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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사람을 위한 해결사
슬립테크에서 답을 찾다
홍준기 에이슬립 CTO
김광균 사진 서범세

첨단 기술을 활용해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슬립테크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기술로 개인의 수면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슬립테크 특성상 이종 산업·기술 간 융합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성도 매우 클 것으로 전망된다. 슬립테크 스타트업인 에이슬립의 홍준기 CTO를 만나 슬립테크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에이슬립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에이슬립은 AI 기술을 활용해 숨소리로 수면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슬립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웨어러블 제품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정확하게 수면 측정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수면을 측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사용자가 편하고 저렴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전, 스마트홈 시스템 등과 연계해 환경을 제어함으로써 수면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슬립테크와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대표님과 2020년에 CES에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슬립테크관이 CES에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관심을 많이 받고 있더라고요. 그때 여러 기업의 제품을 살펴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하드웨어 없이 편리하게 수면을 측정할 수 있는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슬립테크 시장이 커지면 우리가 핵심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창업하게 됐어요.
에이슬립의 AI 기반 수면 진단 솔루션은 CES 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에이슬립의 수면 분석 기술은 기존의 기술 및 서비스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이전 슬립테크 회사들은 단순히 수면 측정용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수면 개선과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에이슬립은 수면 개선에 필요한 제품을 취급하는 고객사에 수면 측정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수면 상태에 따라 수면을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현하도록 합니다. 스마트워치나 스마트 링 제품은 기상 후에 분석 리포트가 나오지만 저희 서비스는 실시간으로 수면 분석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수면 상태에 따라 실시간으로 온도나 빛, 소리 등 환경 제어가 가능한 것이죠.
에이슬립의 주력 서비스는 AI 기술을 통해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준다는 점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향후 AI 기술의 발달이 슬립테크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시나요?
별다른 장비 없이 스마트폰을 통해 숨소리만으로 정확하게 수면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의 근간이 AI입니다.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리 기반의 수면 분석 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에 병원 검사 수준의 정확도에 이르렀다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는 수면 측정보다 개선 쪽에서 AI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저희 회사도 그런 방향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최근 출시한 AI 에이전트, 즉 수면 비서 서비스의 경우 측정된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소 생활 패턴이나 건강 정보에 맞춰 개인화된 수면 개선 솔루션을 제공해줍니다. 이처럼 수면 개선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슬립테크의 시장성에 대해 낙관하는 전망이 많습니다. 업계 종사자로서 슬립테크 산업의 시장성과 성장성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슬립테크의 성장성은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일상에서 수면이 매일의 건강 상태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관련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국에서도 수면과 관련된 솔루션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고,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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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CTO는 수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면 관련 솔루션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어 슬립테크의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한다.
슬립테크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제품과 서비스도 다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수면 분석 외에도 특히 어떤 측면에서 기술 융합이나 활용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우선 실시간 수면 측정을 바탕으로 한 환경 제어 기능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실시간 수면 분석을 통해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술이 가능할 것 같고요. 환경 제어 외에도 수면 측정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체중을 측정하듯이 매일 일상적으로 수면 측정 기능을 이용하는 거죠. 매일 확인하고 싶은 나만의 데이터라는 점에서 수면 측정 기능 자체가 굉장히 높은 리텐션(고객 유지)을 갖더라고요. 만보기 등의 기능처럼 하나의 콘텐츠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이슬립 이전에도 AI 기반 전기차 배터리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창업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들려주세요.
평소 생각을 깊게 하는 편이 아니어서 ‘그냥 하고 싶어서 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해요. 첫 창업 때도 그렇고 현재도 그렇고 저희가 만든 기술이 세상에 도움이 됐으면 싶고, 세상에 유의미한 것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리고 그 유의미한 뭔가가 일상생활과 맞닿아 있는 것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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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테크 분야의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낀 사례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슬립테크 분야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AI 기술 기업으로 창업하다 보니 어느 정도 R&D 기간이 필요했어요. 수면 측정에 AI 기술을 적용하려면 데이터를 충분히 수집하고 AI를 학습시키는 과정이 있어야 하니까요. 이후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통해 저희 기술을 접한 고객들이 수면의 질이 많이 개선됐다는 반응을 고객사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로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B2C 사업으로 엔드유저를 통해 효과가 좋다는 반응을 직접적으로 접하고 있는데 그런 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스타트업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요? CTO로서 갖춰야 할 역량과 자질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일반적으로 CTO는 회사의 사업 방향에 맞게 개발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희 회사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보니 AI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합니다. 회사마다 성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앞으로 생길 기술 스타트업은 CTO가 알아야 할 기술의 범위가 좀 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신 기술을 빠르게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은 물론, 팀원들과 협업할 때 방향을 제시하고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한 B2B 사업을 하는 경우 외부의 개발 조직과 소통하는 일이 많은데 기술적 논의를 위한 이슈를 팔로업하고 내부적으로 일을 진행시키는 역할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슬립테크 외에 관심 있거나 잠재성이 있다고 눈여겨보는 분야가 있을까요?
AI 에이전트와 같은 서비스 분야가 매우 유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AI 에이전트와 콘텐츠가 결합되는 분야가 상당히 각광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떤 분야든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에이슬립의 수면 데이터도 하나의 콘텐츠인 셈이거든요. 그런 관점에서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 ❶ AI 에이전트: 환경과 상호 작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사용해 목표를 위해 필요한 작업을 스스로 결정해서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슬립테크 분야의 서비스 개발이나 기술 분야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갖춰야 할 소양과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근 AI 툴이 크게 발전하면서 기술적으로 쉽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 만큼 전문성을 바탕으로 깊게 통찰할 수 있는 자신만의 분야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융합적 관점에서 폭넓은 분야를 빠르게 학습하고 연결성을 찾을 줄 아는 능력도 필요하고요. 슬립테크 분야가 워낙 다양한 분야와 연결되다 보니 특히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폭넓은 지식과 자질을 갖춰야 슬립테크 전문가로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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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에이슬립 CTO
홍준기 CTO는 누구
홍준기 CTO는 에이슬립의 공동 창업자로 기술개발과 활용을 위한 모든 활동의 총괄 책임을 맡고 있다. 카이스트 전기및 전자공학과 학사와 석사, 박사를 모두 거쳤으며, 박사과정 중 리튬이온 배터리 폭발을 예측하는 AI 기업 로보볼트를 창업한 이력이 있다. 에이슬립 창업 2년 만에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30인 30 under 30 Asia list 2022’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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