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증가와 함께 비약적으로 성장한 이차전지 시장에서 한국은 현재 중국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에서 우수한 기술력으로 경쟁력을 갖췄지만 보완해야 할 공급망 문제도 많다.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은 ‘원자재 채굴·가공→소재 생산→배터리 생산→전기차 생산→재활용’ 단계로 구분되며, 한·중·일 3국은 배터리 공급망 각 단계에서 주도권 경합 중이다. 한국은 전기차 배터리와 양극재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반도체와 함께 향후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등장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이차전지 시장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핵심 부품인 이차전지 시장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21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6개 사가 세계시장의 87%를 석권했다. 특히 한국은 우수한 품질과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중국에 이어 배터리 시장점유율 세계 2위로 부상했다. 중국의 배터리 시장은 자국 우선주의 정책(자국산 배터리 장착 전기차에 보조금 추가 지급, 궈차오(애국소비 등))으로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제외 시 2022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28.9%, SK이노베이션이 14.9%, 삼성SDI 10.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시장 제외 시 2022년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28.9%, SK이노베이션이 14.9%, 삼성SDI 10.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 4대 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중 양극재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양극재는 배터리 핵심 소재로 원가 비중이 가장 높고(52%), 시장규모도 크며(61%) 세계 각국이 본격 배터리 증설에 나서면서 양극재 기업도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2030년 양극재 시장은 2020년 대비 7.3배 증가(연평균 24% 증가)해 가장 큰 소재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양극재 시장은 한·중·일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은
2위 자리를 놓고 일본과 경합 중이다.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 성적표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은 시장점유율, 기술력, 생산, 품질 측면에서는 우수하지만 소재·원자재 경쟁력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고 가공 역량도 미흡해 중국과 일본 대비 경쟁력이 낮다. 2022년 양극재 시장에서 한국 점유율은 28%에 달했으나,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전구체와 리튬(수산화리튬)은 대부분 중국에 의존해 수익성이 높지 않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원재료를 조합한 화합물로 전구체에 리튬을 배합하면 양극재가 최종적으로 생산된다. 전구체와 리튬의 경우 양극재 재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양극재 생산 이윤의 70%가 중국에 귀속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과 수급 불안 등 대외 여건에 취약하다. 우리나라는 전체 리튬 수입의 95%를 중국(64%), 칠레(31%)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산화리튬을 수입하고, 칠레에서는 탄산리튬을 주로 수입하는 구조다. 2020년부터 대중국 수입이 칠레를 앞서고 있어 향후 중국 수입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대중국 리튬 수입은 연평균 68% 증가했으며 대중국 리튬 수입의 91%가 수산화리튬이다. 국내에서 하이니켈 배터리(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인 배터리를 지칭)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향후 대중국 수산화리튬 의존 구조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은 가격 변동성이 높아 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수산화리튬 정제 산업 및 해외 자원 개발 투자를 확대해 조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국·일본의 대중국 리튬 수입 비교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주요 리튬 수출 대상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의 대중국 리튬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중국의 전체 리튬 수출 중 한국이 54%인 반면 일본은 30%에 불과하다. 일본의 대중 리튬 의존도는 50%대에 머물러 있으나, 한국은 2017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는 64%에 달한다. 이는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의 대중국 수산화리튬 의존도가 84%에 달하는 데 기인한다. 일본은 리튬 수입품목 다양화, 수입선 다변화에 주력해 리튬 수급이 안정적이다. 수입품목도 수산화리튬(41%), 탄산리튬(46%), 스포듀민(12%) 등으로 다양하다. 2022년 기준 일본은 리튬 수입의 44%를 중국 이외 국가에서 수입해 수입선도 다변화하고 있다.
대중국 배터리 원자재 의존 문제
현재 한국은 리튬 이외의 여타 배터리 핵심 원자재 및 중간재도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황산니켈을 수출하지 않아 니켈 의존도는 낮지만 2022년 기준 흑연, 코발트 의존도는 90%에 달한다. 망간의 경우 지난 3년간 의존도가 99%에 달했으나, 2022년 벨기에 수입이 늘면서 30%로 저하됐다. 또한 니켈, 코발트, 망간의 배합으로 제조된 전구체NCM 의존도가 98%에 달해, 우리 기업의 배터리 원자재 및 중간재의 대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매우 높은 편이다. 2022년 기준 전구체는 국내 수요의 98%를 수입에 의존했다.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은 한국 배터리 생태계의 심각한 위협 요인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지 않을 경우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해질 수 있다. 중국의 기후변화나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이 불거질 경우 리튬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최근 가뭄과 정전으로 리튬 채굴·정제 공급망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쓰촨성 공장이 폐쇄되면서 리튬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2010년 중국이 정치적 이슈(센카쿠 열도 갈등)로 분쟁 시 희토류를 전략적으로 이용했던 전례에 비추어 중국이 우리나라와 정치·경제적 갈등이 생길 경우 배터리 원자재 수출을 통제할 수 있다. 배터리 공급망 내재화 및 원자재 환경기준이 강화되면서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배터리가 국제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리튬의 경우 배터리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배터리 원자재 인플레이션)해 국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리튬 가격 급등으로 리튬이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하며 최근 여타 광물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리튬은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리튬의 경우 배터리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고 수요 폭증으로 가격이 급등(배터리 원자재 인플레이션)해 국내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리튬 가격 급등으로 리튬이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하며 최근 여타 광물은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리튬은 상승세를 지속 중이다.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리튬 확보 위한 전략 반드시 필요
리튬은 이차전지 배터리에 사용되며, 차세대 배터리에 양극재, 음극재 핵심 광물로 투입되는 핵심 원자재로 수급과 가격 변동이 심하다. 전 세계 리튬의 65%가 중국에서 제련되고, 한국은 리튬 64%를 중국에서 수입해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일본의 경우 대중국 리튬 의존도가 50%인 반면, 한국은 대중국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60%에 달한다. 특히 수산화리튬은 국내 기업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과 배합이 용이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에 많이 쓰이면서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84%에 육박한다.
최근 리튬 생산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 원산지 문제, 자원 국유화 등의 이슈가 배터리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제련시설이나 보유 광상이 부족한 실정이다. 리튬은 채굴 및 제련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지역사회와의 갈등, ESG 미충족 등 많은 문제점이 있어 향후 ESG 기준에 부합하는 리튬을 조달하는 것이 공급망 관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월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해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급한 경우에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다. 아울러 리튬 국유화로 통제권을 높이려는 시도가 남미 리튬 삼각지대 및 멕시코에서 검토되고 있어 자원 수급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편중된 리튬 공급망을 보유한 한국은 리튬 제반 이슈 관리에 취약하다. 2021년 블룸버그가 배터리 공급망을 보유한 30개국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10위로 기록되었다. 원자재 수급, 환경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부여(18위, 19위)하며 한국의 원자재 수급 불안과 배터리산업의 고탄소배출 구조를 지적했다. 향후 특정국 원자재 의존이 해소되지 않고 환경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은 더 약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 기업이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분투자 ▲오프테이크 ▲광상 개발 ▲추출 기술 개발 및 제련시설 구축 등이 필요하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 배터리 공급망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해외 광상 개발 투자 활성화 ▲자원외교 복원 ▲리튬 제련산업 육성 ▲중국 이외 공급선 발굴이 필요하다.
최근 리튬 생산에서 발생하는 환경파괴, 원산지 문제, 자원 국유화 등의 이슈가 배터리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제련시설이나 보유 광상이 부족한 실정이다. 리튬은 채굴 및 제련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 환경오염, 지역사회와의 갈등, ESG 미충족 등 많은 문제점이 있어 향후 ESG 기준에 부합하는 리튬을 조달하는 것이 공급망 관리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지난 8월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해 미국 혹은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원자재를 수급한 경우에만 보조금 지급 대상에 포함한다. 아울러 리튬 국유화로 통제권을 높이려는 시도가 남미 리튬 삼각지대 및 멕시코에서 검토되고 있어 자원 수급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 편중된 리튬 공급망을 보유한 한국은 리튬 제반 이슈 관리에 취약하다. 2021년 블룸버그가 배터리 공급망을 보유한 30개국의 경쟁력을 평가한 결과 한국은 10위로 기록되었다. 원자재 수급, 환경 분야에서 낮은 점수를 부여(18위, 19위)하며 한국의 원자재 수급 불안과 배터리산업의 고탄소배출 구조를 지적했다. 향후 특정국 원자재 의존이 해소되지 않고 환경기준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한국의 배터리 공급망 경쟁력은 더 약화될 우려가 있다.
국내 기업이 리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분투자 ▲오프테이크 ▲광상 개발 ▲추출 기술 개발 및 제련시설 구축 등이 필요하지만 기업 차원에서는 한계가 있다. 배터리 공급망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관이 협력해 ▲해외 광상 개발 투자 활성화 ▲자원외교 복원 ▲리튬 제련산업 육성 ▲중국 이외 공급선 발굴이 필요하다.
강내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계량경제학 박사
2014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동향분석실 수석연구원으로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제조업의 미래Ⅱ, 제조업의 서비스화 사례와 우리 기업의 혁신 전략, 글로벌 공급망의 뉴노멀과 우리의 대응, 5대 신성장 산업의 수출경쟁력 및 경제 기여 진단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