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바야흐로 열熱의 계절이다. 일반적으로 열熱이란 ‘뜨거운 것 혹은 그러한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쓰이곤 한다.
흥미로운 것은 그 ‘뜨거움’이 꼭 물리적 실체를 가진 대상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열로 인한 결과 역시 극단을 오간다는 것이다.
펄펄 끓는 냄비는 지친 마음을 따뜻이 어루만져주는 영혼의 닭고기 수프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 끔찍한 고통과 지워지지 않은 화상의 흉터로 남기도 한다.
마주한 품에서 느껴지는 체온은 삶을 살아갈 버팀목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심각한 질병에서 가장 처음 보이는 징후이기도 하다.
저 혼자 큰 줄 알고 사사건건 반항하는 사춘기 아이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치솟지만, 형편이 어려워도 기꺼이 나아가고자 하는 이의 열정은 주변 사람들까지 덩달아 힘을 내게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정은 세상을 좀 더 살 만한 곳으로 느껴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부조리한 제도와 그로 인한 억압적인 상황이 한계점에 이를 때 터져 나오는
분노의 불꽃은 일상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천의 얼굴을 가진 ‘열’을 다양한 시각으로 심도 있게 만나보자.
스티븐 베리 지음 / 신석민 옮김 / 김영사 펴냄
곽영직 지음 / 북멘토 펴냄
‘열’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열에 대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열에 대한 정의를 미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열의 미로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말이다.
열熱, Heat의 정의
① 온도가 다른 두 물체가 접촉했을 때, 고온의 물체에서 저온의 물체로 이동하는 에너지.
② 계系를 뜨겁게 해주는 것. 계에 열이 가해지면 계를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들의 운동이 활발해져 온도가 올라간다.
③ 신열身熱(전신에서 열이 나는 현상)의 준말.
④ 열성熱誠(열렬한 정성)의 준말.
⑤ 열화熱火(매우 격렬한 열정이나 매우 급하게 치밀어 오르는 화증)의 준말.
세상 만물의 이치를 푸는 열쇠, ‘열과 엔트로피’의 세계
아무리 물리학과 담을 쌓고 지낸 사람이라도 에너지 보존이나 엔트로피 정도는 어렴풋이 기억날 것이다. 이 단어들은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에 등장하는데, 열과 일, 에너지를 다루는 열역학 분야는 물리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개념이다. 대중에게 물리학자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아인슈타인도 ‘열역학은 무슨 일이 있어도 결코 무너지지 않을 보편적 법칙’이라 칭했을 정도다. 세상 만물의 이치를 설명한다는 물리학이 근본이라 규정한 열역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으면 선택할 두 권의 책. 스티븐 베리의 책은 시카고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기에 좀 더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다면, 곽영직 교수의 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예시를 들어 청소년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취향에 맞는 쪽을 선택하면 된다.
조천호 지음 / 동아시아 펴냄
파란 하늘이 빨갛게 물들기 전에
물체는 열을 가하면 온도가 올라간다. 외부로 열이 빠져나가면 온도는 내려간다. 그래서 우리는 차가워지면 옷을 껴입고 불을 쬐며, 더워지면 옷을 벗고 부채질하여 온도를 유지한다. 우리에게 옷이 있다면, 지구에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있다. 사실 온실가스는 더없이 고마운 존재다. 온실가스 덕에 지구는 생물이 생존하는 데 적합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여름의 외투는 생존을 위협할 수 있듯이, 아무리 고마운 온실가스라도 적정량을 넘으면 오히려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다룬 책은 시중에 넘쳐난다. 그중에서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 <파란하늘 빨간지구>가 제격이다.
한스 이저맨 지음 / 이경식 옮김 / 머스트리드북 펴냄
체온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낸 인류 공동체
인간의 표준 체온은 36.5℃다. 인간은 내온성 항온동물이기에, 몸에서 스스로 열을 만들어내며 주변의 기온과는 상관없이 항상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인체의 모든 호르몬과 효소들이 바로 이 온도에서만 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진화 과정에서 인류가 원래 가지고 있던 두껍고 빽빽한 털을 모두 잃고 벌거숭이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털 없는 몸으로는 이 정도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인간은 동물의 털가죽을 구하고, 불을 피웠으며, 그것조차 여의치 않을 때는 가까이 붙어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체온을 유지하고 삶을 지켜냈다. 인류는 체온을 지키기 위한 본능에 따라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공동체를 진화시킨 것이다. 체온이 생물학적 육체를 유지하는 근본이라면, 삶의 온기는 인간다운 마음을 단단하게 만드는 근간이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 우진하 옮김 / 페이지2북스 펴냄
장 마르크 발레 감독 / 리즈 위더스푼 출연
삶을 이어주는 따뜻한 뜨개실 같은 열정
때론 한꺼번에 불타오르는 폭죽보다 조금씩 타오르는 촛불 같은 열정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리즈 위더스푼이 출연한 영화 <와일드> 속의 셰릴처럼 말이다. 동명의 실화를 영상으로 옮긴 이 영화에서, 불행한 삶에 분노하고 방황하다 지친 셰릴은 잃어버린 자신을 찾기 위해 오지 도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그녀가 만난 것은 여유와 깨달음이 아니라, 살아남는다는 것의 고통이었다. 말 그대로 ‘고생길’을 ‘사서’ 걷는 힘든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기는 걸 포기하지 않고 결국 4000km가 넘는 길을 걸어내기에 이른다.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에게 진짜 필요한 열정은 삶을 연료로 하여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고 따뜻한 뜨개실처럼 삶을 매끄럽게 엮어주는 것에 가깝다.
안될과학[Unrealscience]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가 복잡한 열역학의 정의와 4가지 법칙, 그리고 볼츠만과 같은 역사적 인물들의 기여를 교양 수준에서 쉽게 풀어내는 콘텐츠다. 에너지 균형과 변환이라는 근본적이고 클래식한 물리학 개념을 일상생활과 연결하여, 과학을 잘 모르는 이들도 익숙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명쾌한 입문 가이드를 제공한다.
#열역학#물리학#엔트로피
EBSCulture (EBS 교양)
<파란하늘 빨간지구>의 저자이자 초대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역임한 조천호 박사가 출연한 대담 콘텐츠다. 우리나라에 수치 예보 모형과 지구 탄소 추적 시스템을 처음 도입한 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후 위기가 미래에 미칠 영향과 심각성을 진단한다. 온실가스로 무너져가는 지구의 적정 온도를 지키기 위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실천적 고견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쉽게 들려준다.
#지구온난화#기후변화 #조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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