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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화장실을 판다고?
이미경 <한경ESG> 기자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편의점에서 각종 친환경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생활 속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도입하는 한편, 이색 친환경 상품으로 고객의 관심을 높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이 필요 없는 ‘생태 화장실’과 빗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빗물 저장탱크’가 대표적이다.
물 대신 톱밥 등 이용한 친환경 뒷간
최근 장년층은 물론 MZ세대 사이에서 전원생활을 꿈꾸거나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농막에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하려면 수도시설과 정화조 설치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지자체에 별도의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 생태 화장실은 가로 1.2m, 세로 1.35m의 공간만 있으면 어디든 설치 가능하다. 물 대신 톱밥이나 부엽토 등으로 뒤처리해 냄새를 잡고 청결을 유지한다. 또 분뇨는 발효돼 퇴비로 사용할 수 있어 자원절약과 자원 재생이 동시에 이뤄지는 친환경 ‘뒷간’이 된다.

사회적기업이자 친환경 브랜드인 ‘스페이스 SEON: [仙]’(이하 스페이스 선)과 손잡은 CU가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친환경 상품 가운데 눈길을 끄는 제품 중 하나가 물을 사용하지 않는 생태 화장실이다. 이색 친환경 상품 목록 중에는 빗물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빗물 저장탱크’도 포함돼 있다. 이 제품들은 커머스 앱 ‘포켓CU’의 홈배송 메뉴에 있는 생필품 위주의 친환경 상품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CU가 판매 중인 생태 화장실은 250만 원 상당의 이동형 제품으로, 스페이스 선이 직접 만들었다.
빗물 저장탱크부터 친환경 비누까지
310만 원 정도에 설치가 가능한 빗물 저장탱크를 사용하면 빗물을 모아 농업용수, 조경용수, 청소용수, 초기 산불진화용수 등 다용도로 재활용할 수 있다. 빗물 저장탱크를 이용하면 수돗물 사용 비용을 아낄 수 있고, 생태 순환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다. 교육적 목적을 겸해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서 꾸준히 구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밖에도 CU는 스페이스 선의 다양한 친환경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촌스러운’이라는 브랜드를 단 세탁, 주방, 속옷 비누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들은 코코넛오일로 만든 순 비누로 형광 증백제, 석유계 계면활성제, 인공색소 등 불필요한 화학 성분을 덜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EM 발효액을 함유한 것도 특징이다. EM은 강력한 항산화물질을 생성해 각종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유용한 미생물군으로, 피부 면역력을 높이는 한편 세탁 시 수질오염을 막을 수 있다. 이 상품들은 환경보호를 위해 테이프 없는 친환경 날개 박스를 사용하고 친환경 종이로 포장해 재활용 분리배출이 용이하다.
탄소배출 저감 위한 다양한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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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의 이색 친환경 상품.
하단 왼쪽부터 순서대로 스페이스 선 촌스러운 세탁비누, 생태 화장실, 빗물 저장탱크.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환경부의 녹색 매장으로 인증받은 그린 스토어를 업계에 선보이며 최적의 친환경 설비 솔루션을 테스트하고 있다. 물류 활동 전반에 발생하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2020년에는 물류센터 옥상에 태양광 모듈 2400개를 건설해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LED 투광등 1000여 개 외 친환경을 위한 설비와 집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상품에도 친환경 패키지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샌드위치와 김밥 등 포장 용기를 생분해성 수지PLA 소재로 만들어 플라스틱을 연간 약 195톤 감축했고, 2021년부터 무라벨 PB 생수를 제공해 매년 필름 약 35톤을 절감하고 있다. 이 외에도 폐기물 관리, 친환경 캠페인 시행, 일회용품 미사용 문화 정착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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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s5_1_3.jpg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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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발생량을 20% 감축한 친환경 포장의 컵 커피. 잉크 사용량을 94% 절감하고,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해 1개당 플라스틱 사용량 3.2g을 줄였다.
플라스틱 포장재 줄인 컵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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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발생량을 20% 감축한 친환경 포장의 컵 커피. 잉크 사용량을 94% 절감하고,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해 1개당 플라스틱 사용량 3.2g을 줄였다.
지구를 위해 친환경 포장은 물론 건강을 위해 당 함량까지 줄인 컵 커피가 나왔다. 매일유업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인 컵 커피 ‘마이카페라떼 그린 클래식 라떼’, ‘헤이즐넛 라떼’ 2종을 출시했다.

신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탄소 발생량을 20% 줄였다. 자연환경을 위해 깔끔한 디자인을 적용해 잉크 사용량을 기존 제품 대비 94% 절감하고, 플라스틱 뚜껑과 빨대를 제거해 1개당 플라스틱 사용량 3.2g을 줄였다. 정부의 ‘녹색 인증’을 받은 포장재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까지 고려해 기존 제품 대비 당 함량을 45% 낮췄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마이카페라떼 그린 클래식 라떼와 헤이즐넛 라떼는 매일유업의 ‘매일 묻고, 매일 답하다’라는 기업 철학이 깃든 제품으로 고객의 건강은 물론 지구환경에 도움이 되도록 고민한 끝에 선보인 결과물”이라며 “당 함량을 줄인 더 깔끔한 라떼 맛, 언제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실온 보관의 편리성 그리고 지구까지 생각한 친환경 포장재 등 평소 컵 커피를 즐겨 마시는 고객의 만족감을 높이는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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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G가 인증한 그린 등급 원료로 만들고, 살균 보존제 성분(CMIT, MIT) 등 53가지 유해 물질에 대해 불검출 판정을 받은 물티슈.
그린 등급 원료로 만든 물티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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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G가 인증한 그린 등급 원료로 만들고, 살균 보존제 성분(CMIT, MIT) 등 53가지 유해 물질에 대해 불검출 판정을 받은 물티슈.
미국 비영리 환경단체인 EWG가 인증한 그린 등급 원료로 만들고, 살균 보존제 성분(CMIT, MIT) 등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비롯한 53가지 유해 물질에 대해 불검출 판정을 받은 한솔제지의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 시그니처’가 출시됐다. 기존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의 내부 원료를 전체적으로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물티슈에 포함되는 정제수는 기존 7단계에서 11단계로 세분화된 정수 과정을 거쳤고, KC피부임상연구센터에서 실시한 민감성 피부 인체 적용 테스트에서 무자극 판정을 받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거친 사막 환경을 이겨낼 정도의 ‘수분 저장고’로 알려진 블루아가베잎 추출물과 케이프알로에잎 추출물을 함유했다. 강력한 이중 보습 효과로 연약한 아기 피부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제품은 유아용품부터 세제, 샴푸, 치약 등 다양한 생활용품의 유해 성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맘가이드’ 앱에서 영유아 및 임산부 주의 성분이 함유되지 않아 A등급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맘가이드 앱은 EWG 등급뿐 아니라 우리나라 식약처 및 환경부, US EPA, 캐나다 환경부, 유럽연합, 국제향료협회, 국제암연구소 등 국내외에서 공신력 있는 10여 기관의 기준을 토대로 제품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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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을 분류·세척한 뒤 재가공해 만든 셋톱박스 케이스. 국내 유일 폐전기·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 전문 기관 ‘E-순환 거버넌스’에서 주관하는 자원순환 우수 제품 인증을 받았다.
폐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셋톱박스 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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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플라스틱을 분류·세척한 뒤 재가공해 만든 셋톱박스 케이스. 국내 유일 폐전기·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 전문 기관 ‘E-순환 거버넌스’에서 주관하는 자원순환 우수 제품 인증을 받았다.
자사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KT 셋톱박스 ‘지니 A’가 ‘E-순환 우수 제품’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국내 유일 폐전기·전자제품 회수 및 재활용 전문 기관 ‘E-순환 거버넌스’에서 주관하는 자원순환 우수 제품 인증이다. 회사는 폐플라스틱을 분류·세척한 뒤 재가공해 셋톱박스 케이스를 만들었다. 이번 인증은 2027년 8월 27일까지 유지된다. 이 외에도 KT는 매년 300만 대의 임대 단말을 친환경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2000만 대 이상 생산해 전체 임대 단말의 75%를 재활용 단말로 대체할 예정이다.

이원준 KT 상무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단말 생산을 위한 리사이클링 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며 “그룹에서 발생하는 300톤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선순환 시스템을 통해 안정적 단말 공급과 환경보호를 모두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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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다한 침구류를 수거 후 100% 순면만 분리한 고품질 재생 원사를 추출해 제작한 친환경 베딩 제품.
재생 원사 활용한 침구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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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를 다한 침구류를 수거 후 100% 순면만 분리한 고품질 재생 원사를 추출해 제작한 친환경 베딩 제품.
폐섬유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제클린이 BYN블랙야크그룹의 친환경 어번 아웃도어 브랜드 ‘나우’, 제주 중문에 위치한 관광 휴양단지 ‘야크마을’과 함께 재생 원사를 활용한 침구류 제품을 출시했다.

친환경 베딩 제품은 고용노동부의 ‘지역 혁신 프로젝트’ 공모 사업으로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관광공사가 추진하는 ‘제주관광 프리미엄 프로젝트’ 선정을 계기로 제클린의 친환경 면화 재생 플랫폼 ‘리피트(REFeat)’를 활용해 개발됐다. 야크마을이 단지 내 숙박 시설에서 쓸모를 다한 침구류를 제공하고, 제클린은 이를 수거 후 세탁·위생 관리를 거쳐 절단·파쇄해 100% 순면만 분리한 고품질 재생 원사를 추출했다. 이어 나우의 지속가능한 제품 생산 기술과 디자인을 접목해 제작한 패브릭으로 새로운 친환경 베딩 제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야크마을은 이 침구를 세팅한 에코룸을 상시 운영할 계획이며, 체크인 시 고객에게 프로젝트를 설명한 후 제주의 자원 선순환과 제로 웨이스트 가치 실천을 위한 동참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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