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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roject
실용적인 기술로
배송 로봇 대중화 시대 연다
다층 건물 내 맞춤형 식음료 배송 서비스를 위한 AI 기반 상황 인식 및
셀프 밸런싱 선반을 갖춘 지능형 딜리버리 로봇

| ㈜폴라리스쓰리디
김아름 사진 김기남

기술의 발달은 두 방향으로 나뉜다. 혁신 그 자체를 위한 발전, 그리고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실용주의로.
㈜폴라리스쓰리디는 후자를 택했다. 일반 사용자가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쌓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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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환경, 서빙 로봇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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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제출한 ‘국내외 서빙 로봇 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 보급된 서빙 로봇 3133대 가운데 53.4%가 중국산이었다. 그 이유는 명확했다. 저렴한 가격이다. 서빙 로봇 시장은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사회적 이슈와 함께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중소 로봇 기업의 R&D를 지원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서비스 로봇 기술은 상향 평준화되었고, 경쟁은 치열합니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경제적 부담을 낮추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최적화 및 센서 처리 등 여러 핵심 기술을 자체 개발·사용함으로써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R&D를 책임지는 연구소장 이학준 이사가 입을 열었다. ㈜폴라리스쓰리디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4 로보월드’에서 이노베이션 데이 대상을 수상한 혁신 기업이다. 2022년에는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서빙 로봇 ‘이리온’을 출시한 바 있다. 이리온에 탑재된 AI 기반 로봇 제어 플랫폼 케플러Kepler는 ㈜폴라리스쓰리디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모빌리티가 스스로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등 주행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이리온 시리즈는 현재 서빙, 배송, 물류 등 다양한 현장에 도입되어 있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환경 안전 기준을 통과한 유일한 물류 로봇으로 손꼽힌다.
문제는 시장성이다.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이라도,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최우선 과제일 터.

“시장에서 애용되는 서비스 로봇 대부분은 제한된 환경과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결국 시장을 키우기 위해선 보다 많은 사람과 만나게 하고, 그들에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야 하죠. 저희는 그 첫 번째 방법으로 ‘완전 무인 커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을 개발한 겁니다.”
서빙 로봇 그 이상의 딜리버리 로봇
㈜폴라리스쓰리디는 단층에서 이동하는 서빙 로봇에서 한발 나아가 다층 건물을 이동하는 딜리버리(배송) 로봇을 선택했다. 외부 환경에 오래 노출되는 만큼 식음료의 위생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이에 밀폐형 트레이를 설치하고 이동 중 식음료가 쏠리거나 쏟아지지 않도록 스스로 선반의 기울기를 조절하는 기술을 더했다. 바닥 단차나 파임 등으로 전해지는 진동을 흡수하는 등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구동 서스펜션 및 엘리베이터 승하차 기술을 추가했다. 배달 중 발생할 수 있는 분실 문제도 간과하지 않았다. 물건을 주고받는 사람 간 공유하는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밀폐 트레이가 개방된다. 이 이사는 이를 새로운 ‘딜리버리 플랫폼’이라 명명했다.

“커피는 시작을 위한 아이템입니다. 서빙 로봇에서 시작한 만큼 여러 음식을 담은 트레이를 배달할 수도 있고, 병원에서는 의약품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할 테죠. 결국 중요한 것은 물품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이 시스템이니까요.”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AI 기반 주행 기술’에 있다. 이리온은 정해진 길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스스로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한다. 이는 인간과 같은 통로를 공유하는 로봇에게 필수적이다. 사람은 로봇처럼 이동하지 않는다. 늘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이 때문에 사람 사이에서 부딪히는 경우도 잦다. 이리온에 도입된 휴먼 세이프티 기술은 밀집도가 높은 공간에서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경로를 변경하며 원활히 이동하도록 고안되었다.

현재 ㈜폴라리스쓰리디는 바리스타 머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QR코드로 간편하게 주문하고 제조된 음료를 고객이 있는 장소로 배달해주는 딜리버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건물 어느 공간에서든 주문과 픽업이 가능하다. 이는 지난 로보월드 행사에서 최초 공개되어, 국내 대형 호텔 등과 납품을 협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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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쓰리디는 단층에서 이동하는 서빙 로봇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층 건물을 이동하는 딜리버리(배송) 로봇을 개발했다.
모두가 활용하는 공유 로봇 시대로!
㈜폴라리스쓰리디의 다음 목표는 공유 딜리버리 로봇이다. 길거리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공유 퀵보드나 자전거처럼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 번째 발걸음은 산기평과 함께 뗐다. 2023년 4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수행하는 ‘다층 건물 간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를 위한 클라우드 에지 AI 융합형 실내외 딜리버리 로봇 개발’ 과제가 그 시작.

“아주 가까운 거리부터 조금씩 넓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저희 방침입니다.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로봇은 바로 옆 건물에 있는 카페,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가져오도록 하는 기술이에요. 그저 문을 하나 여닫는 것 같아도 건물 내부와 외부, 그리고 또 다른 건물을 연결하는 건 꽤 까다로운 작업이죠. 여기에 자율주행자동차에 쓰는 공간 학습 기능을 더하고, 각각의 데이터를 함께 학습하는 클라우드 AI 기술을 만든다는 것이 큰 그림입니다.”

이 소장은 ‘사람을 위한 똑똑한 로봇’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에겐 초격차 기술만큼 초근접 기술이 가치 있게 느껴졌다. 나와 이웃을 위한 로봇, 우리 모두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편리한 로봇. ㈜폴라리스쓰리디의 서빙 로봇이 만들어갈 로봇 서비스 시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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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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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쓰리디 연구소장
이학준 이사
3년여 간의 과제가 마무리되었다. 소감을 전한다면?
가장 먼저, 기회를 주셨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다. ㈜폴라리스쓰리디는 2018년 자동차용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이를 로봇 분야에 적용하는 데 많은 고민과 걱정이 있었다. 제한된 자원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고충이 큰 중소기업으로서는 정부 지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R&D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성과를 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좁게는 우리 기업의 성장을, 넓게는 국내 자율주행 서빙 로봇 기술의 발전에 보탬이 되었다.
산업부 R&D 과제 지원의 장점이라면?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으로서 사업화에 초점을 맞춘 과제를 수행하면 실제 기업의 운영에도 도움을 얻는다. 기술이 실제 사업에 활용되어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효과적이다.
R&D의 방향을 정할 때, 판단 기준이 있다면?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한 가지로 정의하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기준이라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서비스 로봇 기술이라고 본다. 사람과 로봇이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각자 필요한 상황에 도움을 청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임무 수행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길 바란다.
로봇 중에서도 서비스 로봇은 우리 삶에 더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 같다.
로봇 산업은 강점과 우려가 명확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지만, 개발자로서 로봇을 대할 때는 단 한 가지 기준으로 평가한다.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로써 말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고민해볼 문제가 많겠지만, 결국 우리 삶의 질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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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리스쓰리디는?
‘1인 1로봇’ 시대를 꿈꾸는 MaaSMobility-as-a-Service 기업. 로봇을 모빌리티로 활용하는 라스트 마일‧라스트 인치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2022년 3월 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서빙 로봇 이리온을 출시한 이후 탄탄한 기술,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여러 음식점, 호텔, 물류창고 등에 제품을 납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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