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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테일 산업,
AI 기술로
더욱 똑똑하게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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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리테일 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일부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있으며, 다수의 기업들이 AI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전 세계 유통 산업에서의 AI 도입 규모는 2024년 118억3000만 달러에서 2028년까지 2배에 가까운 234억 달러로 매년 20%에 가까운 수준의 매우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리테일 산업에서 어떤 영역에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지, 미래의 리테일 환경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그리고 AI 활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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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테일 기업들의 AI 사용 사례
리테일 산업에서 대표적으로 AI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업무는 오프라인 매장의 계산대 자동화, 재고 관리 고도화, 개인 맞춤형 고객 경험 제공, 챗봇을 이용한 고객 응대와 온라인 쇼핑에서의 비주얼 서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한 계산대 자동화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Amazon Go’ 매장은 컴퓨터 비전과 센서 기술을 결합해 고객이 제품을 선택하거나 반납할 때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는 ‘Just Walk Out’ 기술을 적용해왔다. 물건을 스캔하거나 계산할 필요 없이 매장을 떠나면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이는 대기 시간을 대폭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 이러한 시스템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면서도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비록 ‘Amazon Go’ 매장 일부가 폐점하고, 완전 자동화가 아니라는 논란도 있었으나 일부 과정을 수작업으로 처리하는 식으로 변형하는 등 개선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기술적 발전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반 재고 관리 시스템 역시 리테일 매장의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Zara는 RFID 태그와 AI를 결합해 재고를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인기 있는 제품이 부족해질 때 신속하게 보충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과잉 또는 과소 재고 문제를 줄여준다. 프랑스 리테일 업체 오샹Auchan 또한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 선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재고 부족 시 즉각 알림을 보내는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고 있다.

AI 기술을 통한 개인 맞춤형 고객 경험 제공도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뷰티 브랜드 세포라Sephora는 고객 리뷰와 소셜 미디어 데이터를 분석해 개별 고객에게 적합한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제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구매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추천을 제공해 판매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고객 응대 및 상품 추천에 AI 챗봇을 적용해 효율성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도 한창이다. 챗GPT와 같은 언어 모델이 각광받으면서, 고객의 문의에 응대하거나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챗봇으로 자동화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메르카리Mercari는 사용자와 실시간 대화를 통해 개별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Merchat AI’라는 챗GPT 기반 쇼핑 추천 기능을 도입했다. 사용자에게 예산, 브랜드, 스타일 등에 대해 질문한 후, 마켓플레이스를 탐색해 적절한 상품을 제안한다. 추천받은 상품을 바로 클릭해 구매하거나, 추가 옵션을 요청할 수 있다. 월마트 역시 이와 유사한 쇼핑 도우미 기능을 온라인 쇼핑에 적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주얼 서치Visual Search 기능은 온라인 쇼핑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스파 브랜드인 ASOS는 스타일 매치 기능으로 사용자가 사진을 업로드하면, 고객이 특정 제품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유사한 제품을 추천하고, 빠르게 원하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는 텍스트 기반 검색보다 직관적이고 빠른 쇼핑 경험을 제공하며, 전환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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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OS의 Style Match Visual Search 기능
한국 리테일 기업들의 AI 사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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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의 리테일 산업 역시 AI 기술을 빠르게 적용하며 다양한 혁신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무인 매장 ‘언커먼 스토어’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매장에 입장한 후 상품을 선택하고 나가면 AI 탑재 카메라와 무게 감지 센서를 활용해 자동으로 결제를 처리하며, QR코드를 통해 상품 정보도 제공한다. GS25를 비롯한 편의점 업계에서도 무인 매장이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셀프 체크아웃 시스템은 인건비 절감뿐 아니라 고객 편의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롯데마트는 모바일앱 ‘M쿠폰’에 AI를 이용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AI는 고객의 과거 구매 이력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최적의 상품을 추천함으로써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또 ‘과일 선별’에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외형 평가를 하는 AI 기술을 적용해 고객들의 과일 구매 만족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얻었다. 소비자마다 과일의 신선도, 모양, 숙성 진행 정도, 당도 등 선호하는 요소가 다양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여러 기준에서 평균 이상의 과일을 선별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사실 한국의 리테일 산업은 이미 20년 전부터 이와 같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고객 맞춤형 상품 추천 마케팅이나 많은 변수를 반영한 판매 예측 등은 오랜 기간 지속적 시도와 고도화 과정을 거쳐왔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 데이터 부족 등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애로사항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몇 년간에 걸친 급격한 기술적 발전은 AI 활용과 관련된 기존의 문제점 중 일부를 해결하고 있고, 챗GPT와 같은 자연어 처리 기술의 보편화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AI와 미래의 리테일 환경
AI 기술의 발전은 리테일 산업의 미래를 크게 변화시킬 전망이다. 예측 분석을 통해 고객의 구매 패턴을 더욱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교한 맞춤형 마케팅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AI는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을 미리 파악하고, 적절한 시점에 맞춰 상품을 추천하거나 할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기술의 발전으로 고객은 물리적으로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가상으로 제품을 실제와 같은 수준으로 체험할 수 있으며, 이는 온라인 쇼핑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고객의 선호도, 시장 트렌드, 경쟁사의 상품 등을 정밀하게 파악해 고객의 수요에 맞춘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면서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재고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AI 기반 가격 결정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시장의 변동성, 재고 상황, 고객의 구매 행동 등을 분석해 최적의 가격을 자동으로 설정하고, 더 나아가 개별 고객에게 맞춤형 가격을 제공하는 ‘개인화 가격 정책’도 가능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각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최적의 할인 혜택을 제안하거나, 구매 유도의 최적 타이밍을 파악하는 식이다.

매장 측면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완성도 높은 옴니채널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은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하거나, 반대로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온라인으로 반품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더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는 채널 간의 연결이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자동화는 일부 직무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직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AI 시스템 관리와 데이터 분석 같은 역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술에 익숙한 인력을 필요로 할 것이다. 따라서 직원들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AI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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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활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리테일 기업의 전략
AI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도 실제로 리테일 기업이 AI 기술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그리고 AI 교육 및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우선,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가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데 필수적이다. AI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동하므로 필요한 다양한 내외부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하고, 정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등 기반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되었거나 부족한 데이터는 AI의 분석 결과를 왜곡시키며, 이는 잘못된 결정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AI 성과를 높이는 출발점이다.

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 조직 내에 정착되어야 한다. AI가 제공하는 분석 결과는 정밀하고 과학적이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적용하려는 의지가 없다면 AI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할 것이다. 기업 내 모든 부서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문화를 형성하고, AI 분석을 적극적으로 채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AI 교육 및 역량 강화도 기술 도입 초기부터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AI 시스템을 잘 활용하려면 직원들이 해당 기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직원들이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 기술은 분명 발전할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어느 시점부터 어떤 기술이 실제 업무에 효과를 줄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인지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과 실효성의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모니터링과 지속적 실험을 계속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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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준 리비젼컨설팅 대표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한 전략적 의사결정 및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터의 ChatGPT 활용 전략〉, 〈CEO를 위한 빅데이터〉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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