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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성능개량으로
세계적 경쟁력 확보
대한민국 다목적 전투기 FA-50
KAI 고정익체계실 장민영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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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한 대를 수출해 얻는 이익은 자동차 1000대를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다. 이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방산 시장에서 항공산업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최근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FA-50 항공기가 수출됨에 따라 국산 항공기 수출액이 지난해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KAI의 장민영 전문위원은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수출 활로를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한다.

word 김규성 photo 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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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고정익체계실 장민영 전문위원
Q. KAI는 어떤 회사인지 궁금합니다.
최근 K-방산이 약진하면서 폴란드나 말레이시아에 다목적 전투기를 수출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겁니다. 이때 수출된 FA-50 항공기를 개발, 생산한 기업이 바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입니다. KAI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항공우주 체계종합업체로서 KF-21 전투기를 비롯하여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LAH 소형공격헬기, KUH(수리온) 기동헬기 등 다양한 항공 전력을 개발·생산해왔습니다. 아울러 다목적 실용위성, 군정찰위성 개발을 비롯해 한국형 발사체 총조립까지도 수행하는 등 우주 사업 영역도 꾸준히 확대해나가는 항공우주 기업입니다.

KAI의 주요 사업군은 크게 5가지로 나뉘는데요. 각각의 사업 분야에 따라 ▲KF-21(차세대 전투기)과 FA-50(다목적 전투기)과 같이 항공기의 날개가 고정된Fixed Wing ‘고정익’ 사업 ▲KUH(한국형 기동헬기)와 같이 로터 블레이드로 날개가 회전하는 ‘회전익’ 사업 ▲항공기 개조나 후속지원을 담당하는 ‘성능개량’ 사업 ▲에어버스나 보잉 등의 민항기 기체 구조물을 제작하는 ‘기체부품’ 사업 ▲위성이나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는 ‘우주·무인기’ 사업 등으로 구분합니다.
Q. KAI에서 현재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KAI의 고정익사업 부문 중 FA-50·KT-1 계열 항공기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고정익체계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KAI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단좌형 FA-50 개발 사업’에 착수했는데요. 사업 총괄 과제 연구책임자로서 FA-50 성능 향상을 목표로 3개 세부 과제(단좌기 기체 개발, 단좌기용 비행제어 및 항공전자 소프트웨어OFP, 자동지상충돌회피시스템 개발)를 총괄하며 관련 부서, 4개 참여 기관, 20여 개 협력 업체 등의 업무를 유기적으로 종합해 사업 일정 및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최근 FA-50이 폴란드에 이어 말레이시아까지 수출되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K-방산의 대표 수출 효자 품목으로 언급되는 FA-50은 어떤 전투기인지 궁금합니다.
FA-50은 TA-50 전술입문기를 개량한 다목적 전투기로 2013년부터 실전 배치되었습니다. 전투임무 수행을 위해 다목적 레이더, 전자전 장비 및 전술데이터링크를 탑재하고 합동직격탄 등 정밀무장 장착 능력을 추가한 경공격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T-50 계열의 항공기는 대한민국 공군에서 운용 중이고 인도네시아, 이라크, 필리핀, 태국,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지에 총 138대가 수출된 효자 품목인데요. 기본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공군력과 국방비는 한정적이에요. 따라서 평시에는 조종사 양성으로 이용하다 유사시 전투기급으로 임무를 전환할 수 있는 가성비가 뛰어난 플랫폼를 선호하는 추세이고, FA-50은 이러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다목적 전투기입니다.
  • ❶ 합동직격탄JDAM, Joint Direct Attack Munition: 유도조종장치가 부착된 폭탄
  • ❷ 경공격기: 작은 체급의 전투기. 보통 훈련기로 시작해 개발된 프롭기(프로펠러 항공기) 제트기를 경공격기로 개량해 사용한다.
Q. 그간 FA-50은 대한민국 공군에서 직접 운용되며 뛰어난 훈련, 작전 임무 수행능력이 입증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FA-50은 안정적이고 신뢰도가 높은 전투기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공군의 운용 실적을 통해 검증되었는데요. T-50 계열 항공기 가동률은 공군의 목표 가동률을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 공군의 F-15, F-16 가동률보다 높으니 공군의 품질 만족도 또한 긍정적이어서 2020년 조사 결과 최고 95.8점을 기록하기까지 했습니다.

기종전환이 빠르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공군사관학교 생도가 비행교육 입문 과정 시기 탑승하는 KT-100, 기본 과정 기간 사용하는 KT-1, ‘빨간 마후라’를 목전에 둔 고등 과정의 T-50 등 훈련 과정의 항공기를 모두 국내업체인 KAI에서 제작하기에, 조종사와 정비사들 또한 특이 사항이나 문의 사항이 있을 때 개발사와 쉽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또한, T-50 항공기는 F-16을 기반으로 개발된 항공기로 T-50으로 고등훈련을 마친 조종사는 FA-50은 물론이고 호환성이 높은 F-16 전투기에도 쉽게 적응하게 됩니다.
  • ❸ 가동률(임무 수행 가능 비율Mission Capable Rate): 보유 공군 자산 중 주어진 시간 안에 즉각적으로 출격 가능한 상태의 공격 자산 비율
Q.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FA-50만이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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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에서 꾸준히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의 니즈에 맞는 성능 개량이 필수적입니다. KAI는 수출기 대상 공대지 능력 개선을 위해 타게팅 포드Targeting Pod, 레이저 유도 폭탄인 GBU-12를 통합했고, 300갤런외부연료탱크 통합, 공중급유장치 통합 등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제적 노력이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수출 사업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고요. 이번에 단좌형 개발을 추진한 것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신냉전 분위기가 본격화됨에 글로벌 방산시장은 ‘신속 납기’와 ‘뛰어난 가성비’의 방산물자 획득을 통해 자국의 국방력 강화에 집중하는 추세입니다. KAI는 지난해 폴란드 수출 1차 물량인 FA-50GF 12대를 계약 1년 3개월만에 납품 완료했습니다. 신속한 납품은 대한민국 정부와 공군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주효했던 것이죠.
Q. KAI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단좌형 FA-50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개발 추진 배경과 새롭게 적용될 기술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개발·운용·납품된 T-50 계열 항공기는 모두 2인의 조종사가 탑승하는 복좌형 항공기였으나, 최근 수출 고객으로부터 FA-50의 단좌형 모델, 임무작전 반경 증대, 자동지상충돌회피시스템 요구가 많았습니다. 조종사가 한 명만 탑승하면 그 자체로 효율성이 증대될 뿐만 아니라 후방석을 연료탱크화해 작전 반경이 늘어난다는 이점이 있죠.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40억 원, 참여 기관에서 207억 원을 투자해 ‘단좌형 FA-50 개발 사업’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개발될 단좌형 FA-50은 후방석과 후방 동체에 연료탱크를 설치해 약 700lb의 연료량을 확보하여 작전 반경을 24% 이상 늘릴 계획입니다. 후방석의 연료탱크화 과정은 외형 변화 없이 내부만 바꾸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기에, 기존에 납품된 FA-50을 개조해 수익까지 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아피아엔지니어링㈜에서 개발하는 자동지상충돌회피시스템을 설치하게 되는데요. 비행 중 지상과 충돌 위험 시 자동으로 자세를 잡는 기능을 추가해 안전성 측면에서도 한 단계 도약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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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시장 니즈에
맞는 성능으로 꾸준히 업그레이드합니다.
Q. 단좌형 FA-50이 완성되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언제쯤일까요?
단좌형 FA-50은 2028년 8월까지 지상과 비행시험을 수행한 뒤 12월까지 감항인증을 획득해 개발을 완료할 예정입니다. 이번 개발 또한 세계시장에서 요구되는 선제적 기술개발을 적용했기에 개발이 완료되기에 앞서 수출 계약을 수주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향후 FA-50 동급 전투기의 세계시장은 2713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영국 민간 군사정보기업Janes)되는데요. KAI에서는 향후 세계시장에 단좌형 FA-50 전투기 300여 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매출액 18조 원, 연간 1만 명 이상의 고용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❹ 감항인증: 항공기의 강도, 구조, 성능이 안전 및 기술 기준에 적합함을 정부에서 인정하는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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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전문위원은 2028년 8월 완성될 1인승 전투기 ‘단좌형 FA-50’의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Q. KAI에서 오랜 시간 근무해오셨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과 엔지니어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KAI에서 근무한 지도 어느새 32년이 되었습니다. KAI는 대한민국에서 항공기 개발에 있어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언제나 이곳의 일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해왔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엔지니어들이 같은 마음이고요. 그렇기에 어떤 과제를 수행하든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주로 항공기 체계종합 업무를 수행해 오면서 제가 먼저 한 번 더 노력하면 다른 많은 분들이 업무를 더 쉽게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왔습니다. 미국의 F-16은 초도비행 후 50년의 세월을 거친 항공기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28개국에 4600대 넘게 판매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기입니다. FA-50 또한 그간 꾸준한 성능개량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왔습니다. 이러한 역사는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개발로 이어졌고요. KAI의 일원이자 한 명의 엔지니어로서 FA-50의 수출량이 늘어나 세계 곳곳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전투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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