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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Best Practice
원자현미경 선두 주자,
나노 세계를 혁신하다
| 파크시스템스㈜
김규성 사진 김기남

작은 물체를 관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현미경 접안렌즈에 눈을 가까이 대는 모습이다. 하지만 관측 대상의 크기가 극단적으로 작아진다면, 익히 알려진 광학현미경으로는 한계에 봉착해 원자현미경과 같은 나노계측장비가 필요해진다. 1nm(나노미터)는 1m의 10억분의 1에 해당하며, 이는 지구와 사과의 크기 차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원자현미경 분야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파크시스템스㈜는 다양한 연구용, 산업용 원자현미경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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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의 진화, 보는 것을 넘어 측정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현미경과 나노 단위를 측정하는 원자현미경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보는 것’과 ‘측정하는 것’의 차이다. 1세대 현미경인 광학현미경은 볼록렌즈를 이용해 물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세포보다 작은 물체를 관찰하기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세포보다 더 작은 물체를 관찰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연구했고, 1960년대에 2세대 현미경인 전자현미경을 개발했다.

1985년에 등장한 3세대 원자현미경은 촉각적인 원리를 활용해 시료의 표면을 탐침으로 스캔하며 얻은 반응을 통해 물체를 관찰하는 방식이다. 아주 미세한 단위에서 모든 물체는 마치 자석과 같이 밀거나 당기는 상호작용을 보이는데, 원자현미경은 탐침을 물체에 수십 나노미터 거리까지 접근시켜 이 상호작용에 의한 캔틸레버cantilever(탐침 막대)의 변화를 레이저로 계측하는 방식이다. 시료의 조건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과 물리적 성질, 전기적 성질, 자기적 성질 등 대부분의 물리적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특히 원자 지름의 수십 분의 1에 해당하는 0.01nm까지 측정이 가능하고 뛰어난 분해능을 자랑해 연구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측정 및 조작 장비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 ❶ 분해능: 계측기기가 측정 대상을 구분하는 능력. 예를 들어 사진의 해상도가 높을수록 사진 속 인물을 구분하기 용이하다.
원자현미경의 진화, 반도체 공정의 필수 장비가 되다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개발 이후 30여 년간 관련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왔다. 연구용 장비를 대표하는 NX-Series를 통해 나노기술 연구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공급해왔으며, 최근에는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2014년 첫 산업용 장비를 반도체 생산 라인에 공급한 이래 반도체 생산 공정용 장비와 분석용 장비를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에 납품하고 있다. 안병운 시스템연구소장(이하 소장)은 제품 개발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한다.

“파크시스템스의 직원 중 31%가 연구개발 업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구소는 선행 기술을 담당하는 선행개발연구소, 컨트롤러와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디지털연구소 그리고 최종 제품을 개발하는 시스템연구소로 구성되는데요. 소속된 인원만 120여 명에 달해 연구개발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연평균 25%에 달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위치를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공정이 나노 수준의 초미세 공정으로 진입하면서 원자현미경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공정 과정을 관측하는 장비가 필수적이었으나 기존의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은 반도체 공정에 적합하지 않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원자현미경은 반도체의 미세 패턴 생성 공정뿐 아니라 정상적인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데까지 다양한 쓰임새를 보이고 있다.

안 소장을 비롯한 연구진은 산업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반도체 공정에서 원자현미경의 활용 방안을 찾아냈다. 그 결과 KEIT의 R&D 사업인 ‘EUV Mask 결함 자동 계측 및 분석 기반의 AFM 자동 리페어 시스템 개발’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다시 한번 기술력을 입증했다.
원자현미경 활용한 자동 리페어 시스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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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Photolithography (포토 공정)’으로, 극자외선EUV 광원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 공정은 감광물질이 도포된 웨이퍼에 EUV 광원을 투사하고, 포토마스크에 설계된 회로 패턴을 통해 빛이 투과될 부분을 지정한 뒤, 빛에 노출된 감광물질이 화학적으로 반응해 제거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반복 작업을 통해 반도체의 적층 구조가 형성된다.

문제는 포토마스크에 결함이 생길 시 그 결함이 그대로 웨이퍼에 전사되어 불량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소장은 이러한 결함이 반도체 생산업체의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포토마스크의 교체 주기는 긴 편입니다. 그 때문에 결함이 생길 경우 수백이 아닌 수만 개 단위의 웨이퍼에서 불량이 발생할 수 있죠. 이번 R&D로 개발한 자동 리페어 시스템은 문제가 생긴 부분의 형상을 정확히 측정하고,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원자현미경으로 결함 위치를 자동 측정한 뒤, 장비에 장착된 팁을 사용해 숙련된 작업자가 리페어 작업을 수행하는데요. 예를 들어 결함이 미세한 먼지라면 그 성분을 분석하고 적절한 제거 방법을 논의한 뒤 직접 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반도체 제조사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합니다.”
EUV 마스크 개발 이전에는 심자외선DUV 마스크가 사용됐다. DUV 마스크는 이전 세대의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던 도구로, 비교적 큰 회로를 만드는 데 적합했다. 해당 공정에서는 특수 용액을 사용하는 습식 클리닝 방식으로 결함을 제거할 수 있었으나, 30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이 도입되면서 더 이상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30nm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00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크기로, 해당 수준의 초미세공정에서는 기존 방법으로 결함을 처리하기가 어려워진 것.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스템연구소의 R&D 성과는 이러한 공정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매출 증가로 직결됐다. 관련 기술을 집약한 제품인 NX-Mask는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 2024년 매출의 10% 이상을 신규 제품군에서 발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이 미세 공정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 또한 마스크 리페어 시스템의 미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안 소장은 자동 리페어 시스템의 완전한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자동 리페어 시스템의 자동화 수준은 약 70%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론 높은 수치이지만, 전 공정 자동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EUV 마스크를 활용한 공정의 비중은 10~15% 수준이지만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결함 발생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자동화 비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 시스템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력 활용 비중을 줄이고 자동화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30년 넘게 한 분야에 매진해온 시간은 파크시스템스의 기술력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고, 끊임없는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성과는 오늘날 나노계측 분야의 기준을 제시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는 원동력이 됐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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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운 파크시스템스㈜ 시스템연구소장
산업통상자원부의 R&D 대표 10선에 선정됐다.
산업통상자원부 R&D 대표 10선에 선정되고, 2023년 나노기술연구협의회가 선정한 10대 나노기술에 포함되는 등 파크시스템스 연구진 모두가 노력한 결과물이 큰 성과를 거둬 매우 기쁘다. 연구원들이 고생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봐온 입장에서, 이번 성과가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
정부 R&D 과제 선발 시 장점은?
저희는 현재도 여러 정부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적은 리스크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목표를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시도한다고 할 때, 한 가지 방법만 성공하고 나머지 두 가지는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정부 R&D 과제에서는 산학연과의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줄어든다.
가파른 성장세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저희 시스템연구소의 가장 큰 강점은 유연한 조직 구성이다. 연구소는 3개의 팀으로 나뉘어 있지만, 매년 목표에 따라 단일 연구소로 통합되거나, 필요에 따라 2개 또는 4개 팀으로 나뉘기도 한다. 이러한 조직적 유연함은 공통된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한 직책이나 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가 동등한 연구원으로서 자유롭게 역할을 맡는 문화 덕분에 팀의 재편성이 좌천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이런 유연함이 목표를 향한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지금까지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산업 구조의 변화와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맞춰 원자현미경 기술을 넘어선 다양한 나노계측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나노계측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우리의 중장기적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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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시스템스(주)
원자현미경으로 대표되는 파크시스템스는 나노 단위 현미경 제조와 계측 솔루션을 글로벌 대상으로 공급하는 기술벤처기업이다. 출시하는 제품마다 가장 정확한 원자현미경으로 평가받으며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2020년에는 <포브스> 선정 ‘아시아 200대 중소기업Forbes Asia’s 200 Best Under A Billion’에 오르기도 했다. 파크시스템스는 정밀 제품을 제조하는 데 최적의 솔루션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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