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R&D Note>Changing Tomorrow&Challenge
M램 단품 국산화 기술,
차세대 메모리 주도권 확보한다

차세대 시스템반도체용 상용 32Mbit MRAM 기술
넷솔㈜
s_double.jpg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줄 서서 산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도 한때는 ‘니치Niche 메모리’였다. 챗GPT 등장 전만 해도 고성능 컴퓨터나 AI 연구 등 특수한 분야에서만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업계는 다음 메모리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M램MRAM. 현재 M램 단품을 상용화할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 딱 3곳,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에 있다.

word 김아름 photo 김기남

s2_1_1.jpg
s2_1_2.jpg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된 넷솔㈜의 M램 단품
“스포츠카나 특수 목적 차량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할까요? 일반 승용차나 트럭에 비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장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죠. 메모리 반도체에선 M램이 그런 존재입니다.”

2022년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400억 달러를 상회했다(한화 약 187조 원). 그중 95%를 차지한 것이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였다. 나머지 5%, 72억 달러 규모의 니치 시장에 노어플래시NOR Flash, S램SRAM, F램FRAM 그리고 M램이 있다.

‘규모가 작은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중요도가 낮거나 기술 수준이 부족해서?’ 하는 의문이 들 수 있겠지만, 그와 반대인 경우도 많다. 실제로 산업에선 상용화, 또는 가성비에 적절한 기술력이 주요하지만 그렇다고 당장의 가성비만을 따져서도 안 된다. HBM이 동량의 D램과 비교해 높은 가격을 받는 것 또한 기술력 덕분이니까. 기술 연구가 어려운 것도, 기술 투자가 중요한 것도 모두 그런 이유다.
메모리 분야의 사기 캐릭터, M램
M램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사기캐(사기 캐릭터)’로 볼 수 있다. 사기캐는 게임에서 쓰이는 말인데, 전체 게임의 균형이 무너질 만큼 강력한 캐릭터의 등장을 뜻한다. 다시 말해 M램의 성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얘기다.

M램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장점만을 합쳐놓은 반도체다. 휘발성 메모리인 D램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빠르지만 전원이 공급되어야만 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리고 수명에도 제한이 있다. M램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을 차단해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다. 읽고 쓰는 속도도 빠르고 수명의 제한도 없다. 고집적, 고속화, 저소비전력, 신뢰성 그리고 안전성까지 모두 갖췄다. 비싼 가격이 유일한 단점이다. 현재는 동일한 용량의 D램, 낸드플래시와 비교해서 비싼 편이나 향후 그 차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s2_1_3.jpg
M램은 산업용, 자동차용, 의료용, 우주항공용, 군사용 등의 분야에 사용되며 상대적으로 부가가치 비중이 높은 산업에 쓰인다. M램은 ‘마그네틱 랜덤 엑세스 메모리Magnetic Random Access Memory’의 약자로, 자성을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전하電荷에 영향을 주는 우주방사선에 강한 내성을 가져서 우주산업분야에 활용된다.

넷솔㈜의 제품은 M램에서 한 단계 발전한 ‘STT-M램’으로, 스핀주입자화반전 방식으로 데이터를 기록한다. 쉽게 말해 전자스핀방향을 변화시켜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뜻이다. 전자는 두 방향의 ‘스핀’을 가진다. STT는 전자스핀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자성층 1개와 바꾸지 않는 자성층 1개, 총 2개를 가지고 스핀방향을 바꿔서 ‘0’과 ‘1’을 만드는 것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읽고 쓸 수 있으며, 전력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
s2_1_4.jpg
국내 유일 M램 팹리스 기업을 탄생시킨 3가지 포인트
넷솔㈜이 국내 유일의 M램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크게 3가지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첫 번째, 구성원의 기술력이다. 김영옥 대표를 비롯해 공동 설립자인 김우진 대표, 노용환 연구소장 모두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부 출신이다. 글로벌 1위의 울타리를 벗어나 험지를 택한 결심만큼 기술력 확보에 몰두했다. 직원의 70%가 연구 인력으로 연구개발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 10여 년간 총 20건의 기술 특허를 출원했으며, 절반 이상 등록을 완료했다.

두 번째, 정부 과제를 똑똑히 활용한 덕분이다. 특히 이번 M램 개발에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 사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개발 초기인 2021년 4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30억 원가량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오로지 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다. M램 기술은 공정 기술과 설계 기술로 나뉘는데, 삼성 파운드리가 M램 공정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 든든한 경제적 지원, 실력 있는 파트너와의 합을 통해 해외 기업이 독점하던 M램 시장에 ‘국산화 결실’이 완성된 것이다.

넷솔㈜은 최초 개발한 ‘차세대 시스템반도체용 32Mbit M램’을 토대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이름을 알렸고, 현재는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용량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넷솔㈜의 다음 제품 역시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이며, 머지않아 세계 최고의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가 탄생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M램이 포함 된 차세대 메모리 시장의 규모는 2023년 7억7200만 달러(한화 약 1조300억 원)로 추정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17.6%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전 세계 빅테크 기업이 넷솔㈜의 M램을 줄 서서 사는 그날이 오길 응원한다.
넷솔(주)
2010년 설립 후 S램, M램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메모리 분야의 풍부한 개발 경험과 솔루션 설계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산업 자동화, 네트워크 시스템, 의료, 게임 등 광범위한 분야에 저비용, 초소형, 저전력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www.netsol.co.kr
s2_1_5.jpg
s2_1_6.jpgs2_1_6.jpg
s2_1_7.jpg
KEIT 지원으로 과감히 투자 진행
M램 단품 국산화 성공
넷솔㈜ 설립 초기에는 S램이 주요제품이었다. M램으로 방향을 바꾼 이유는?
S램SRAM, Static Random Access Memory은 속도 면에서 뛰어나지만 고용량화가 힘들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명확했다. 시장 상황 또한 좋지 않아서 다음 기술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M램은 S램과 비교해 ‘비휘발성’이란 특성이 추가되고 고용량화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고,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서 성장 가능성 또한 컸다.
M램 개발 시작부터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용’으로 목적을 분명히 한 이유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의 경우 D램모듈DRAM Module이나 SSD, USB 메모리 등의 형태가 많지만, M램은 SoCSystem on Chip에 임베디드로 사용되거나 SIP, MCP, 칩렛Chiplet 등의 형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AI 반도체, 자동차용 고성능 마이크로컨트롤러, 스마트팩토리용 SoC 등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거기에 M램이 중요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
2023년 말부터 M램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2021년 개발을 시작해 2023년 상반기에 제품으로 출시했다. 200여 개 국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성능 검증을 거쳤고,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대부분이 해외 수출이며, 지금도 영업과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향후 고용량 제품이 출시되면 타깃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개발 과정에서 산업부와 산기평의 지원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개발비 외에도 얻은 것이 있다면?
이번 과제는 넷솔㈜의 사업화 성공뿐만 아니라, M램의 국산화라는 업적을 만들어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지원금 덕분에 과감하게 연구비에 투자할 수 있었고, 기술교류회 등을 통해 업계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할 수 있었다. 여러 사람, 기업과 만나며 우리 제품을 널리 알리게 되었다. 사실 M램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최첨단 산업이나 우주항공 분야에서 수요가 기대되는 만큼 보다 큰 성과를 내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국가 전략 기술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에 이어 M램의 주도권도 우리나라가 가져올 수 있을까?
M램 공정 기술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M램 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주도권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향후 임베디드 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해도 좋다. 넷솔㈜ 역시 이제 시작하는 단계고, 현재 세계 최초의 14nm 공정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만큼, 곧 좋은 소식을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