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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 기술로 더욱 특별해지는 일상
조성호 스페이스엘비스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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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eXtended Reality(확장현실)은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MRMixed Reality(혼합현실)을 총칭하는 몰입형 기술로 현실의 감각을 확장하기 위한 모든 행위와 콘텐츠를 아우른다. 현실과 가상공간을 넘나들며 물리적 현실의 한계를 넘어 디지털 현실로 우리의 경험을 확장해줄 것으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실감 기술로 미래를 여는 XR 콘텐츠 전문가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word 김광균 photo 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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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표님은 2020년 스페이스엘비스에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고, 어떤 계기로 XR 콘텐츠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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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3D 애니메이터로 시작했습니다. CG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가 게임 분야로 넘어가 12년간 모바일과 온라인게임을 만들었습니다. 2014년 VR 붐과 함께 매크로그래프라는 VFXVisual Effects(특수시각효과) 회사에 들어가 본부장을 지냈고, 이후 중국에서 합작법인VR을 만들고 중국 지사장으로 2년간 근무하다 2020년 2월 스페이스엘비스에 합류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존 VFX 중심의 파이프라인을 리얼타임(3D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그래픽 시각화가 가능한 기술) 위주로 바꿨습니다. 리얼타임 기술 중심의 XR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전환하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이제 단순히 ‘보는’ 콘텐츠의 시대가 끝나고 ‘반응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Q. XR 콘텐츠산업의 시장성과 성장성을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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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분야는 많은 의미를 함의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종 산업이 결합돼 있는 분야라 하나의 장르라기보다 플랫폼으로 보는 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하나의 산업이라면 측정 가능한 통계가 있어야 하는데 XR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XR 사업을 하는 기업들을 보면 저마다 분야가 다릅니다. 방송 분야도 있고, 게임 회사, 영상 분야도 있습니다. 관련 통계가 있긴 하나 허수가 많다고 봅니다. 다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XR 기술의 확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저희 회사만 보더라도 광고, 박물관, 패션 등 다양한 분야의 클라이언트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에서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고 있듯이 콘텐츠 제작 업계도 인공지능AI이 도입되고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면서 XR 기술이 접목될 여지도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Q. XR 콘텐츠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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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이 제공하는 색다른 즐거움이라 할까요. 어떤 것을 ‘재미있다’고 말할 땐 콘텐츠를 즐기는 시간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작용한다고 봅니다.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극장에 가는 이유는 표를 구매하고 친구들과 팝콘을 먹거나 극장을 나와 수다를 떠는 모든 행위가 수반되기 때문입니다. 극장은 아이맥스IMAX, 4D 등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하기도 하죠. XR도 이러한 고객 경험CX 측면의 재미를 선사합니다. 예를 들어 VR의 경우 HMDHead Mound Display 기기를 착용하고 여러 조작을 할 수 있고요. 박물관에선 아이들이 콩콩 뛰면 화면이 바뀐다든지 하는 상호작용의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방향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어요.
Q. 영상 콘텐츠에 XR 기술을 접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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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영상 분야 사업은 B2B(기업 간 거래) 중심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드는 콘텐츠를 만들어 납품합니다. 그 이후 콘텐츠가 최종 고객에게 닿게 됩니다. B2B2C(기업 간 거래, 기업·소비자 간 거래를 결합한 형태)가 되겠죠. 하지만 우리와 클라이언트가 합의한 것들이, 최종 고객이 좋아하는 방향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방식은 B2C일 수밖에 없습니다. XR 분야는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의 반응이 바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영상 콘텐츠와 다른 측면이 있고, 결국 클라이언트의 만족이 아니라 고객의 만족이 중요한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XR 콘텐츠는 일반적인 영상 콘텐츠와 달리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러한 상호작용이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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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대표는 XR기술을 통해 상호 교류가 가능한 콘텐츠가 더 많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결국 정보의 민주화를 이끌 것이라 전망했다.
Q. 최근 미국의 오픈AI가 텍스트로 동영상을 생성할 수 있는 동영상 생성 서비스 ‘소라SORA’를 선보였는데요. 이러한 기술의 발달이 XR 콘텐츠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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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공개한 영상 중에는 선글라스를 쓴 여성이 도쿄 거리를 걷는 장면이 있는데요. 실제로 그런 장면을 직접 찍는다고 가정하면 해외에 촬영팀이 가서 도로를 통제하고 찍은 다음 촬영본을 편집하고 색보정을 해야 하죠. 그렇게 하기까지 상당한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 간단하게 텍스트만 몇 줄 입력하면 결과물이 바로 나온다는 거잖아요. 이러한 기술의 발달로 앞으로 많은 직종이 사라질 위기에 있어요.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이유는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영화에 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영화계 전문가들은 감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최선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좋은 작품은 수작업으로 나옵니다. AI는 아직까지 그런 작업이 힘들다고 보는 거죠.
Q. XR 기술은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도를 높여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특히 어떤 분야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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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콘텐츠와 관련해 안정적인 매출을 내는 회사들을 보면 주로 교육 훈련 분야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헬리콥터 수리를 배우기 위해 실제 헬리콥터를 놓고 분해 조립을 한다고 하면 비용이 상당하겠죠. 또 화학공장에서 소방시설을 점검해야 한다면 훈련장이나 장비를 갖추고 훈련을 해봐야 할 텐데 그럴 여유를 갖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실물과 동일한 3D 모델을 제작해 가상공간에 구현하는 기술)을 활용해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효과를 보고 있으며 반응이 매우 좋은 편입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확장성이 넓기 때문에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데요. 다만 XR 기술을 적용한 뒤 이를 측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 모델링 프로세스가 없기 때문에 속도가 더딘 편입니다. 앞으로 기술 표준화가 이뤄진다면 좀 더 빠르게 시장이 활성화되리라 생각합니다.
Q. 메타버스 플랫폼은 XR 기술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구현하지만 아직 현실감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향후 현실과 가상공간이 거의 구분되지 않을 만큼 현실감이 강한 콘텐츠가 주를 이룰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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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플랫폼과 시장 진입 비용의 문제입니다. 돈이 된다고 하면 대기업들이 뛰어들지 않을 리가 없겠죠. 메타버스는 일각에서 산업을 융성하기 위해 만든 수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메타버스라는 이슈로 이득을 본 것은 대부분 상장사들이고 실제로 메타버스를 만들어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지자체에서 앞다퉈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지만 진짜 실감 미디어는 테마파크에 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어트랙션만큼 멋진 메타버스가 있을까 싶어요.
Q. XR 기술이 보다 고도화된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형태로 변화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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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의 민주화’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보량이 점점 많아지면서 흔한 정보와 고급 정보 간에 차이가 생겨났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PC 보급률이 높고 인터넷 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AI에 관한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일부 개발도상국 사람들은 챗GPT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합니다. 고급 정보를 얼마나 많이, 자주 접할 수 있느냐에 따라 상당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양질의 정보를 습득할수록 지식산업의 수준도 올라갑니다. XR은 궁극적으로 정보의 문턱을 낮추고 좀 더 적은 노동력으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XR 콘텐츠 관련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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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외광고)를 보면 멈춰 서서 보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대중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을 때 우리의 방향성이 맞았다 싶어 성취감을 느끼곤 합니다. 제가 가진 재주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XR 콘텐츠 전문가가 되려면 어떤 기술과 자질을 갖춰야 할까요? 실감형 콘텐츠 제작을 꿈꾸는 미래 세대를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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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은 너무나 다양한 분야가 혼재돼 있습니다. 그 때문에 XR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면 본인이 정확히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먼저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XR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XR 뮤직비디오 감독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그에 맞는 길을 찾아가야겠죠. 어느 분야든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은 좋은 것을 볼 줄 아는 안목입니다.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하는 원석을 발굴하고 윤색해서 멋지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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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엘비스에서 제작한 XR 콘텐츠.
아바타 기술을 적용한 ‘AESPA - Savage XR 콘서트’와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XR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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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 잡인사이드에는
똑소리단 김경은, 김동민, 김동찬, 김승면, 김신, 김정현, 김태권, 김형우,
남대현, 류승연, 류창흔, 문준아, 박기혁, 박지나, 서정수, 손상완, 심경태,
윤숙자, 윤혜인, 임주왕, 이준현, 정연화, 조재현, 조하민 님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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