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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대중화의 열쇠
초고속 충전을 위한 400kW급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개발
SK시그넷㈜
김승호 사진 이승재, SK시그넷㈜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직면하는 격차를 의미하는 ‘캐즘’. 수많은 디지털 제품이 캐즘을 경험했다.
극복에 실패하고 사라진 제품이 있는 반면, 캐즘 터널을 뚫은 제품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세대교체를 이뤘다. 전기차 캐즘 돌파를 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혁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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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명

초고속 충전을 위한 400kW급 전기자동차 충전 시스템 개발

제품명(적용 제품)

V2 400kW 초급속 충전기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18.10.01. ~ 2022.03.31.(42개월)

총 정부출연금

43억5000만 원

개발 기관

SK시그넷㈜

참여 연구진

유병우, 김태규, 양승철, 장우식, 함재욱, 김영장, 배용건, 김상현, 홍성천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충전 인프라 혁신이 필요한 때
도로 위 풍경이 달라졌다. 자동차 산업의 무게 중심이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차량으로 옮겨가면서 전기차의 비중 또한 커지고 있다.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올해 1분기 친환경차(전기차, 수소차,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국내 자동차 내수 판매량 중 43%를 차지했다. 이 점유율 수치는 2023년 28%, 2024년 37%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 친환경차 전환이 대세임을 나타냈다. 전기차 캐즘도 조금씩 극복하는 모양새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전기차 판매량은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1분기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충전 인프라 요구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전기차 보급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지난해 5월 전기차 이용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환경공단 설문조사에 따르면, 충전소 부족으로 불편을 경험했다는 답변이 53.8%로 응답자 절반을 넘겼다. 실제로 충전 인프라 부족 문제는 전기차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전 인프라의 성장이 캐즘 돌파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SK시그넷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춘 초급속 충전기술 개발로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준비 중이다. 1998년 설립 이후 충전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온 SK시그넷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집중하며 기술 내공을 다졌다. 2018년에는 미국 최대 충전 사업소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그간의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 개발한 400kW 초급속 충전기는 단순한 충전기를 넘어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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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이 개발한 400kW 초급속 충전기는
고효율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해 충전 인프라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구현한 안전과 효율
SK시그넷이 개발한 충전기는 고효율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했다. 충전 시스템은 두 가지 핵심 기술로 요약된다. 첫째는 액체 냉각 시스템으로, 고출력 충전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 커플러에 액체 냉각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발열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과열로 인한 성능 저하를 방지해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충전 환경을 제공한다. 둘째는 ‘파워 셰어링’ 시스템이다. 하나의 파워뱅크(600kW)가 최대 4개의 디스펜서(충전기)와 연결되며, 50kW 단위 파워 셰어링을 통해 차량별 배터리 상태에 맞춰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한다. 한 대 충전 시에는 최대 속도로, 다중 충전 시에는 각 차량에 최적 전력을 공급해 충전 효율과 에너지 운용의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실제 해외에 설치된 V2 400kW 충전기의 경우 가동률이 99%에 이를 만큼 높은 효율을 자랑한다.

기술개발 과정에서는 특히 품질과 안전성 확보에 중점을 뒀다. 전기적, 기능적, 전자파, 환경 내구, 전원 안정성 등 총 50개 이상의 시험을 통해 일관된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했다. CE, RE(방사성 방출), ESD(정전기 방전), 고온·저온 시험, 방수·충격 시험까지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글로벌 OEM과 충전 네트워크 운영사로부터도 기술 신뢰성을 인정받고 있다.
치열한 기술 경쟁력 확보, 그 뒤를 받친 정부 R&D
개발 과정이 순탄하진 않았다. 고출력 장비에 대한 검증 및 신뢰성 인프라 구축이 큰 과제였다. 충전 용량이 커질수록 검증 장비의 규모와 정밀도가 요구됐고,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자체 R&D센터(C-LAB) 구축과 안정적인 수전 설비까지 많은 제약을 극복해야 했다. 이때 산업통상자원부의 적극적인 R&D 지원이 든든한 뒷받침이 됐다.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해 검증 인프라를 갖추었고, 이를 통해 고성능 분리형 시스템에 대한 50여 가지 신뢰성 시험을 자체적으로 수행해 품질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더불어 산·학·연 협력이 기술 상용화 관문을 통과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P55 방수·방진 기준 충족, UL·CE 등 해외 규격 인증 획득, ISO 15118, IEC 61851 등 국제 표준 대응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검토와 반복 테스트가 필요했다. 특히 밀폐성과 냉각 효율 사이의 균형을 잡는 설계 최적화, 지역별 인증 조건 반영 등은 큰 도전이었지만, 협력을 통한 현장 중심의 반복 시험과 지속적인 기술 투자, 글로벌 협업으로 하나씩 극복해나갔다.
기본에 충실한 SK시그넷의 시장전략
SK시그넷은 이번 과제를 통해 제품 개발, 품질 신뢰성, 운영 효율이라는 세 가지 핵심 영역에서 균형 잡힌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충전기 시장의 기술 변화가 빠르고 수요 예측이 어려운 만큼, ‘QCDTR(품질, 비용, 납기, 기술, 대응력)’라는 제조업의 기본 원칙에 충실하며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400kW급 초고속 충전 시스템 및 운영 솔루션CISS을 통해서는 국내외 초급속 충전 인프라 확산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다양한 충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속(30kW)부터 급속(50kW, 100kW, 200kW), 초급속(400kW)까지 폭넓은 출력 옵션을 제공하는 V2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또한 자체 구축한 CISSCharger Integrated Support System를 통해 충전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원격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SK시그넷이 이를 통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의 성장을 선도하며, 더 나은 전기 충전 생태계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충전기 통합지원 시스템C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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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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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 유병우 CTO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 R&D 대표 10선에 선정됐다. 선정된 결정적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산업부 R&D 대표 10선에 선정된 것은 당사 구성원 모두에게 큰 자부심이자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에서 기술력 확보에 매진해온 노력을 국가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었다. 대표 과제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기술 경쟁력과 시장 연계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당사는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술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
이번 과제는 산업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정부 과제 수행 시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400kW급 이상의 고출력 충전 시스템과 이를 운영하는 통합 시스템(CISS 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R&D 자금이 필요한데, 정부 지원과 자사 투자를 병행함으로써 기술개발에 집중하는 재정 환경을 마련할 수 있었다. 또한 정부 과제의 체계적 검증 기준과 관리 체계를 통해 기술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더불어 산·학·연 협력 기회를 확대해 최신 기술 동향을 반영하고, 다양한 기술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네트워크도 구축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었다. 이 지원을 바탕으로 미래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는 기술혁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산업부 R&D 지원 중 추가로 바라는 지원 방향이 있다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기차 충전 산업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세계시장을 무대로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UL·CE 등 각국의 인증 대응, 현지화 기술개발, 글로벌 통신·보안 표준에 맞춘 제품 개발 등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R&D 과제 확대를 기대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기차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차량 기술뿐 아니라 초고속 충전 인프라의 동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충전기의 신뢰성과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소비자가 전기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연구기관, 소비자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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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은?
친환경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초급속 충전기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고출력·고효율 충전기 개발 및 공급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SK시그넷은 차세대 충전기술과 스마트 에너지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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