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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M.AX Series②
A AI 셰프가 여는 피지컬 AI 시대
M.AX가 앞당기는 AI 가전의 진화
김선녀  사진 한상훈

사람처럼 주변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가 차세대 AI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장 자동화를 넘어 조리와 세척, 청소 등 일상 속 가사 노동까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AI 가전 시장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높은 가격과 데이터 부족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욘드허니컴은 산업통상부 제조 M.AX 프로젝트를 통해 AI 셰프 기술을 고도화하고, 상업용 조리 기술을 가정용 AI 가전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비욘드허니컴이 자체 개발한 피지컬 AI 기반의 조리 플랫폼 ‘그릴 XGRILL X’의 구동 모습.
상단 하우징에 탑재된 분광 센서가 고기의 마이야르 반응과 표면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면,
하단의 로봇 액추에이터가 화력과 시간을 판단해 정밀한 그릴 조리를 수행한다.
피지컬 AI 시대, 왜 조리인가
피지컬 AI는 이제 공장을 넘어 일상으로 향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 노동자의 반복 작업을 대신하던 AI는 앞으로 조리와 세척, 청소 등 생활 속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 조리는 피지컬 AI가 해결해야 할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다. 식재료의 크기와 두께, 수분 함량이 모두 다르고 식재료에 따라 조리 방식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비정형 작업이기 때문이다.

비욘드허니컴이 AI 셰프 개발에서 처음부터 ‘그릴’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들은 상업용과 가정용 모두 그릴 요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활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시에 사람에게 가장 어려운 조리일수록 AI에게도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이 요구된다고 판단했다.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면 향후 다양한 조리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AI 셰프 시스템의 제어 디스플레이 화면. 사용자가 ‘다이내믹 시어링’ 등
원하는 고기 부위와 조리 모드를 선택하면, 분광 센서 수치 기반으로 학습된 AI가
최적의 화력과 뒤집는 타이밍을 스스로 계산해 정밀 조리를 수행한다.
가장 큰 난제는 AI가 ‘맛’을 이해하도록 만드는 일이었다. 사람은 스테이크를 보며 “조금만 더 익히자”거나 “이제 뒤집어야겠다”고 직관적으로 판단하지만 AI는 이러한 감각을 이해하지 못한다. AI는 디지털화된 정보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욘드허니컴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광 센서를 활용했다. 고기 굽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마이야르 반응과 육즙 손실, 표면색 변화 등을 수치화해 AI가 이해할 수 있는 ‘디지털 미각’ 데이터로 변환한 것이다. 조리 상태를 숫자로 표현하는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화력과 시간을 스스로 판단하는 ‘AI의 뇌’를 개발했다. 2020년 창업 이후 지금까지 연구개발과 현장 실증을 통해 축적한 이 리얼월드 데이터Real-World Data는 AI 셰프 기술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피지컬 AI의 승부는 데이터 경쟁력
피지컬 AI 시대에는 AI 알고리즘만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기술 수준을 결정한다. 특히 상업용 주방에서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조리 데이터Action Data는 식재료와 조리 환경, 사용자 습관이 모두 달라 실험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고품질 데이터이자 AI를 학습시키는 핵심 자산이다.

비욘드허니컴은 상업용 AI 셰프를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리얼월드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그러나 이들이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무대는 가정이다. 수많은 가정에 AI 가전이 보급되면 훨씬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 방식, 생활환경에서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되고, 이는 다시 AI를 고도화하는 기반이 된다. 결국 피지컬 AI 경쟁의 핵심은 얼마나 뛰어난 AI를 만들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실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데이터를 확보하려면 먼저 제품이 널리 보급돼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이 필수다. 비욘드허니컴은 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센서와 AI, 액추에이터를 직접 개발하는 수직계열화 전략을 선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액추에이터다. 로봇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는 기존 산업용 제품이 대당 200만 원 수준이지만, 비욘드허니컴은 피지컬 AI에 맞게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10만 원대까지 가격을 낮췄다. 분광 센서 역시 기존 수천만 원에 달하던 장비를 수십만 원 수준으로 구현했다. 핵심 부품을 내재화해 가격을 낮추고, 이를 통해 가정용 AI 가전의 보급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비욘드허니컴이 가격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다. 정현기 대표는 “피지컬 AI는 결국 데이터를 선점하는 플레이어가 이기는 게임”이라고 말한다. 조리 데이터는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비욘드허니컴은 상업용 주방에서 기술을 검증한 데 이어, 앞으로 가정에 제품이 보급되면 훨씬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 습관, 생활환경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AI 성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향상된 기술은 다시 그릴 XGRILL X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것이 이들의 전략이다.
비욘드허니컴의 피지컬 AI 조리 플랫폼 ‘그릴 XGRILL X’의 실시간 구동 화면. 상단의 비전 카메라가 그릴 위 두꺼운 토마호크와 스테이크 고기를
높은 신뢰도로 인식하고(95.1%~ 98.2%), 하단 데이터 스트림을 통해 16채널 분광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해 마이야르 반응과 육즙 상태를 수치화한다.
AI의 뇌에서 손으로, 가정으로
지금까지 집중해온 것은 AI의 ‘뇌’를 만드는 작업이었다. 조리 상태를 판단하고 최적의 화력과 시간을 결정하는 AI를 개발했다면, 다음 단계는 사람처럼 직접 행동하는 ‘손’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이 개발 중인 차세대 플랫폼은 AI가 집게를 들어 식재료를 뒤집고, 치즈를 올리고, 볶는 등 실제 조리 행동을 수행하는 액추에이터 기술을 결합한다. 앞으로는 조리뿐 아니라 세척까지 수행하는 모듈형 피지컬 AI로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이들은 대형 휴머노이드 로봇보다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작고 효율적인 모듈형 피지컬 AI가 일상을 바꾸는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이번 제조 M.AX 프로젝트는 이러한 기술을 연구실 수준에서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가정용 AI 가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술뿐 아니라 가격경쟁력, 인증 체계,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 등 시장에서 필요한 요소를 산업계와 함께 논의하며 제품 개발 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비욘드허니컴은 내년 가정용 AI 조리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으로, AI·다분광센서·액추에이터·RFM이 결합된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상업용 주방에서 축적한 조리 데이터와 가정에서 새롭게 확보되는 생활 데이터를 결합해 AI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조리를 시작으로 세척과 하우스키핑 등 생활 전반으로 피지컬 AI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작업을 함께 수행하는 새로운 AI 가전 시대가 열리고 있다.
Mini Interview
정현기 비욘드허니컴 대표
Q1. AI는 음식의 ‘맛’을 어떻게 이해하나요?
사람은 스테이크를 보면서 “조금만 더 익히자”라고 판단하지만 AI는 그런 감각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AI는 디지털화된 정보만 학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이야르 반응이나 육즙 손실, 표면 색 변화 등을 숫자로 표현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구축했습니다. AI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뒤집어야 하는지, 화력을 낮춰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합니다.
Q2. 피지컬 AI에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요?
피지컬 AI는 결국 데이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경쟁력입니다. 특히 조리 데이터는 실제 주방에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상업용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궁극적으로는 가정용 AI 가전을 통해 훨씬 다양한 생활 데이터를 확보하려고 합니다. 많은 제품이 보급될수록 데이터가 쌓이고, AI는 더 똑똑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Q3. 실제 실증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술보다 현장이 더 어려웠습니다. 주방은 400℃에 가까운 고열과 유증기, 기름이 있는 매우 혹독한 환경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모든 작업을 완벽하게 해내야 하고 세척도 쉬워야 합니다. 또 고객마다 원하는 방식이 달라 지난 2년 동안 현장 의견을 반영하며 거의 모든 부품을 계속 개선했습니다. 핵심 부품을 직접 개발했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빠르게 제품에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Q4. M.AX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가 있었습니까?
AI 가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만이 아닙니다. 가격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소비자는 어떤 기능을 원하는지, 인증과 제도는 어떻게 마련해야 하는지까지 함께 논의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실 기술을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고, 상업용 AI 셰프를 가정용 AI 가전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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