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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에너지 대전환 중
재생에너지 저장 기술 현황 및 ESS 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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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SS 시장은 주파수 조정 용도 비중이 크고, 피크 조절과 재생에너지 발전 연계형 ESS 시장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재생에너지 발전 연계 및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 설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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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nergy Storage System는 발전소 또는 재생에너지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 또는 잉여전력을 저장해 필요시 공급하는 장치다. ESS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전력 수급 불일치에 따른 전력 낭비, 송전 중 전력 손실, 대정전大停電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보통 전기를 저장하는 장치라고 하면 배터리 종류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전기에너지를 어떤 형태로 변환해 저장하느냐에 따라 기계적 저장, 열역학적 저장, 전기화학적 저장, 그리고 전자기적 저장 방식 등 다양한 ESS가 존재한다. ESS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용도인데, 보통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용도를 분류한다. 수 분 미만으로 빠르게 충·방전해 높은 출력을 제공하는 것을 단주기, 2~4시간 정도 전기를 저장했다가 적절한 용량과 출력을 제공하는 것을 중주기, 그리고 4시간 이상 긴 시간 동안 전기를 제공하는 용도를 장주기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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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적 ESS, 양수발전
양수발전Pumped Hydro Storage은 상부와 하부에 각각 저수지가 있으며, 잉여전력을 이용해 양수펌프로 하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양수해 저장했다가 필요시 다시 하부 저수지로 낙하시킬 때의 위치에너지로 수력터빈을 구동시켜 발전하는 기술이다. 양수발전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며 수명은 40~60년, 효율은 65~75% 수준이다. 과거에는 원자력 및 화력 등 기저 전원과 연계해 보조적인 역할을 했으나, 현재는 대표적인 에너지 저장 기술로 그 역할이 확대되었다. 전 세계에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는 약 150기(총 160GW)로써, 이 가운데 중국 31GW, 일본 28GW, 그리고 미국이 23GW를 각각 운영 중이며, 중국은 86GW 추가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도 1980년 건설된 청평 양수발전소를 비롯해 총 7곳(4.7GW)에서 운영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세계에 325GW의 양수발전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양수발전은 신뢰도 높은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 저장 기술이지만, 경제성 측면에서 저수용량에 따라 최소 100~300m 이상의 낙차가 확보되어야 하기에 적절한 부지선정이 어렵고 상부 저수지 건설 시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열역학적 ESS,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과 열에너지 저장
압축공기 에너지 저장CAES, Compressed Air Energy Storage은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 저장장치로, 잉여전력이나 재생에너지 발전으로부터 생산된 전력 등을 수집하여 압축기를 통해 압축공기 에너지로 변환한 뒤 별도의 공간에 저장하고, 필요시 압축공기를 이용해 터빈을 구동시켜 발전한다. CAES는 크게 전기에너지를 압축공기의 압력에너지로 변환하는 압축부,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저장부, 그리고 저장된 압축공기를 재팽창시켜 터빈으로 발전하는 발전부로 구성되며, 부가장치로는 모터/발전기Motor & Generator, 재생열교환기Recuperator 등이 있다. 압축부는 기존 발전기 공기압축기의 설계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저장부는 특수 저장탱크나 터널, 동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CAES는 화재 위험성이 매우 낮고 핵심 설비의 유지관리가 용이하며 수명이 긴 것이 장점이다.
기존의 통념적인 열에너지 저장시스템TES, Thermal Energy Storage은 열에너지를 다른 형태로 변환하지 않고 그대로 저장해 난방에 사용하거나 전력 생산 시 보조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었다. 이후 열에너지를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저장된 열로 터빈을 돌려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시스템이 연구개발되었다. 최근의 열에너지 저장시스템을 기존 기술과 구분해 카르노 배터리라 칭하기도 한다. 카르노 배터리는 잉여전력을 히터 또는 히트펌프 등을 사용해 열로 변환해 저장했다가, 필요시 열로 스팀터빈을 구동시켜 다시 전기를 만들어 송전하는 전력망 연계형 대용량 장주기 에너지 저장 기술을 의미한다.
리튬이온 배터리 등 전기화학적 ESS
전기화학적 ESS의 대표적인 종류는 리튬이온 배터리LIB, Li-Ion Battery다. LIB 기반 ESS는 단위 배터리를 여러 개 쌓아 대형 배터리를 구성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상용 배터리의 가장 작은 단위는 셀cell이라고 하는데, 셀을 일정 개수 모아 한 단위로 묶은 것이 모듈module이고, 이 모듈들을 쌓은 것이 랙rack이며, 컨테이너 안에 랙들을 모아두고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것이 ES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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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황 배터리NaS, Sodium-Sulfur Battery는 음극 활물질로 나트륨Na, 양극 활물질로 황S, 그리고 전해질로 나트륨 이온에 대해 전도성을 갖는 베타 알루미나β-alumina 세라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온(300~350℃)에서 구동된다. NaS는 방전 시 나트륨 이온이 베타 알루미나를 통해 양극부로 이동해 황 및 전자와 반응해 Na2S3가 되고, 충전 시는 Na2S3가 나트륨 이온, 황, 전자로 나뉘고 나트륨 이온은 음극부로 이동해 전자를 받아 나트륨 금속으로 돌아간다. 나트륨과 황의 조합은 활물질의 이론적 에너지밀도 측면에서 LIB 대비 2배가량 높으며, 리튬 대비 자원 매장량이 월등히 많고 원재료 가격은 훨씬 낮다.

바나듐 레독스 플로우 배터리VRFB, Vanadium Redox Flow Battery 역시 전기화학적 ESS이다. 플로우 배터리는 활물질 및 화학적 반응원리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나, 세계적인 상용화 실적 및 관련 기업들의 분포를 보면 바나듐 계열인 VRFB가 가장 대표적이고 당장 도입이 가능한 기술이다. VRFB는 일반적인 배터리와는 달리 전극 표면에 고체 활물질이 코팅되어 있는 형태가 아니며, 전해액 내에 용해된 바나듐 이온이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원자가 상태valence state가 바뀌며 충·방전을 반복한다. 배터리 주요 구성 요소는 전극, 전해액, 이온교환막, 그리고 펌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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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2030년까지 대규모 장기 ESS의 비용을 90% 감축, 기술 투자를 지원한다.
글로벌 ESS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ESS 보급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ESS 설비 및 시장 역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설비 규모의 경우 2022년 43.8GW에서 2030년 508GW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며, 시장 규모도 2022년 152억 달러에서 2030년 395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중국이 글로벌 ESS 보급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요 선진국에서 보급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용도별로는 2022년 기준 ESS는 재생에너지 연계 유틸리티급 에너지 이동용(54%)과 전기요금 절감 목적의 주거용(23%)이 주된 용도이며, 보조서비스용(14%)과 상업용(5%)으로도 활용되었다. 그러나 향후 에너지 이동용 비중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와의 연계 수요 증가에 따라 2030년까지 66%로 증가하며, 주거용 비중은 14%로 다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별로는 2022년 기준으로 리튬전지 기반이 95% 이상을, 흐름전지 및 압축공기저장 등이 5%를 차지하지만, 향후에는 리튬인산철LFP 전지 기반의 ESS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2년을 기점으로 LFP 전지가 ESS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삼원계(NMC, NCA) 리튬전지를 추월해 2030년까지 글로벌 ESS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향후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과 주파수 유지 및 출력제어 완화를 위해서는 장주기 에너지 저장 기술 보급이 필수적이며, 리튬전지 외에 양수, 압축공기 저장, 열에너지 저장, 흐름전지 및 NaS 전지 등 장주기 에너지 저장 기술의 보급이 급격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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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포트폴리오로 에너지 전환 속 KEY 역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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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계통은 심장(발전원)이 혈관(계통망)을 통해 일정한 맥박(주파수)과 혈압(전압)을 유지하면서 신체(수용가)에 혈액(전기)을 공급하는 심혈관계에 비유할 수 있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정 맥박과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듯이 국가 전력망에서 적정 주파수와 전압을 유지시켜 수요자까지 공급하는 것이 계통관리의 핵심이다. 따라서 급변하는 에너지전환 시기에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원 믹스와 함께 ESS 포트폴리오의 확보는 매우 시급한 현안이다. 그러므로 대용량 장주기 ESS를 포함한 ESS 포트폴리오 수립은 새로운 전원 믹스 하에서의 전력계통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ESSEnergy Security Solution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전력피크 저감에 기여함으로써 Energy Value Creator로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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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균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재생e솔루션 PjT팀 수석연구원
1993년부터 1996년까지 ㈜대우엔지니어링 해양사업본부에서 근무했고, 이후 현재까지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에서 전력구조물 수명관리 분야, 대용량 장주기 ESS 분야 및 재생에너지 분야의 솔루션 연구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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