유럽 시장 내 유통(CE 마킹 획득)이 금지된다.
AI 가전 생태계를 위한 다섯 가지 축
AI 가전 생태계를 위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조건은 상호운용성이다. Matter, OCF, ISO/IEC 30118 같은 연결·운용 관련 규격과 표준의 흐름은, AI 가전이 폐쇄형 생태계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지능형 홈 차원의 협력 구조로 발전하기 위한 토대가 된다. 소비자 관점에서도 진정한 편의는 특정 브랜드의 기기 성능보다, 집 안의 여러 기기가 자연스럽게 함께 작동하는 데서 나온다.

둘째, 신뢰 가능한 AI 관리 체계다. ISO/IEC 42001 같은 AI 경영시스템 관점은 제품 한 대의 기능 평가를 넘어, 기획·개발·배포·운영·개선 전 주기에서 위험과 책임을 관리하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AI 가전이 대중화될수록 기업은 “AI를 넣었다”보다 “AI를 어떻게 관리하고 검증하는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셋째, 보안과 안전의 통합 접근이다. ETSI EN 303 645가 대표하는 IoT 보안 원칙과 CRA·RED 등 유럽 규제 흐름은 연결된 소비자 기기에서 보안이 기본 요건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가전에서는 보안을 단순한 부가 기능이 아니라 제품 안전과 사용자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품질 항목으로 다뤄야 한다.

넷째, 업데이트와 소프트웨어 변경의 관리다. SDA와 소프트웨어 중심 가전의 확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OTA 업데이트 이후의 기능 변화와 책임 문제에 관한 논의 역시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가전의 품질은 출고 시점의 완성도만이 아니라, 업데이트 이후에도 예측 가능하고 검증 가능한 동작을 유지하느냐로 판단될 것이다.

다섯째, 국내 표준과 인증 체계의 선제 정비다. 독보적 가전 제조 경쟁력을 보유한 가전 강국으로서 IEC TC 59/61, ISO/IEC JTC 1/SC 42 등 국제표준 단계에서의 논의와 함께, KS·KC 및 국내 협의체 연계를 통해 한국 기업이 국제표준을 단순 수용하는 위치를 넘어 산업 현실을 반영한 의제를 선제적으로 제안하고, 시험·인증 체계를 선도하여 AI 가전에서도 그 위상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표준이 가지고 올 변화 전망
5월 28일 최우혁 산업통상부 첨단산업정책관이 서울 마포구 전자회관에서 열린 ‘AI 가전 M.AX 얼라이언스 제3차 총회’에 참석해 AI 가전 M.AX 얼라이언스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AI 가전 표준화가 본격화되면 시장의 경쟁 방식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기능 경쟁이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뢰성·상호운용성·보안성·업데이트 관리 역량을 갖춘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제품 사양 경쟁에서 생태계 운영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게 될 것이다.

실제 산업의 전환을 위해서는 완성품 제조사뿐 아니라 부품사, 센서 기업, AI 솔루션 기업, 시험·인증 기관, 통신·클라우드 사업자까지 같은 방향성을 공유하며 발맞춰 나아가야 한다. 산업 AI의 실질적 성과는 개별 기업의 단독 혁신보다 데이터·기술·제도·인력이 연결된 생태계에서 나온다.
정부의 역할 역시 명확하다. 실증 지원과 보급 확대를 넘어, 국제표준 대응, 시험평가 기반 구축, 데이터·보안 가이드라인 정비, 중소·중견기업의 표준 대응 역량 지원까지 포괄하는 다층적 정책이 필요하다. 산업계도 표준을 규제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AI 가전의 경쟁은 개별 제품의 성능 경쟁을 넘어, 신뢰 가능한 생태계를 먼저 설계하는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지능형 홈의 시대, 표준이 경쟁력
AI 가전은 한국 전자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주도권을 넓힐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하지만 그 기회는 더 많은 AI 기능을 빠르게 가전에 적용하는 기업에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안전하고 설명 가능하며 연결 가능하고 지속 업데이트 가능한 구조를 먼저 설계하는 쪽이 지능형 홈 시대의 기준을 만들게 된다.

AI 가전의 시대, 표준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이 바로 이 지점에 있다. 기술혁신을 제품 단위에 가두지 않고, 표준화 정책과 시험인증, 국제협력, 산업 생태계 확장까지 연결해야 한다. AI 가전의 미래는 ‘똑똑한 기기’의 경쟁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지능형 홈’을 누가 먼저 표준으로 구현하느냐의 경쟁이 될 것이다.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CES 2026에서 홈로봇 ‘LG 클로이드’와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유원경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본부장 / M.AX AI 가전 표준 전문단 단장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대표기관인 KEA에서 한국의 전자·IT산업의 기술 주권 확보와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가전과 지능형홈 시대를 맞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 생태계를 선점할 수있도록 전략적 표준 거버넌스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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