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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계, 우주
최우리 한겨레신문 기자, <지구를 쓰다가> 저자

아득히 멀게만 느껴지던 우주가 우리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럴수록 우주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게 마련. 우주는 어떻게 탄생했고, 은하계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는 것일까. 또 인간은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도전을 이어가고, 탐사와 개발을 계획하고 있을까. 신비롭고 무한한 미지의 세계를 만나보자.

<코스모스>

칼 세이건 지음 /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펴냄

우주와 인간의 관계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우주 속 지구를 가리키는 이 단어는 보이저1호가 우주에서 찍은 지구를 뜻한다. 그 점과 같은 지구 속 인간은 영원하고 무한한 시공간인 우주 속에 파묻힌 점보다도 더 작은 티끌 같은 존재일 수 있다.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다. 이 푸른 점을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는 우리는 매우 자주 우주를 잊고 지내지만, 우주를 떠올리면 압도되는 무언가에 이끌려 또 삶을 영위해 갈 의미를 찾게 된다.

코스모스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다. 카오스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다. 우주가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인간의 겸손함과 경외심이 이 단어 하나에 담겨 있다고 저자 칼 세이건은 말한다.

1980년 출간된 이 책은 철학·천문학·생물학·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의 총집합과 같은 고전 중의 고전이다. 천문학자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칼 세이건은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문학적 언어로 서술한다. 많은 도서 비평가들은 이 책에 대해 서문만 읽어도 웅장하고 따뜻해지는 감정이 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 이유는 냉철한 과학 용어 속에 인간과 생명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운’, ‘유일한 생명의 보금자리’인 지구에 대한 소중함을 책 곳곳에서 강조하며 ‘인류야말로 우주가 내놓은 가장 눈부신 변환의 결과물’이라고 밝힌다. 그런 독창성 때문인지 2021년 출간 40년을 기념해 조사한 결과, 도서 판매량은 1000만 부, 다큐멘터리 등 관련 작품 시청자 수는 7억 명에 이른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와 같은 선구자들의 업적부터 금성과 화성, 지구의 대기를 비교하고 우주 탐사에 나선 인간의 도전을 해석한다. 별이 태어나고 사라지는 전 과정을 소개하며 별이 빛나는 의미를 탐구한다. 또 우주를 둘러싼 인류의 미래와 책임, 핵에너지에 대한 우려도 전한다. 어떤 장을 읽어도, 여러 번 읽어도 재미있고 그때마다 의미를 다시 새길 수 있는 책이다.

별이 보고 싶어지는 시간

과학책이지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인류가 역사 속에서 우주를 어떻게 이해해왔는지를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과 별의 천체 운동에 관심이 깊었던 과거의 인류가 만든 작품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사원, 영국의 스톤헨지 유적, 이집트의 아부심벨,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북아메리카의 대평원 같은 곳을 그리다 보면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식이다. 꼬리가 있는 별, 혜성 중 가장 유명한 핼리혜성이 76년마다 돌아온다는 사실, 또 원래 행성으로 성장하려던 것들이 이웃의 거대한 행성인 목성의 인력으로 서로 밀고 당기다 결합하지 못하고 그냥 작은 돌덩이로 남아 있는 영역을 의미하는 소행성대의 기원도 쉽게 설명하고 있다.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화성인’이라는 표현의 유래도 짚어낸다. 지구에서 그 표면을 관찰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은 얼음으로 뒤덮인 지역이나 붉은 지표면, 24시간의 하루까지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이다. 이 때문에 ‘지구인들의 희망과 두려움을 투사할 수 있는 신화의 공간’이 화성이지만, 여전히 미지의 행성이기도 하다. 특히 물이 부족해 인간이 거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칼 세이건과 같은 천문학자들은 화성에서 새로운 생명을 만날 미래를 꿈꾸는 듯하다. 그가 화성의 지평선을 처음 본 순간 자신의 벅차오른 감정을 그대로 소개하는 모습에서는 묘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물, 칼슘, 각종 유기 분자들로 이뤄진 하나의 커다란 덩어리’인 인간은 모두 각각의 우주가 된다.

책을 다 본 뒤에는 별이 보고 싶어질 수 있다. 마침 별 보기 좋은 계절 겨울이다. 대기가 건조해 하늘이 유리처럼 맑은 날이 많고, 밤이 길어 별을 더 오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의 삶이 하찮고 시시하고 자질구레하게 느껴진다면 더욱더 우주를 떠올리면 좋다. 조금 떨어져서 바라보면 작은 소중함들이 다시 눈에 들어올 것이다. 태양과 달처럼 별도 항상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 관측자의 머리 위를 지나는 별이 뜨고 지는 데 하룻밤이 걸린다. 그런 일관성에 위로를 받는 삶도 좋지 않을까. 우주가 주는 신비함은 점과 같이 작디작은 우주 속 지구에서의 모든 생명의 경이로움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칼 세이건은 자신의 또 다른 책 <창백한 푸른 점>에서 “서로를 좀 더 소중히 대할 것,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인 창백한 푸른 점을 지켜나가는 것. 내게는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책임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지구#별#핼리혜성#화성

<리프트오프>

에릭 버거 지음 / 정현창 옮김 / 서성현 감수 / 초사흘달 펴냄

스페이스X의 사활을 건 도전

광활한 우주를 새로운 먹거리로 생각하며 뛰어드는 기업들을 보며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건립 시기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중 대표적 기업이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일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금 자신들이 쏜 로켓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신기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시작은 실패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이 책은 우주에 호기심을 가졌던 일론 머스크가 로켓 공학 모임에 나타나 로켓 시험장 앞에서 추위에 떨며 엔지니어들을 만난 시절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2005년 12월 스페이스X가 발사대에 로켓을 세우기까지 자유롭게 기술 회의를 진행하고 게임을 하며 기존 관행을 깬 조직문화 덕분에 스페이스X가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고 짚는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결국 끊임없는 도전이 중요했다. 놀라움의 시작으로 꼽히는 2015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 새로 마련한 발사대에 1단 로켓을 안전하게 착륙시킨 배경은 대서양 자동 무인 선박에 1단 로켓을 착륙시키는 실험을 무수히 수행한 덕분이었다. 경쟁사들은 스페이스X의 생각을 비웃었지만 이제 중국, 러시아, 일본, 유럽의 로켓 회사들이 재사용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일론머스크#스페이스X#로켓#재사용

<우리는 다시 달에 간다>

최기혁·김대영·김방엽·김연규·신재성·이종원·이주희·정서영 지음 / MID 펴냄

한국형 발사체는 달에 닿을 수 있을까

세계와 한국의 우주 탐험 역사와 미래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연구소 책임연구원 등 8명의 과학자가 인류의 우주 탐험 욕망과 성공, 실패, 도전을 정리했다.

우주에 대한 관심은 냉전시대의 체제 갈등과 정치적 이유 등에서 출발했다. 국가 간 자존심 대결에서도 큰 목적은 연구와 탐사에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국가 안보,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 등 우주산업의 대두로 미래 핵심 기술개발을 통한 미래 우주 자원의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도 2022년 누리호 발사 성공 이후 우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졌다. 5년마다 국가우주개발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2022년 12월 발표된 국가우주개발은 4차 계획으로 ‘2045년 우주경제 글로벌 강국 실현’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이미 제시해두고 있다. 우주개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산업의 참여가 늘어나는 것도 현재의 특징이다. 2032년 무게 1.8톤 규모의 달 착륙선을 차세대 한국형 발사체로 발사한다는 계획이 잡혀 있다. 한국인이 달에 가는 미래는 이뤄질 수 있을까.

#한국항공우주연구원#우주산업#누리호#우주개발

유튜브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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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나는 우주
www.youtube.com/@실감나는우주

우주를 경험하고 싶다면 ▶ 책 <코스모스>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우주에 대한 강의가 필요하다면, 실감나는 우주 유튜브 채널을 추천한다. 20여만 명이 구독하고 있는 이 채널은 예스러운 내레이션과 자막 폰트로 복고적이지만, 그래서인지 지루하지 않다. 화려한 우주 영상, 별이 쏟아지는 은하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아주 잘 흘러간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하나씩 골라 이에 응답하는 형식의 영상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고 있다. 특히 이 채널의 강점은 영상을 통해 우주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우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한 영상을 활용하기 때문에 오락적 요소가 강하면서, 내레이션에 많은 정보와 지식도 담겨 있다. 일부 구독자들은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능가하는 고퀄리티 영상에 감탄했다”며 “행복하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마음이 복잡하고 우울할 때 찾아가볼 것을 추천한다.

#우주 영상#우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은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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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www.youtube.com/@NASA

나사 소식을 더욱 빠르게 ▶ 우주 관련 정보가 가장 많은 기관인 미국 항공 우주국 나사는 미국의 국가기관으로, 우주 계획과 항공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사도 유튜브 채널이 있다. 1220만 명이 구독 중인 이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별된 강점은 국제 우주정거장의 생생한 현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주선에 탑승 중인 나사 연구원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엿보는 재미가 있다. 또 425km 상공에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인에게 언제 손을 흔들고 인사해야 하는지 질문할 수 있다. 아울러 우주여행의 최신 뉴스와 각종 정보를 고화질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2024년의 우주 관련 뉴스를 모은 2분 49초짜리 클립은 언론의 기능도 충족하고 있다. 나사 소식을 아는 것은 세계 우주개발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나사 채널에는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있다. 최근에 올라온 로켓 엔진 점화 장면과 벽난로를 합성한 8시간짜리 영상은 불멍 용도다. 위트 있게 “식구들과 함께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내세요”라는 멘트도 추가돼 있다.

#국제 우주정거장#나사 연구원#우주여행#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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