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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olicy
미래 혁신 기술을 향한
탄탄한 준비
이슬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내
분석하고 전략도 짜는 AI… 산업제조 AI 2027년까지 200개 확대
“인공지능AI이 우리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AI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 전략가’로 불리는 제이슨 솅커 프레스티지이코노믹스 회장의 말이다. AI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그만큼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이는 일개 개인에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앞으로 기업도 AI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생산성과 결과물의 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최근 산업계에서 주목하는 자율제조 AI가 그 예다. 자율제조 AI는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 공정을 자동화하고 최적화해 효율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이다. 머신러닝, 딥러닝, 데이터 분석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하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최적의 운영 방안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노동력을 대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도 절감하며, 품질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를 위해 정부도 발 벗고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초까지 ‘AI 자율제조 전문기업 디렉토리’를 작성할 계획이다. 디렉토리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주도하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학계, 산업계 전문가가 협력해 제작한다. AI 솔루션 기업, 로봇 기업, SISystem Integration 기업 등 세 분야에서 각각 10개 내외, 총 30개 전문기업을 선정한다.

선정된 전문기업은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이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제조 공정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산업부가 연구개발R&D 자금, 금융,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올해 시작된 26개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20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GS칼텍스, 삼성중공업, 포스코 등 주요 제조업체가 이미 참여 중이며, 내년부터는 전문기업의 참여 여부가 평가에 반영된다. 또한, AI 전문기업들은 1년간 지원되는 ‘AI 자율제조 미니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다.

AI 전문기업들은 ‘제조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모델은 OpenAI의 GPT처럼 광범위한 데이터를 활용해 제조업에 특화된 지식을 학습하는 대규모 AI 모델로, 제조 공정에 적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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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AI 자율제조 전문기업을 선정해 AI 자율제조 선도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슈퍼컴퓨터 크게 능가하는 양자컴퓨터…
정부, 산업 활용에 지원
구글은 지난해 말 최신 양자칩 ‘윌로우’를 발표했다. 구글은 윌로우가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0자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 수 있었다고 밝혔다. ‘10자’란 10의 24제곱을 뜻한다. 그만큼 긴 시간이 걸리는 난제를 순식간에 푼 것과 더불어 윌로우는 오류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도 밝혔다. 양자컴퓨터가 향후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2025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다. 양자역학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 동시에 양자역학이 우리 실생활에서 활용이 확대된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로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 앞으로 윌로우와 같은 양자컴퓨터를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다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약을 개발한다고 가정해보자.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수만 번 시행한다 해도 단 몇 초 안에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분자의 특성과 반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부작용을 줄이면서 개발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활용 분야로는 기후예측이 있다. 양자컴퓨터가 현재 날씨의 요인을 슈퍼컴퓨터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파악해 비가 올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를 우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와의 기술 초격차를 벌리는 데 크게 유용할 것이다. 문제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는 것도, 이를 활용하는 것도 현재는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에만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산업계 수요에 맞게 지원하기 위해 양자컴퓨팅 산업 활용 사업을 추진한다.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최근 IBM사의 12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도입, 양자컴퓨팅센터를 구축 중이다. 산업부는 연세대 양자컴퓨터를 우리 기업이 신속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이 사업을 기획했다. 여기에는 5년간 총 178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양자컴퓨터를 토대로 산업 활용에 필요한 추가 장비 구축, 양자 알고리즘 개발, 관련 산업 생태계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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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코로나19 겨우 끝났는데…
미국 조류독감H5N1 확산으로 위기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2025년 1월 1일(현지 시간) 2025년 과학계 주요 화두로 변종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협을 꼽았다. 조류독감(조류인플루엔자) 병원체 ‘인플루엔자 A바이러스 서브타입 H5N1’(이하 H5N1)이 2024년 3월 처음 보고된 이후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전 세계 동물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H5N1은 조류에게 치명적인 병원체다. 야생조류를 감염시키고, 양계장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과학계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이 조류인플루엔자가 철새 등 조류를 넘어 포유류, 인간까지 감염시키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젖소들 사이에서 대규모 H5N1 감염이 발생한 데 이어 심지어는 인간 감염 사례까지 등장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4년 12월 18일 기준 전 세계에서 H5N1에 감염된 인간은 76건이 보고됐다.

다만 아직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WHO는 H5N1이 일반 대중에 미치는 위험 수준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최근 루이지애나 소재의 한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환자에게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사람 간 쉽게 전염될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견됐다고 밝히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직접 소나 닭에 접촉한 적이 없는 어린이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이에 2024년 12월부터 조류인플루엔자 검사를 전국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원유의 수송 및 가공업자도 필요에 따라 바이러스 검사를 위한 샘플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제약업계에서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다른 방식의 백신보다 짧은 시간 안에 백신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것이 용이한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의 백신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백신은 변종이 발생했을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예방대응본부 생물의학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mRNA 기반 H5N1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에 1억7600만 달러(약 2600억 원)를 지원했다. BARDA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통해 mRNA 백신의 효능과 개발 속도, 생산 확장성 등 장점을 확인했다며 모더나에 지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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