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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이
무기가 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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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은 산업에 필수적이지만 다양한 공급 리스크가 존재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 위기의 원인과 각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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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광물의 중요성과 공급망 위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친환경에너지 전환, 첨단산업 발전이 가속화되며 광물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 설비 중 하나인 해상풍력발전기에는 약 15톤의 광물이 사용되고, 최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기차는 광물 사용량이 내연기관차 대비 6배에 달한다. 또한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산업발전을 추구하던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휴대폰, 컴퓨터 등 첨단제품의 사용증가도 광물 수요증가의 주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OECD는 금속 집약적 산업확대와 신흥국·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 등으로 인한 세계 원자재 수요가 2011년 790억 톤에서 2060년 1670억 톤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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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공급이다. 광물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광산 개발은 탐사부터 채굴까지 평균 15~20년이 소요되며 실제 양산에 성공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미 기술광물연구소의 희토류 개발 프로젝트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진행 중이었던 275개의 프로젝트 중 2021년 생산에 진입한 프로젝트는 4개로, 성공률은 1.5%에 불과했다. 또 광산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가 널리 알려지며 많은 신규 광산 프로젝트가 지역사회와 마찰을 빚거나 중단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가속화되고 있는 자원 보유국의 자원 전략화도 공급 위기를 높이고 있다. 수많은 자원 보유국은 가치가 높은 자원을 활용해 자국의 이익을 창출하고 선진국의 제조 기술에 대한 자국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멕시코의 리튬산업 국유화 법안 통과 및 국영 리튬 회사 설립, 인도네시아의 2022~2023년 보크사이트, 구리 원광의 수출 중단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의 주요 원자재 공급국 중 하나인 중국의 광물 수출 통제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매년 희토류의 채굴 및 제련 총량을 고시해 생산을 통제하고, 각종 광물에 대한 수출 제한을 통해 세계 광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세계적으로 60건 이상의 원자재 수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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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
핵심 광물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공급에 대한 위기감이 가중되며 미국, EU 등 주요국에서는 일찍부터 광물 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미국의 핵심 광물 확보 노력은 지난 2010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오바마 정부는 2010년 10월 핵심·전략 광물 공급망 소위원회를 설치, 부처 간 역할을 조정하면서 미국 광물 정책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를 거쳐 바이든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을 발표해왔다. 미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은 크게 자국 생산 역량 강화 및 우방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사슬 구축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국은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❶을 통해 지질 자원국에 5.1억 달러를 배정해 자원탐사와 DB 구축, 광물 관련 실증시설 건설을 추진 중이며 동 법에 근거해 에너지부는 5년간 배터리, 친환경에너지 설비 등 미래산업용 핵심 광물에 7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중국 등 단일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우방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쿼드QUAD❷, 광물안보파트너십MSP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등 다자간 협의체를 구축하고 광물 수급 문제에 공동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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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❶ Infrastructure Investment and Jobs Act
  • ❷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 ❸ MSP,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 참여 국가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EU, 캐나다, 일본, 영국, 핀란드, 프랑스, 호주, 스웨덴, 이탈리아 등 13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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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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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광물 확보 전략도 미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EU는 우선 역내 생산 확대를 위해 회원국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2012년 원자재 유럽혁신파트너십, 2014년 유럽혁신기술위 핵심광물위원회, 2017년 유럽배터리연합, 2020년 유럽원자재연합 등은 이를 위해 출범한 대표적인 범유럽 협의체들이다. 각 기구의 회원 구성과 역할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 기구는 핵심 광물의 채굴에서 재활용에 이르는 전 가치사슬에서의 공급망 강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범유럽 공공기금인 호라이즌 유럽❹, IPCEI❺를 통해 광물 가치사슬과 관련한 수많은 연구 및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U 광물 확보 전략의 또 다른 하나는 해외 국가와의 네트워크 확대다. 광물의 특성상 부존자원의 한계로 특정국에서의 수입이 불가피한 점을 감안, EU는 국제 협력체 활용 및 자원 보유국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힘쓰고 있다. WTO, G7, OECD 등 국제 협력체 및 양·다자간 협정에 대한 적극적 참여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자원 보유국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상호 협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그 예다.
  • ❹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유럽의 대표 연구 혁신 프로그램t
  • ❺ 공동 관심 분야 중요 프로젝트IPCEI, Important Project of Common European Interest: 경쟁 왜곡 우려로 EU 국가 내 산업 보조금 지급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EU의 미래 핵심 산업으로 간주되어 IPCEI 대상으로 선정 시 보조금 지원을 예외적으로 허용
  • ❻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8년 미국은 수입 철강재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협상 끝에 추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약 270만t)로 수출이 제한되는 수출 쿼터제를 적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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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광물 확보 전략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경쟁이 격화되며, 우리나라도 광물 공급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대부터 해외자원개발계획, 광업기본계획 등을 통해 광물의 수급상황분석, 공급 안정화 방안 등을 추진해왔으나 동 전략은 5~10년 주기로 이루어져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의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22년 12월 ‘핵심 광물 확보전략’을 발표하며 국내 광물 전략을 재정비했다. 이번에 발표된 전략에서는 그동안 명확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핵심 광물을 33종으로 지정했을 뿐 아니라 특히 경제적으로 중요성이 높고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10종을 ‘전략 광물’로 별도 선정했다. 또한 핵심 광물 비축 확대,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인력 양성 등 세부 추진 과제를 제시했다. 해외 국가와의 협력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EU 등이 참여한 핵심광물안보협의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공급망 분야 등 다자간 협의체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호주, 베트남 등 자원 보유국과 교류를 통해 중장기적 차원의 광물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핵심 광물 확보, 중장기적 방안 마련해야
핵심 광물의 안정적인 확보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안보에 직결되는 중요한 과제다. 광물을 둘러싼 세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밀한 광물 확보 전략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에서 발표한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의 세부 시행 사항을 서둘러 이행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내 광물 가치사슬별 생태계가 발전할 수 있도록 현황을 살펴 기업에 필요한 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광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 광물의 재활용 프로세스를 정비해 자원의 순환성을 높이고 저감·대체 관련 연구 투자를 대폭 늘려 근본적 해결 방안 모색에도 힘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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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현 연구위원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공급망분석팀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광물 분야를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주요 연구로는 <우리나라와 주요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과 시사점>,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 현황과 시사점-네오디뮴영구자석을 중심으로> 등이 있다. 소부장 공급망센터에서 발간하는 <글로벌 공급망 인사이트> 발간인으로도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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