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장기 연구에서 어려운 문제 하나는 ‘혈관’이다. 장기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망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를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최근 3D 바이오프린팅과 바이오 소재 기술의 발전은 이 난제를 해결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탈세포화 세포외기질dECM을 활용한 바이오잉크와 정밀 프린팅 기술이 결합하면서, 실제
혈관구조를 모사한
조직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연구과제명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을 이용한 혈관용 바이오잉크 소재 및 인공혈관 프린팅 기술 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리프로덤겔, 써지엔젤플러스, 써지큐어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18년 6월 1일 ~ 2022년 6월 30일
총 정부출연금
33억5200만 원(티앤알바이오팹 23억4860만 원)
개발 기관
(주)티앤알바이오팹
참여 연구진
진송완, 윤원수, 김현정, 심진형 외 20명
일체형 프린팅 공정을 결합해 인공혈관 제작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재생의료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 플랫폼을 구축해온 기업이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바이오프린터 장비를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소재와 공정 기술까지 함께 확보했다는 점이다. 장비·소재·공정을 아우르는 통합 기술구조를 기반으로 인공 조직 제작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해왔다.
현재 티앤알바이오팹은 크게 세 가지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첫째는 생분해성 소재를 활용한 3D 바이오프린팅 의료기기 분야다. 환자 맞춤형 안면 결손 재건용
메시와 조직 지지체Scaffold 등이 대표적인 제품군이다. 두 번째는 조직 재생을 돕는 바이오 소재 기반의 바이오서지컬 솔루션이다. 창상피복제나
지혈제 등 수술용
소재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가노이드와 세포치료제 연구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❶와 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간·심장·피부 등 인공 조직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KEIT 과제 역시 이러한 기술 기반 위에서 추진됐다. 연구 목표는 탈세포화 세포외기질dECM을 활용한 혈관용 바이오잉크와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인공혈관 제작을 위한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기존 인공혈관은 주로 합성 고분자 재료로 제작되는데, 지름이 작은 소구경 혈관에서는 혈전이 쉽게 발생해 혈관이 막히는 문제가 있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자신의 혈관을 적출해 이식하는 자가 혈관 이식술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의료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제 혈관 조직 환경을 모사한 바이오잉크 소재와 정밀 프린팅 기술을 결합하는 접근을 시도했다.
- ❶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 성인의 일반 세포를 다시 ‘줄기세포 상태’로 되돌려 만든 세포.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잉크는 이러한 생체 환경을 모사함으로써 혈관 세포가 자연스럽게 부착하고 기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여기에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결합해 실제 혈관과 유사한 튜브 구조를 정밀하게 구현하는 공정을 구축했다.
다만 완전한 인공혈관 상용화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 과제도 남아 있다. 실제 체내에 이식되기 위해서는 혈관 내벽에 혈관 내피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착해야 하며, 체내 혈압을 견딜 수 있는 기계적 강도 역시 확보해야 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후속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공정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인공혈관 제작을 위한 핵심 소재와 프린팅 시스템이라는 기반 기술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러한 기술은 신약 개발 과정에도 활용될 수 있다. 실제 인체 반응을 좀 더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는 조직 모델을 제작함으로써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연구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에서도 인체 조직을 모사한 시험 모델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이러한 연구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현재 전층 피부 오가노이드와 같은 조직 모델을 개발해 신약 독성 평가와 약물 반응 연구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혈관망 구현 기술과 조직 제작 기술을 결합해 실제 장기의 기능을 대체하거나 재생할 수 있는 인공장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 조직 내부에 혈관구조를 함께 구현할 수 있다면 좀 더 복잡한 생체 조직의 기능을 재현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단순한 의료기기 제작을 넘어, 살아 있는 조직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새로운 산업 영역을 열어가고 있다.
국내 재생의료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확보한 바이오잉크 소재와 프린팅 시스템은 이미 다양한 의료기기에 적용된 경험이 있는 만큼 기술적 기반은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다만 이를 활용한 인공혈관 자체는 아직 초기 연구 단계로, 실제 의료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증과 고도화 과정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확장해나가는 단계로 보고 있으며, 향후 전임상과 임상 단계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인 난도도 높았지만, 실제 의료기기 수준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과정이 가장 큰 도전이었습니다. 바이오 소재는 기능뿐 아니라 안전성과 재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과 평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제한된 기간 내에 이러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특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비·소재·공정을 통합한 바이오프린팅 플랫폼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인공혈관 생산에 필요한 주요 플랫폼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플랫폼이 확산된다면 국내 산업의 기술 자립도뿐 아니라 상용화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저희의 강점은 장비·소재·공정을 모두 내재화한 통합 기술구조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반면, 저희는 전체 공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기술 간 최적의 조합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으며, 연구 결과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데도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혈관망 구현 기술과 조직 제작 기술을 결합해 기능성 인공장기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는 개별 조직 단위의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실제 인체 환경을 좀 더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는 조직 모델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약 개발 같은 응용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한 기술로 확장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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