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될 때 더 큰 힘이 나는 기술
현재 국내 많은 대기업이 수소 시장을 점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여러 대기업과 산학협력을 통해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대기업의 수소 시장 진출 의지를 인지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처럼 현대자동차, SK, 한화, 포스코, 코오롱인더스트리 등의 대기업이 수전해 등 수소
사업에 뛰어들어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대기업들이 수소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판매하며 이들과 협업할 수 있는 국내 중견기업 혹은
중소기업의 성장이 필수적이다.
일례로 PEMWE의 경우 대기업이 MW급 스택을 생산해 판매하기 위해서는 중견·중소기업이 양이온 교환막, 촉매, Membrane-Electrode-AssemblyMEA,
Porous transport layerPTL 등을 개발 공급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요소를 대기업이 연구개발, 생산 및 판매하기는 어려우므로 병합할 요소기술을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이 개발해야 한다. 이러한 기업 간의 연계 형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 향후 수소 시장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질 것이다. 수소
분야는 당장의 매출을 통해 이익이 많이 나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요소기술 개발 이후 MW급 스택 장치 개발의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소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학 및 국책연구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이 요소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대학이 우수 인력과 함께 원천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한다. 대학의 경우 한국 수소 분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소위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높은 저널에 요소기술 개발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계는 연구비
수주를 위해서 영향력 높은 논문을 쓰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런 노력이 제품화로 연결되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논문 발표를 넘어 대기업 및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실제 산업에서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다듬어 나가면서 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수준으로 방향성을 잡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투입해 기업과 국책연구원 그리고 대학에 있는 교수들이 함께 모여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연구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토의할 수 있는 산학연
협의체 등을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협의체를 통해 기업과 대학이 서로의 니즈를 파악하면, 대학 연구진은 단순히 톱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을 넘어 미래 수소
사회에서 대한민국이 기술 및 산업적으로 선점하는 쪽으로 연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