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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일한 ‘3D 맞춤형 골 이식재’ 환자의 잃어버린 삶 찾은 R&D
바이오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반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
㈜시지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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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의료는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손상된 인체 세포와 조직, 장기 등을 대체하거나 재생함으로써 기능을 복원하는 기술을 말한다. 여기에는 체외에서 제작한 의료기기 등을 이용해 손상 부위의 재생을 촉진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바이오 재생의료 전문기업 ㈜시지바이오는 바이오세라믹 소재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로 재생의료 분야의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word 김광균 photo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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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대체재 앞세워 의료기기 사업 영역 확장
㈜시지바이오만의 핵심 사업 분야는 ‘골 대체재 개발·생산’이다. 뼈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3년 척추유합보형재 ‘노보맥스’를 개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는 자체 개발한 생체 활성 세라믹 신소재 ‘BGS-7’이 사용돼 주목받았다. BGS-7은 실리카(바닷모래와 유사한 성분)를 주성분으로 하는 바이오세라믹으로 체내에 이식했을 때 뼈와 유사한 아파타이트 층을 형성하며 뼈와 직접 강하게 결합하는 특징을 지닌다. 체내에서 이물 반응 발생 위험이 낮고 기계적 강도도 우수하다. 이러한 원리로 손실된 뼈 공간을 바이오세라믹으로 채워주면 주위의 뼈와 붙어 뼈를 재건할 수 있게 된다.

BGS-7 소재를 활용해 골 이식재 개발에 주력해온 ㈜시지바이오가 3D 프린팅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것은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시지바이오는 인체조직은행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거대 골 결손(뼈의 일부가 비어 있는 상태)이 발생하는 사례를 접할 때가 많았다. 인체 조직은 국내 기증자가 적어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 골 결손 치료를 위해 팔이나 얼굴 부위 뼈를 이식할 때 환부의 크기와 형태가 맞지 않아 상당한 제약이 따르곤 한다. 이에 ㈜시지바이오는 거대 골 결손부와 얼굴과 같은 복잡한 뼈 형상을 대체하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 기반의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에 도전했다.
  • ❶ 아파타이트: 인산칼슘 화합물의 한 형태로 우리 뼈와 치아의 주요 무기질 성분이다.
3D 프린팅 기반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 개발 성공
고령화 가속 등으로 유병률이 증가하면서 경조직 대체 및 재생용 소재 개발 수요가 급증했다. 인체 유래의 자가(자신)·동종(다른 사람)·이종(동물 등) 골을 활용한 골 이식재의 경우 높은 수술비용과 질환 전염, 면역 반응, 이식 항원 유전 문제 등의 문제가 있다. 또 기존 골 이식재는 조형이 불가능하고 점착성이 없어 형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골 결손부와 동일한 형상으로 제작할 수 있는 맞춤형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절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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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바이오의 바이오세라믹 소재는 수술방에서 환자의 상황에 맞게 구부리고 커팅해서 사용할 수 있다.
가위나 칼로 자를 수 있으며, 고정을 위해 드릴링을 할 수도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3D 수술 모형과 임플란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시지바이오는 앞서 2015년 한국재료연구원 윤희숙 박사팀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바이오세라믹 3D 프린팅 공정 기술을 이전받아 관련 연구의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더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바이오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반 환자 맞춤형 의료기기 개발’ 과제에 참여하게 되어 2017년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시지바이오는 당초 100% 바이오세라믹으로 구성된 소재만을 목표로 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세라믹의 특성상 충격이나 압력에 약해 가공 과정에서 휘거나 깨지기 쉬운 만큼 세라믹 소재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정밀하게 출력·가공하고 열처리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순수 세라믹의 경우 고강도를 구현하기 위해 고온의 열처리를 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평균 30% 정도 수축이 발생하며, 형상이나 성형 조건에 따라 수축률도 달라 고강도 세라믹은 3D 프린팅 기반의 맞춤형 임플란트 제작이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었다.

㈜시지바이오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분말 성형 최적화, 열처리 조건 확립 및 정밀 수축제어 기술 등이 집약된 공정 기술을 확보해 100% 세라믹으로 구성된 3D 프린팅 기반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를 개발했다. 또한 생분해성 고분자PCL와 BGS-7을 배합한 복합 소재로 정형 분야(상지) 치료에 활용 가능한 맞춤형 임플란트 개발에도 성공했다. 체내 안전성이 확보된 흡수성 고분자 PCL과 세라믹을 혼합함으로써 쉽게 깨지지 않고 연성을 갖는 소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 ❷ 경조직: 뼈와 치아 같은 신체의 딱딱한 조직을 뜻한다.
  • ❸ 점착성: 끈끈하게 착 달라붙는 성질
환자 맞춤형 의료 솔루션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
㈜시지바이오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간의 과제 수행으로 ‘이지메이드Easy-made’, ‘이지메이드-CF’, ‘이지메이드-OS’ 등 제품 3종을 개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상용화에 성공, 제품 모두 현재 의료 현장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100% 세라믹으로 구성된 이지메이드는 광대뼈 재건이 필요한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며, 국내 의료진에 의해 인공 광대뼈 이식의 재건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다.
세라믹 소재인 BGS-7과 분해성 고분자 PCL을 혼합한 복합 소재로 제품화한 이지메이드-CF는 외상 및 질병으로 인한 안면골 및 두개골 결손을 재건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마찬가지로 복합 소재가 사용된 이지메이드-OS는 정형용품으로 상지 부위(팔·손) 골 결손 재건에 활용되고 있다. 최근 들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골 결손뿐 아니라 얼굴 성형 부작용에 대한 재건 수술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그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의 경우 생체 적합성이 우수한 소재, 3D 프린터 장비, 맞춤 설계 기술의 3박자가 어우러진 플랫폼 구성이 필수다. 이에 ㈜시지바이오는 제품 주문 접수 후 환자 수술 전 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수월하게 완료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 제조 플랫폼PSI Platform 구축을 추진 중이다. PSI 플랫폼은 병원에서 제공받은 CT 데이터를 ㈜시지바이오 클라우드에 업로드한 뒤 디자인 센터에서 임플란트 모델링을 진행, 각국의 출력 센터에서 프린팅하는 시스템이다. 장기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전용 출력소를 구축해 서비스 영역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꾸준히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며 국내 1위 재생의료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시지바이오가 향후 글로벌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맹위를 떨치게 되기를 응원한다.
㈜시지바이오
2006년 인체조직은행으로 출발, 기증자의 피부나 뼈를 가공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을 수행해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포·지지체·성장인자 등 재생의료 3요소에 대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바이오 재생의료 분야에서 국내외 다수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의료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뼈 재생, 척추 재건, 상처 치료, 미용 성형, 중재 의학용 스텐트 등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 전반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www.cgb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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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R&D 과제로
비로소 완전함을 실현
㈜시지바이오의 R&D 과정을
담은 생생한 스토리는 10월 중
KEIT 유튜브를 통해 공개됩니다.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에 사용되는 소재로 바이오세라믹이 갖는 장점이라면?
바이오세라믹 기반의 단순 골 이식재는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다. 하지만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3D 프린팅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는 우리 제품이 유일하다. 복합 소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BGS-7이라는 골 유합 소재를 활용해 이식재를 뼈에 붙도록 설계한 맞춤형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 바이오세라믹은 인체 이식 후 주위 뼈와 조직이 직접 결합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시지바이오의 BGS-7이 포함된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는 뼈와 직접 붙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형상을 유지할 수 있다.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됐던 점이나 좀 더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낀 점이 있다면?
고강도 세라믹의 경우 3D 프린팅을 활용한 맞춤형 임플란트 제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정부 과제를 통한 지원으로 이를 극복하고 100% 세라믹으로 구성된 제품은 물론 복합 소재로 구성된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다만 소재와 제품 개발까지 지원되고 임상연구는 지원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임상연구 분야는 다른 부처의 과제를 따로 수주받거나 회사가 따로 재원을 마련해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부분도 연계가 된다면 좀 더 수월한 연구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인체 구조물을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인체조직은행을 운영하면서 거대 골 결손이 발생하는 경우를 상당히 많이 접했다. 팔뼈나 얼굴뼈 등을 제공해야 하는데 기증자의 치수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체 가능한 소재가 필요했다. 생체 적합도가 높은 고강도 소재를 활용한다면 거대 골 결손부나 얼굴의 복잡한 뼈 형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R&D 과제를 수행하면서 3D 프린터, 환자 맞춤형 설계 기술, 생체 적합 소재를 모두 개발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과제 수행 과정에서 보람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은 에피소드가 있다면?
개발품은 주로 얼굴뼈가 손실된 환자에게 사용된다. 암 수술로 인해 얼굴뼈가 손실된 환자에게 이지메이드-CF를 이식해 얼굴 형상이 회복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누군가의 얼굴 형상을 찾아주는 일은 그들의 일상을 회복시켜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직원들 모두 환자들이 잃어버린 얼굴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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