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Changing Tomorrow>R&D Project②
초경량·고강도 유리 미래 친환경 패키징의 해답을 찾다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탄소를 줄이는 지속 가능 패키징 혁신
| ㈜금비
김선녀  사진 김기남

플라스틱 폐기물이 불러온 해양오염과 미세플라스틱 확산은 인류가 직면한 심각한 환경 위기 중 하나다. 친환경 대안으로 주목받는 유리병은 재활용성과 안전성에서 장점이 크지만,
무겁고 깨지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 금비는 기존 공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초경량·고강도 유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얇지만 더 강한 유리병,
이것은 단순한 포장재를 넘어 친환경 패키징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도전이자 해답이다.

연구과제명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초경량·고강도 유리 제조기술 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경량지수 0.7 미만 일회용 유리용기NRB, Non Returnable Bottle 6종
및 경량지수 1 미만 회수용 유리용기RB, Returnable Bottle 5종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20년 4월 1일 ~ 2023년 12월 31일

총 정부출연금

22억 2100만 원

개발 기관

㈜금비 온양공장(주관), 한국세라믹기술원, 한서대학교, 국순당(수요)

참여 연구진

김대기, 박제원, 고성곤, 김용제, 박희노, 위은택, 이영찬, 장필순, 정민진, 정세권, 조윤행, 김재학, 황정하

NNBPNarrow Neck Press & Blow 방법에 의한 패리슨 및 병의 성형 공정
경량화의 핵심, NNPB 기술
유리병 경량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NNPBNarrow Neck Press & Blow 기술은 병의 목 부분을 좁게 설계하고, 성형 과정에서 두께를 균일하게 분포시켜 기존보다 훨씬 얇고 가벼운 유리병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이 공정은 단순히 병의 무게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 사용량과 연료 소모를 동시에 줄여 탄소 배출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유리 업계가 주목하는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미 유럽과 일본에서는 경량 유리병이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상용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경량 유리병은 친환경 포장재일 뿐 아니라 물류 효율성, 소비자 편의성,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전략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금비가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국내 상황은 이와 달랐다. 표면 강화 기술 부족, 생산공정의 제약, 시장 내 호환성 문제 등으로 경량화 시도가 지체되었고, ‘얇은 병은 약하다’는 소비자 인식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금비는 이런 현실 속에서 일찍이 NNPB 기술을 도입해 자체적으로 연구와 실증을 진행해왔다. 순산소-연료Oxy-fuel 연소 시스템과 자동화 성형 최적화, 나아가 화학 강화Ion-exchange 공정 응용까지 접목하며 ESG 친화적 생산 체계를 확립해갔다. 금비는 병, 플라스틱, 캡, 케이스까지 아우르는 통합 패키징 솔루션 기업으로, 특히 주류·식음료·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무게는 줄이고 강도는 지킨다
유리는 본래 무겁고 깨지기 쉽다는 태생적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금비는 ‘초경량·고강도 유리’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문제는 두께를 줄이면 파손 위험이 커진다는 점이었다. 유리병은 두께 분포가 불균일할수록 특정 지점에서 쉽게 깨지기 때문에, 단순히 원료를 줄이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다. 금비는 이에 대응해 유리 원료의 온도, Gob(유리물) 중량, 성형 압력과 타이밍을 정밀하게 제어해 두께가 고르게 분포되도록 하는 공정 최적화 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병 전체의 균일한 강도를 확보할 수 있었고, 경량화로 인한 소비자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커버글라스에 쓰이는 화학 강화 기술을 병유리에 적용하는 도전에 나섰다. 기존 선진국 업체들은 유기물·산화물 코팅 등 표면 처리 방식으로 강화 효과를 추구했지만, 이는 비용과 생산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 반면 금비는 분사Spraying 방식 자동화 화학 강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대량생산 라인에 적용 가능한 해법을 제시했다. 병을 용융염에 담가야 했던 기존 방식 대신, 컨베이어 라인에서 연속적으로 표면 강화를 적용할 수 있어 비용과 효율을 모두 잡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금비는 단순한 경량화가 아니라, 대량 상용화 가능한 친환경 솔루션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NNPB 및 화학 강화 공정을 통해 개발한 경량 탄산수 병
(330ml, 152g)과 소주병(360ml, 161g).
얇고 강한 병, 산업을 바꾸다
금비는 이번 연구를 통해 경량지수 0.69 이하의 초경량 병 개발에 성공하며, 일본 도요 글라스Toyo Glass 등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90% 수준까지 단축했다. 시제품은 기존 대비 두께가 28% 얇아졌음에도 충격·내압·압축 강도에서 모두 기준치를 충족했고, 실제 음료 충진 시험에서도 안정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는 유리병이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장에 보여준 사례로도 평가된다.

이 성과가 가져올 산업적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병 무게를 줄이면 원료 사용량과 에너지 소모를 20% 이상 절감할 수 있고, 이는 연간 수천 톤의 탄소 배출 감축으로 이어진다. 또한 경량 병은 운송 효율을 높여 물류비 절감 효과를 가져오며, 글로벌 ESG 경영 기준에도 부합한다.

차별성은 명확하다. 기존 생산공정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경량화·고강도·재활용성을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이다. 이는 플라스틱 대체재로서 유리가 가지는 친환경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과 효율을 함께 잡을 수 있는 솔루션이 된다. 앞으로 금비는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유리 생산 라인 고도화, 아시아·유럽 고급 음료·화장품 시장 진출 등 전략적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사회적 인식 전환을 이끌고 국내외 규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얇고 가볍지만 더 강한 병’을 글로벌 친환경 패키징의 새로운 표준으로 정착시키고자 한다.
NNPB 공정이 진행되는 금비 생산 라인의 모습.
병의 무게를 줄이고 강도를 높이는 혁신적인 기술은 원료 및 연료 소모를 줄여 친환경 패키징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다.
Mini Interview
김대기 ㈜금비 전무
과제를 진행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이었나?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과제 기간은 4년이었지만 실제로는 10년에 걸쳐 진행된 장기 프로젝트였다. 독일과 일본의 선진 기업에서는 이미 보유한 기술이었지만 기술을 가르쳐줄 리는 만무했고, 제휴사를 방문했을 때 개인적인 질문 등을 통해 자료들을 모으고 직접 부딪치면서 모든 기술을 섭렵해야 했다. 기술 완성 후에 일본 제휴사 쪽 사람들을 초청해 우리 기술을 선보였는데, 그들 역시 우리의 발전에 상당히 놀라워했다.
‘가벼운 병은 쉽게 깨질 것’이라는 인식을 어떻게 바꿨나?
초기에는 육안 검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자동 검사 장비의 신뢰도가 낮아 오히려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고신뢰도의 자동 검사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했고, 나아가 무인 검사 체계까지 확대했다. 그 결과 기계가 사람보다 더 정밀하게 품질을 보증한다는 신뢰를 전달할 수 있었다. 덕분에 수출용 주류 제품에 경량 유리병을 사용하게 되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장 보람된 점은?
기획 초기에 목표로 했던 경량 수준을 정말로 달성할 줄 몰랐다. 어려운 부분이 생길 때마다 대책을 마련하고 테스트하며 지속적으로 노력했다. 모든 팀원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열정을 가지고 달려준 덕분이다. 과제를 마친 것도 좋았지만 우수 R&D로 평가받아 큰 보람을 느꼈다. 현재 탄소중립 과제와 관련해 여러 기업과 컨소시엄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산업통상부 프로젝트가 다른 도전을 이어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금비는?
유리병과 포장재 산업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으로, 병·플라스틱·캡·케이스를 아우르는 통합 패키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주류·식음료·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활동하며, 자체 생산능력과 맞춤형 디자인 대응력을 갖춘 것이 강점이다. 특히 ESG 친화적 공정 운영과 지속적인 기술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한 패키징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호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