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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로봇자동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자동화엔지니어
황우현 동양미래대학교
로봇자동화공학부
자동화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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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빅데이터, 초연결.”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세 분야의 기술 혁신이 이뤄지면서 산업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는커녕 첨단산업의 향방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는 시점.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시기, 황우현 교수는 로봇자동화공학의 전망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수요와 공급 모두 늘어날 것이라 예견되는 로봇자동화에 대해 알아본다.

word 김규성 photo 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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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엔지니어란 어떤 직업이고, 무엇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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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사무실로 오는 우편물에 ‘자동차공학과’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자동화공학에 대한 인지도는 아쉬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자동화공학, 자동화엔지니어가 어떤 것인지는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어요. 사람이 다가가면 열리는 문과 켜지는 전등, 알맞은 온도로 조절되는 에어컨과 히터 등 일상의 작은 부분부터 우리 삶 전반에 자동화공학이 퍼져 있습니다. 이런 자동화장비를 만들고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직업을 자동화엔지니어라고 지칭합니다. 보다 산업적인 부분을 살펴볼까요? 부산의 한 자동차 공장은 전체 공정 중 99% 이상이 자동화되어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운영됩니다. 이때 자동화시스템에 오류가 나거나 망가진다면 굉장히 손실이 크겠죠? 이런 부분을 설계하고, 점검하는 직업이 자동화엔지니어이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중요한 직업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자동화엔지니어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분야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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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화공학과 졸업생들이 가장 많이 취업하는 분야는 반도체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외국계 회사나 협력업체 등에 인력 수요가 높은 편입니다. 다음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쿠팡으로 대변되는 물류업계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물류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자동화 부분의 수요가 많아졌습니다. 가령 우리가 모니터를 주문했을 때, 로봇이 패킹하고 배송까지 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물류 과정인데요. 이 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것도 자동화엔지니어의 주된 업무입니다.
다음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을 따져본다면, 스마트팜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저 역시 집에 조그마한 스마트팜 장비를 두고 상추를 직접 재배하는데요. 스마트팜은 사계절이 분명한 우리나라에서 원하는 농작물을 계절과 관계없이 재배하는 방법이자, 최근의 사과값 파동과 같은 수급 불안정 문제에 대처할 방안이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의료, IoT를 통한 업무 실습, 치킨을 튀기면서 발암물질이 배출되는 조리 과정을 로봇이 대신하는 작업 등 수많은 분야에서 자동화엔지니어링이 적용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학생들이 대학 등에서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자동화엔지니어가 될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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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어려운 일이었으나, 최근 자동화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대학에서 단기 집중 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 특정 분야에서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1년까지 첨단 분야의 강의를 듣고 실습을 수행해 자동화엔지니어로 거듭나는 과정입니다. 그만큼 자동화엔지니어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고 볼 수 있죠. 정부에서는 부트캠프Bootcamp❶ 과정을 신설했고, 동양미래대 또한 지난해부터 수행해오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학사학위 대신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라는 최소 단위 학점 이수를 통해 취득하는 소단위 학위를 신설하고 전국 10개 대학을 선정했고 올해는 더 많은 대학을 선정해서 자동화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 ❶ 부트캠프: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를 줄여서 부트캠프라고 부른다. 단기간 집중해서 관련 지식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첨단 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 자동화공학과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과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을 알려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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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로 따지면 중소기업부터 중견, 대기업까지 폭넓게 취업하고 있는데, 학과 내부적으로 대기업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점은 큰 강점입니다. 반도체를 비롯해 섬유화학, 정유, 스마트팜, 증권회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데요. 심지어는 공공기관, 법률사무소, 금융기관, 의료기관 등에서도 자동화엔지니어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은 원하는 곳에 취업하기 위해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는데요. 생산자동화산업기사, 전기산업기사, 산업안전산업기사, 소방설비산업기사, 위험물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기계설계산업기사, 3D프린터개발산업기사, 메카트로닉스기사, 전자계산기제어산업기사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자동화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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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을 결정짓는 세 개의 개념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초연결입니다. 예를 들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 때 핵심적인 뇌 기능에는 AI가 활용되는데, 이 AI를 학습시키는 것이 바로 빅데이터입니다. 또, 빅데이터를 만들려면 곳곳에 퍼져 있는 정보를 모아야 하는데 그것을 해결해준 것이 인터넷이에요.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어 무한한 정보를 수집하는 부분이 바로 초연결입니다. 이 삼박자가 들어맞아 4차산업혁명이 시작되었고 이를 활용해 바이오, 에너지, 우주기술 등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AI, 로봇공학 등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향후 자동화엔지니어링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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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기업 환경은 크게 변화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면 어느 기업이나 간단하게 SNS로 진행하는 설문조사는 과거 일일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진행했던 수요조사였습니다. 자동차 쪽은 어떨까요. 과거 시제품 설계 기간이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소요됐다면, 지금은 3D프린터나 AI, 로봇공학 등을 통해 일주일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도 가능해졌죠. 이런 시간과 노력이 줄어드는 것에 더해 더 정교한 센서와 지능화된 자동화 장비가 개발돼 빅데이터가 꾸준히 쌓여가기에 장비 고장까지 예측해 자동화엔지니어링을 통한 생산성과 안정성 모두 향상될 것입니다
반면 자동화엔지니어링에도 문제점은 존재합니다. 이 부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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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율주행 5단계 중 3단계를 구현하겠다고 주창했던 국내 기업에서 해당 발표를 취소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직은 운전 주체에 대한 윤리적인 문제, 그리고 사고가 생겼을 때 운전자와 회사의 책임 소재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로봇도 마찬가지입니다. 걷지도 못하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물건을 옮기고 명령을 판단해 수행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는데요. 과연 더욱 발전했을 때 로봇이 인간에게 유익한 부분만 수행할 것인가, 혹여 스스로 판단해 인간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일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해당 분야들에 대해 유럽연합EU에서는 4개의 위험 단계를 나누어 규제안을 만들었습니다. 챗GPT로 대변되는 창작자의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중국, 우리나라 등 세계 각국에서 자체적으로 규제 법안을 상정하고 있고요. 이렇듯 기술의 발달 속도에 맞추어 규제나 법안의 개선 또한 뒷받침되어야 문제점을 예방하고 또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열악한 환경에서 자동화시스템을 구현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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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투자 리스크가 있는 자동화시스템에 대해 그렇게 적극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련 기관에서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지원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들이 로봇 등을 도입할 수 있도록 시드머니를 지원해주는 것이죠.
또 자동화에 대해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자동화시스템을 통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주는 업체도 많이 있습니다. 저희 졸업생이 운영하는 ㈜세인티 산업체가 스마트 공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중소기업에 대한 자동화시스템 교육부터 시작해서 통합 관제 시스템 구축, 설비 및 모니터링 장비 구축 등 다양한 과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동화엔지니어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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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학을 1984년에 입학했는데요. 이후 카이스트 대학원에 진학했더니 당시 ‘386’이라 불리던 귀한 PC 1대를 15명이나 되는 동료들이 나눠 사용해야 해서 누가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사용할지 스케줄을 짜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때부터 자동화엔지니어의 필요성을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자동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뇌에 해당하는 컨트롤러인데, 코딩해놓은 대로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을 보니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지금까지 로봇을 이용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크게 지능형 로봇과 산업형 로봇으로 나누었을 때 이미 산업형 로봇은 전 산업 분야에 자동화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이고요. 이제는 개인 서비스를 위한 서빙, 청소 로봇 등이 일상에 접목되는 단계입니다. 최근에 각광받는 것은 운동을 보조해주는 재활 로봇, 소방 로봇, 우주 탐사 로봇 등이 있겠죠. 이외에도 정말 무궁무진한 분야에서 로봇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기에 자동화시스템의 미래는 로봇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혁신이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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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호 잡 인사이드에는
똑소리단 강현재, 김동민, 김신, 김정민, 김태권, 김형우, 남대현, 류승연, 류창흔, 박기혁, 서정수, 손상완, 윤혜인,
전유정, 전준규, 정연화, 조하민 님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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