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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효율 투자 걷고,
고효과·고리스크 R&D 대폭 지원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2025년 산업·에너지 R&D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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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산업·에너지 연구개발R&D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예산 구조조정을 통해 성과가 낮은 R&D를 상당수 걷어내고 올해는 첨단산업 및 공급망 안정화 등을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글로벌 공동 연구개발도 확대해 연구개발의 질도 함께 높일 예정이다.

word 이슬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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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5일 진행된 ‘산업·에너지 R&D 투자 방향 간담회’. 산업통상자원부 박성택 1차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전윤종 원장 등을 중심으로
대학·전문연구소·출연연구소의 연구자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해 2025년 산업·에너지 R&D 투자 방향과 제도 개선 등을 논의했다.
구조 개편 끝에 내년 역대 최대 수준 R&D 예산 편성
내년 산업·에너지 R&D 예산이 5조5701억 원으로 편성되었다. 이는 올해(5조802억 원) 대비 9.6% 증가한 규모이다. 일반 예산에 편성된 융자 방식 R&D 지원과 일부 사업의 우주항공청 이관 등을 고려하면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올해는 고성과·고리스크 과제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식으로 구성했다.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 ·첨단바이오·미래차·지능형로봇 6대 첨단전략산업 관련 예산이다. 2023년 1조376억 원에서 2024년 1조984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고, 내년에는 1조2565억 원으로 확대됐다. 공급망 안정화 관련 예산도 마찬가지다. 지난 2023년 1조6894억 원 수준이었던 예산이 올해 1조7320억 원으로 늘었고, 내년엔 1조8158억 원으로 더 큰 폭으로 늘었다. 글로벌 협력 R&D 예산 역시 2023년 2243억 원에서 2024년 2711억 원, 내년 3518억 원으로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원 방식을 개편해 실질 예산 규모를 늘린 분야도 있다. 예를 들어 내년엔 기관부담연구개발비에 대한 현금 부담 비율이 완화된다. 대기업은 60%에서 15%로, 중견기업은 50%에서 13%로, 중소기업은 40%에서 10%로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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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동 R&D 등으로 R&D 질 높이기도 병행
R&D의 질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된다. 먼저 글로벌 공동 R&D를 확대하고 인재 양성 지원도 강화한다. 산업부가 지난 9월 9일 산업기술 국제 공동 R&D 1차 과제 44개를 선정한 것이 그 일환이다. 이를 통해 해외 연구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국내 기업이 상용화하는 방식이 일반화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보유한 유전학 기술을 활용해 눈, 귀 등 인체 조직의 생체 나이를 어리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다. 한독은 하버드 의대와 공동으로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신약을 연구한다. 엘엔로보틱스는 존스홉킨스대와 함께 뇌혈관을 3차원3D 구조로 보면서 수술하는 정밀 로봇 개발에 나선다.

MIT 모운지 바웬디 교수(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 캘리포니아대 샌타바버라 캠퍼스 나카무라 슈지 교수(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등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다수 참여했다. 1차 프로젝트엔 글로벌 유수 대학 외에도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스웨덴 금속연구소 등 세계적인 연구 기관이 참여한다. 해외에서 응모한 기관만 22개국 205곳에 달한다. 이 중 47개 기관만 선정됐다.
R&D 위한 R&D는 NO! 상용화율도 높인다
R&D의 상용화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이뤄진다. 기존엔 전문 기관이 톱다운으로 R&D 목표와 상세 기술을 기획했는데, 앞으로는 대상 품목과 기술 목표만 제시하고 연구 수요자들이 스스로 상세 기술을 정하는 품목 지정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사업체계도 시장 성과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개별 요소 기술 개발보다는 시스템을 통합해서 개발하면 상호 호환성이 높아져 개발된 기술의 활용도와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소규모 파편화된 과제를 줄이는 대신, 100억 원 이상 지원되는 대형 통합 과제(5개 이상 참여기관 필수, 세부 기술 통합)를 247개로(2023년 66개) 확대한 결과, 대·중견·중소기업과 학·연이 원팀으로 협력해 혁신 속도를 높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투자 연계 R&D 투자 확대(2024년 약 1600억 원)로, 지난해 대비 3배 수준인 약 3000억 원의 민간투자가 기대된다.

또, 현장 수요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 과제 공고도 연 1회에서 3회로 확대했다. 수행 단계에서는 연구를 수행하는 기업에 공동 연구 기관 구성과 연구비 배분 등 과제 진행의 전권을 부여하는 캐스케이딩Cascading 방식을 9개 과제에 시범 도입했다. 캐스케이딩이란 큰 목표를 실행 가능한 구체적 목표로 세분화하는 것을 뜻한다. 평가 단계에서도 연구 과제의 도전성과 혁신성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 위해 산업부가 직접 수행하는 무기명 자문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프로그램형 사업 신규 과제의 30% 이상인 474개 과제가 세계 최초·최고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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