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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Story> Fall in Tech
6가지 키워드로 읽는
AI 에이전트
김용성 충남대학교 기술교육과 교수

챗GPT를 적극적으로 사용해본 사람이라면, 텍스트 생성은 매우 잘하는데 그다음 단계가 뭔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가 챗GPT에게 제주도 여행 계획을 짜 달라고 하면 비교적 짧은 시간에 훌륭한 결과를 내지만, 직접 나에게 맞는 숙소를 검색하고 예약을 해주거나 맛집 예약을 해주지는 못한다.
우리의 삶은 분명 이전보다 편해졌지만, 이제 챗GPT 같은 대화형 AI를 넘어 더 편리한 삶을 꿈꾸고 있다. 그래서 나의 삶을 편하게 해준 기술들을 한층 더 발전시킨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우리의 질문에 답변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목표가 있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도구를 탐색해 다양한 업무를 해결해내는 인공지능 비서인 셈이다.
예를 들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줘”라고 부탁하면 전반적인 내용 구성부터 배치, 시각화, 그리고 완성된 결과물을 첨부해 이메일 발송까지 자동으로 할 수 있다.

그렇다면 AI 에이전트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6가지 핵심 키워드를 통해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s1_5_icon.png AI 에이전트는 무엇으로 만들어지는가?
1 대규모 언어 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
AI 에이전트의 두뇌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GPT, Claude, Llama 등과 같은 챗봇 형태의 AI에서 사용하는 언어 모델이다. 하지만 AI 에이전트에서 사용하는 LLM은 챗봇에서 사용하는 LLM과는 역할이 다소 다르다. 챗봇의 LLM이 ‘답변 생성기’라면, AI 에이전트의 LLM은 ‘사고 엔진’으로 비유할 수 있겠다.

AI 에이전트의 LLM은 사용자가 입력한 내용을 분석하고, 해당 내용을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스스로 계획한다. 그리고 문제해결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외부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이메일 발송, 데이터 시각화 등의 작업까지 수행하도록 지시하고 제어할 수 있다. 또한 부족한 정보가 있다면 최신 정보를 검색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존 자료들을 보완해 답변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 서비스 불만을 해결해줘”라는 요청을 받으면, 고객의 불만 내용 파악 - 고객 성향 분석 - 해결 방안 탐색 및 도출 - 고객 연락 - 후속 조치 계획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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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는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2 멀티모달Multimodal
인간이 눈, 귀, 손 등을 모두 사용해 세상을 이해하듯, AI 에이전트도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음성, 비디오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를 멀티모달 능력이라고 한다. 의료진단 에이전트를 예로 들어보자. 환자의 X-ray 이미지를 보고, 의사가 음성으로 설명하는 증상을 들으며, 과거 병력 텍스트를 읽어 종합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한다. 이러한 각각의 정보가 따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통합하여 복합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자율주행 에이전트는 카메라 영상에서 보행자를 인식하고, 동시에 교통 관련 텍스트 정보와 GPS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의 주행 판단을 내린다. 이처럼 멀티모달 능력은 AI 에이전트가 현실 세계를 더욱 폭넓게 인지하고 효과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이다.
멀티모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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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_5_icon.png AI 에이전트는 어떻게 똑똑해지는가?
3 자율성Autonomy
AI 에이전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인간이 지시하지 않아도,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자율성이라고 한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는 “A라는 일을 처리하고, 그다음에는 B라는 일을 해”라고 여러 작업을 직접 지시해야 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 문제를 해결하라”는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상황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최적의 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아나간다. 만약 고객 서비스 AI 에이전트에게 “고객 만족도를 높여달라”는 목표를 주면, 먼저 현재 불만 사항을 분석하고, 유사한 케이스의 해결 사례를 찾아보며,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식을 선택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혹시나 중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도, 여러 대안을 모색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계속 노력한다. 즉 AI 에이전트는 자율성을 통해 인간과 유사하게 스스로 목표 달성을 위한 최적의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실행한다.
4 적응성Adaptability
AI 에이전트는 고정관념을 갖거나 틀에 갇혀 있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이나 예외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에 적응하며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적응성이라고 한다. 금융 거래용 AI 에이전트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초기에는 일반적인 투자 원칙에 따라 거래하지만, 시장에서의 실제 결과를 보며 전략을 다양하게 수정할 수 있다. 특정 조건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해당 패턴을 피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며, 좋은 성과를 낸 조건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거래하여 수익률을 최대화할 수 있다. 즉 AI 에이전트 자신이 수행한 행동의 결과를 분석하고, 다음 의사결정을 할 때 이를 반영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효율적이고 정확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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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_5_icon.pngAI 에이전트는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5 의사결정 엔진Decision Engine
현실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은 정답이 하나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AI 에이전트는 현재 상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작업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의사결정 엔진에서 담당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배달 서비스 에이전트를 살펴보자. 점심시간같이 주문이 몰려드는 상황에서는 한정된 배달 기사로 최대한 많은 주문을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AI 에이전트는 배달 거리, 현재 교통 상황, 음식 준비 시간, 고객 우선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적의 배송 경로와 순서를 결정한다. 갑자기 비가 오거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돌발 상황이 생기면, 즉시 계획을 변경해 지연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6 도구 활용 능력Tool Use
AI 에이전트의 진정한 힘은 다양한 도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웹 검색, 외부 API 연결,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 조작까지 필요에 따라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사람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도구와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몰 관리 AI 에이전트에게 고객이 “상품이 언제 배송되나요?”라고 문의하면, 먼저 주문 시스템에서 해당 고객의 주문 정보를 찾는다. 그다음 배송 업체 사이트에 접속해 실시간 배송 현황을 확인하고, 고객에게 정확한 도착 예정 시간을 답변한다. 만약 배송이 지연되었다면 자동으로 할인 쿠폰을 발급하고 사과 메일을 보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도구 사용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는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을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다. 이처럼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업무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는 더 이상 컴퓨터에게 ‘어떻게 할지’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만 말하면 된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안고 있다. 중요한 결정에서의 오류 가능성, 예측 불가능한 행동 가능성, 인간 일자리에 미칠 영향 등 기술적 및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들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AI 에이전트는 반복적이고 복잡한 업무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고,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 ❶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준말로 프로그램을 작성하기 위한 일종의 서브 프로그램이다.
의사결정 엔진 흐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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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는 웹 검색, 외부 API 연결, 다양한 응용 소프트웨어 조작 등 필요에 따라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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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성 충남대학교 기술교육과 교수
고려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박사(AI/머신러닝 전공)를 취득했으며, 이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선임연구원,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를 역임했다.
인공지능부터 자연어 처리, 컴퓨터 비전, 교육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교육, 디지털 기반 교육(에듀테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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