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현미경 활용한 자동 리페어 시스템 개발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는 ‘포토리소그래피 공정Photolithography (포토 공정)’으로, 극자외선EUV 광원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 공정은 감광물질이 도포된 웨이퍼에 EUV 광원을 투사하고, 포토마스크에 설계된 회로 패턴을 통해 빛이 투과될 부분을 지정한 뒤,
빛에 노출된 감광물질이 화학적으로 반응해 제거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반복 작업을 통해 반도체의 적층 구조가 형성된다.
문제는 포토마스크에 결함이 생길 시 그 결함이 그대로 웨이퍼에 전사되어 불량 반도체 칩을 대량으로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안 소장은 이러한 결함이 반도체
생산업체의 매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포토마스크의 교체 주기는 긴 편입니다. 그 때문에 결함이 생길 경우 수백이 아닌 수만 개 단위의 웨이퍼에서 불량이 발생할 수 있죠. 이번 R&D로 개발한 자동
리페어 시스템은 문제가 생긴 부분의 형상을 정확히 측정하고, 직접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원자현미경으로 결함 위치를 자동 측정한 뒤, 장비에 장착된 팁을 사용해
숙련된 작업자가 리페어 작업을 수행하는데요. 예를 들어 결함이 미세한 먼지라면 그 성분을 분석하고 적절한 제거 방법을 논의한 뒤 직접 조치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반도체 제조사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합니다.”
EUV 마스크 개발 이전에는 심자외선DUV 마스크가 사용됐다. DUV 마스크는 이전 세대의 반도체 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던 도구로, 비교적 큰 회로를 만드는 데 적합했다. 해당
공정에서는 특수 용액을 사용하는 습식 클리닝 방식으로 결함을 제거할 수 있었으나, 30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이 도입되면서 더 이상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 30nm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약 3000분의 1에 해당하는 매우 작은 크기로, 해당 수준의 초미세공정에서는 기존 방법으로 결함을 처리하기가 어려워진 것.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게 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시스템연구소의 R&D 성과는 이러한 공정상의 문제를 해결하며 매출 증가로 직결됐다. 관련 기술을 집약한 제품인 NX-Mask는 주요 고객사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 2024년 매출의 10% 이상을 신규 제품군에서 발생시키는 데 기여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들이 미세 공정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 또한
마스크 리페어 시스템의 미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안 소장은 자동 리페어 시스템의 완전한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반도체 공정에서 자동 리페어 시스템의 자동화 수준은 약 70%에 머물러 있습니다. 물론 높은 수치이지만, 전 공정 자동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현재 EUV
마스크를 활용한 공정의 비중은 10~15% 수준이지만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이에 따라 결함 발생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자동화 비율을 더욱 높이는 것이 시스템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인력 활용 비중을 줄이고 자동화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30년 넘게 한 분야에 매진해온 시간은 파크시스템스의 기술력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었고, 끊임없는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성과는 오늘날 나노계측 분야의 기준을
제시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는 원동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