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보조시스템PAS이 도입되기 전, 주차장은 종종 아수라장으로 변하곤 했다. 좁은 주차 공간과 여러 장애물, 사각지대 등으로 고성이 오가곤 했던 것. 그런 주차난을 해결해준 것이 바로 PAS고, 그 대표 기술이 초음파센서다. ㈜현보는 국내 초음파센서 업계 선두주자로, 이번에는 10km 미만 저속 자율주행에 필요한 새로운 초음파센서를 순수 국내 기술로 완성해냈다.
word 김아름 photo ㈜현보
왜 초음파센서 기술인가
PASParking Assistance System는 운전자가 주차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기술의 총칭이다. 후진 기어를 넣으면 ‘띠띠띠’
경고음이 발생하거나 후방 카메라에 찍히는 영상이 표시되는 것, 차량이 스스로 주차를 완료시키는 자동주차 또한 PAS에 속한다. 이런 기술 가운데 가장 먼저 개발되어 오늘날까지 핵심 기능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초음파센서’다.
초음파센서는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 2만 헤르츠(Hz) 이상의 소리인 초음파를 발산시킨 후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돌아오는 초음파를 감지한다. 하지만 센서 자체로는 그 신호를 처리하거나 해석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제어하고 결과를 출력할 수 있는 통합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을 ‘초음파센서 모듈’이라고 한다. 이번 과제를 통해 ㈜현보가 개발한 것 또한 초음파센서 모듈이다.
혹자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미 자율주행이 가능할 만큼 기술이 발전했는데, 초음파센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실제로 이미 여러 완성차 기업에서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차를 제작하고 있으며, 일부 고급차에는 운전자가 차량 밖에서 스마트폰이나 키를 이용해 원격으로 차를 주차하는 서몬Summom 기능이 탑재되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대부분 기술의 ‘이슈’에 가려진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초음파센서는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없는 높은 주파수, 2만 헤르츠(Hz) 이상의 소리인 초음파를 발산시킨 후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돌아오는 초음파를 감지한다. 하지만 센서 자체로는 그 신호를 처리하거나 해석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제어하고 결과를 출력할 수 있는 통합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을 ‘초음파센서 모듈’이라고 한다. 이번 과제를 통해 ㈜현보가 개발한 것 또한 초음파센서 모듈이다.
혹자는 이런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이미 자율주행이 가능할 만큼 기술이 발전했는데, 초음파센서 기술을 고도화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고. 실제로 이미 여러 완성차 기업에서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해 차를 제작하고 있으며, 일부 고급차에는 운전자가 차량 밖에서 스마트폰이나 키를 이용해 원격으로 차를 주차하는 서몬Summom 기능이 탑재되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대부분 기술의 ‘이슈’에 가려진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부품 국산화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현재 생산되는 초음파센서 모듈에는 수입산 부품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트랜스듀서’와 ‘반도체’다. 트랜스듀서는 에너지의 형태를 변환하는 장치로,
센서에 가해진 전기에너지를 초음파로, 외부로부터 수집한 초음파를 다시 전기신호로 바꾸는 일을 한다. 보통 트랜스듀서는 일본에서, 반도체는 미국에서 수입해 사용하는데 두 부품이 전체 제작비의 60%를
차지한다. 따라서 이 두 부품을 국산으로 대체할 경우, 높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간 이해관계로 인한 무역 문제도 안정된다.
초음파센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초음파센서는 다른 센서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거리 해상도가 우수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잘 인식해서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데 결정적이다. 하지만 물체나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다른 초음파와의 혼선에 약점이 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초음파센서의 인식 가능 거리는 최대 2~3m 수준. 저속으로 주행하거나 비교적 짧은 거리를 측정할 때만 사용한다.
차량의 자율주행, 특히 시속 10km 이하의 저속주행과 자동주차가 안전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잘 인식해야 한다.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후방자동긴급제동R-AEB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재는 한 차량에 초음파센서 12개를 설치해 앞·뒤·좌·우 곳곳을 감지하지만, 거리에 따른 한계는 여전하다. 40여 년간 자동차 전자·전장 부품을 연구개발 중인 ㈜현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절실했다. 2015년, 연구소 설립 멤버로 ㈜현보에 합류한 이영우 이사의 머릿속에도 늘 그 기술에 대한 고민이 떠나질 않았다.
“당시 고성로 연구소장님을 비롯해 동료들과 저녁을 먹다가 기술 이야기로 밤새 토론을 했어요. ‘자기인식 기능을 탑재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고, 다음 날 바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사업에 기획안을 제출하고, 개발에 필요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자 여러 기업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쌍용차(완성차)와 이래AMS(시스템), 어보브반도체(반도체), 경원산업(트랜스듀서), 부산대(알고리즘), 한국자동차연구원(평가) 등 총 7곳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메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초음파센서 기술 개발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초음파센서는 다른 센서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고 거리 해상도가 우수하다. 무엇보다 사람을 잘 인식해서 사고의 위험을 줄이는 데 결정적이다. 하지만 물체나 사람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가 짧고 다른 초음파와의 혼선에 약점이 있다.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초음파센서의 인식 가능 거리는 최대 2~3m 수준. 저속으로 주행하거나 비교적 짧은 거리를 측정할 때만 사용한다.
차량의 자율주행, 특히 시속 10km 이하의 저속주행과 자동주차가 안전하게 구현되기 위해서는 보다 먼 거리에 있는 물체를 잘 인식해야 한다. 주변 장애물을 감지하고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는 ‘후방자동긴급제동R-AEB 시스템’도 필요하다. 현재는 한 차량에 초음파센서 12개를 설치해 앞·뒤·좌·우 곳곳을 감지하지만, 거리에 따른 한계는 여전하다. 40여 년간 자동차 전자·전장 부품을 연구개발 중인 ㈜현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절실했다. 2015년, 연구소 설립 멤버로 ㈜현보에 합류한 이영우 이사의 머릿속에도 늘 그 기술에 대한 고민이 떠나질 않았다.
“당시 고성로 연구소장님을 비롯해 동료들과 저녁을 먹다가 기술 이야기로 밤새 토론을 했어요. ‘자기인식 기능을 탑재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고, 다음 날 바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사업에 기획안을 제출하고, 개발에 필요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자 여러 기업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쌍용차(완성차)와 이래AMS(시스템), 어보브반도체(반도체), 경원산업(트랜스듀서), 부산대(알고리즘), 한국자동차연구원(평가) 등 총 7곳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메가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세계 최초·최고의 기술 ‘자기인식 초음파센서’
과제의 핵심은 ‘자기인식 기능’이다. 앞서 초음파센서의 한계 중 하나로 ‘혼선 문제’를 들었다. 여러 개의 센서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준의 주파수로 초음파를 발사했을
때, 다른 센서의 반사 신호를 자신의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두 개 이상의 차량이 동시에 비슷한 위치에서 주차를 시도할 때, 붐비는 도로에서 저속으로 주행할 때 위험한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이 문제로부터 안전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나만의 패턴, 코드’를 심어 구분이 쉽게 한다는 것이다.
단순한 원리였지만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지는 미지수였다. 이 이사는 “자기인식 기술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내용이라 첫 2년은 걱정이 컸다”며 개발 초기의 기억을 떠올렸다. 주파수를 변조하려면 기존보다 넓은 대역폭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센서가 물체를 정확하게 감지하기 어려워졌다. 오랜 고민 끝에 기술의 구현 방향을 수정했다. 주파수를 변경하는 대신 신호의 모양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반도체 연구에 집중했다.
“메가 프로젝트의 장점이라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찾을 수 있다는 거겠죠. 함께 참여한 파트너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로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12월, 5년여 진행되었던 과제가 종료 시점을 맞았다. ㈜현보의 자기인식 기술은 반도체 설계 및 동작 구현, 그리고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다만 초기 버전이 기존 양산형 제품과 비교해 크기와 소비전류가 다소 큰 탓에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저가형 제품과 고급형 제품으로 구분해 각각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저가형은 최종 신뢰성을 시험하고 있다. 남은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올해 말 시장 도입도 가능하다.
단순한 원리였지만 실제로 구현이 가능한지는 미지수였다. 이 이사는 “자기인식 기술은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내용이라 첫 2년은 걱정이 컸다”며 개발 초기의 기억을 떠올렸다. 주파수를 변조하려면 기존보다 넓은 대역폭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 때문에 오히려 센서가 물체를 정확하게 감지하기 어려워졌다. 오랜 고민 끝에 기술의 구현 방향을 수정했다. 주파수를 변경하는 대신 신호의 모양을 바꾸기로 결정하고, 그에 필요한 반도체 연구에 집중했다.
“메가 프로젝트의 장점이라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 찾을 수 있다는 거겠죠. 함께 참여한 파트너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로 기술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2021년 12월, 5년여 진행되었던 과제가 종료 시점을 맞았다. ㈜현보의 자기인식 기술은 반도체 설계 및 동작 구현, 그리고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다만 초기 버전이 기존 양산형 제품과 비교해 크기와 소비전류가 다소 큰 탓에 추가적인 개발이 필요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난 지금, 저가형 제품과 고급형 제품으로 구분해 각각 기술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저가형은 최종 신뢰성을 시험하고 있다. 남은 과정이 순탄하게 진행된다면 올해 말 시장 도입도 가능하다.
산업부 R&D 지원, 중소기업에겐 가능성의 빛
“대기업에서 근무할 때는 몰랐는데 중소기업으로 이직하고 보니, 연구개발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어도 비용이나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개발이 막막하더라고요.”
다행히 이 이사는 국책과제를 통해 방법을 찾아냈다. 총 57억 원의 지원금은 ㈜현보가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고, 대기업 네트워크에 준하는 전문 연구단도 구성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 산업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부품사는 상위 부품사나 완성차 기업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고, 어쩔 수 없이 갑을관계가 형성되지요. 그와 달리 국책과제를 통해 만난 기업들과는 오로지 기술력으로 하나가 됩니다. 훨씬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되죠.”
㈜현보는 이번 과제로 만난 자동차 부품사 이래AMS와 또 다른 자동주차시스템을 공동 개발했고, 그 기술은 베트남 신생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VINFAST’로 이어졌다. 2020년 빈패스트의 3개 차종에 ㈜현보와 이래AMS의 자동주차시스템이 탑재되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모든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유혈이 낭자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현보 기술만의 특장점이 무엇이냐 물었다. 이 이사는 “40년간 자동차 부품업을 영위한 기업”이라며 “업력으로 쌓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자기인식 초음파센서는 어떤 선진 기업과 비교해도 성능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산업부가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라이선스 비용 지원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SDV 경쟁을 가능케 할 것이라 말했다.
우리만의 새 기술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달리는 연구진, 우리나라 기술산업을 지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군분투하는 산업부 그리고 KEIT의 노력이, 언젠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좋은 결과로 귀결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다행히 이 이사는 국책과제를 통해 방법을 찾아냈다. 총 57억 원의 지원금은 ㈜현보가 연구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었고, 대기업 네트워크에 준하는 전문 연구단도 구성할 수 있었다.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 산업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부품사는 상위 부품사나 완성차 기업의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고, 어쩔 수 없이 갑을관계가 형성되지요. 그와 달리 국책과제를 통해 만난 기업들과는 오로지 기술력으로 하나가 됩니다. 훨씬 일하기 좋은 환경이 되죠.”
㈜현보는 이번 과제로 만난 자동차 부품사 이래AMS와 또 다른 자동주차시스템을 공동 개발했고, 그 기술은 베트남 신생 완성차 기업 ‘빈패스트VINFAST’로 이어졌다. 2020년 빈패스트의 3개 차종에 ㈜현보와 이래AMS의 자동주차시스템이 탑재되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모든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의 기술 경쟁은 치열하다 못해 유혈이 낭자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현보 기술만의 특장점이 무엇이냐 물었다. 이 이사는 “40년간 자동차 부품업을 영위한 기업”이라며 “업력으로 쌓은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자기인식 초음파센서는 어떤 선진 기업과 비교해도 성능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세계 최고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산업부가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라이선스 비용 지원이, 글로벌 기업들과의 SDV 경쟁을 가능케 할 것이라 말했다.
우리만의 새 기술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매달리는 연구진, 우리나라 기술산업을 지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군분투하는 산업부 그리고 KEIT의 노력이, 언젠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좋은 결과로 귀결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현보
1985년 설립 후 자동차 전자·전장 부품을 전문으로 설계·개발·제조·보증하는 기업이다. 2004년 초음파센서 모듈 사업을 시작해 2013년 고도화 및 응용 시스템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초음파센서를 이용한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외부 물체 감지가 가능한 자동도어시스템 등을 개발했고 2018년부터는 자동주차시스템, 원격자동주차, 영상지원 자동주차, 자동발레주차시스템 등을
순차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www.hyunbo.com
www.hyun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