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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플라스틱에
한 걸음 더 다가선
종이 패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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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활용한 신소재가 늘어나며 지속가능한 패키징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종이 소재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제품은 탈플라스틱 전환을 이끄는 대체재로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사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word 조아영 <한경ESG>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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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업사이클링이 가능한 TV 포장재를 적용해 종이 폐기물 감소에 나섰다.
탈플라스틱 및 지속가능한 패키징은 이제 산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플라스틱 대체재, 프로테고와 테라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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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고 제품
기존 제지산업은 ‘종이’로 만든 인쇄물 혹은 산업용지 등에 국한되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플라스틱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며 국제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한솔제지는 제지 사업을 기반으로 좀 더 지속가능한 제품과 소재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다. 2015년부터 내부 검토를 거쳤고 2020년에 이르러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우선 사업 타당성 검토를 거쳐 친환경 종이 포장재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확인했다. 이후 2019년부터 제품에 대한 콘셉트 확정, 개발, 프로모션을 순차적으로 진행했고 같은 해 프로테고 소재를 커피 드립백 용도로 제품화했다.

프로테고는 친환경 고차단성 종이 소재로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이 사용되던 기존 포장재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다. 종이 표면에 수성 배리어 코팅을 형성해 산소와 수분 투과를 차단한다. 2023년 말까지 약 40가지 품목에 적용됐다. 젤리, 과자, 샌드위치, 파우치 음료 등 식품 포장재나 마스크 팩, 여드름 패치 같은 의약품이나 화장용품 포장재로 활용되고 있다. 프로테고가 적용된 연포장재는 종이로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프로테고는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연포장재에 주로 사용되는 필름 대비 30%가량 탄소를 덜 배출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써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해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에 부여하는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테라바스는 기존에 주로 사용하던 PE코팅이 아닌 자체 개발한 수용성 코팅액을 사용해 PE필름을 대체하고 재활용성을 높인 제품이다. 우수한 내수성·내열성을 보유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다. 종이류 분리배출을 통해 재활용이 용이하며, 매립 시에도 생분해되기 때문에 기존 PE코팅 및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현재 대형 프랜차이즈업계의 종이 빨대, 종이컵, 사각 용기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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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용기로 쓰이는 테라바스
미세섬유, 화장품 및 물티슈 원료로 사용되는 펄프
종이를 소재로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종이 원료인 펄프에서 새로운 소재를 만들기도 한다. 셀룰로오스미세섬유 ‘듀라클’은 펄프를 가공, 미세화해 만든다. 광학적으로 투명하며,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를 발현할 수 있다. 동시에 목재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생분해성을 지닌 탄소중립 소재로 지속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다른 소재와 섞일 때 분산 안정성이 있으며, 3D 네트워크를 이룬다. 이로 인해 고무·플라스틱, 석유화학 소재를 덜 사용해도 강도가 올라가며 제품의 수명이 늘어나고 사용성이 개선된다.

한솔제지는 셀룰로오스미세섬유가 기존 첨단소재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성을 보유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2018년에는 듀라클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도입했다. 화장품, 페인트, 매트리스, 운송수단, 고무, 2차전지 분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적용 기술을 확보하고, 2019년부터 일부 분야에 실제 적용했다. 현재는 우레탄코팅, 우레탄폼, 자동차 페인트, 수송수단의 전통 벨트, 화장품 등에 들어가는 첨가제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에 첨가되면 식물섬유가 물을 끌어들이며 점성이 높아지는데 이로 인해 보습성과 발림성이 향상된다는 특징이 있다.

천연 펄프는 물티슈에도 사용된다. 천연 펄프에 식물성 레이온을 혼합해 만든 제품이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다. 플라스틱 원단으로 만드는 기존 물티슈와 달리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지 않는다. 물이나 미생물에 의해 자연분해가 가능해 우수한 생분해성과 물풀림성을 지녔다. 포장에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PCR캡을 적용하고 녹색기술 포장재를 사용했다. 이는 2023년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폐지, 이제 재활용 가능한 종이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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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지업계 최초로 냉동식품 파우치형 종이 포장재
‘네오포레 플렉스’를 개발한 무림
최근 국내 제지업계에서는 기존에 폐지라 불리던 것을 ‘종이 자원’이라는 말로 대체해 사용하고 있다. 종이 자원 재활용 프로세스에서 펄프가 추출돼 다시 종이로 만들어진다.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소각을 통해 열적 재활용하고, 소각 후 나오는 재 역시 재활용한다. 한솔제지는 “열적 재활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무기물을 재자원화할 방법을 고민한 끝에 공정 중 발생한 이산화탄소와 무기물을 전처리해 생석회를 만들고 반응시켜 종이의 부원료인 탄산칼슘을 제조하는 방법을 찾았다”며 “이를 통해 대기에 배출되는 탄소를 저감하고 부산물을 재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에는 재활용하기 어렵다고 알려진 멸균 팩도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 국내 12개 제조업체와 함께 협업을 통해 순환 체계를 구축 중이다. 멸균 팩은 원료로 재활용해 종이로 생산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알루미늄, 필름 등 부산물도 열적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솔제지는 멸균 팩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공정에 양면 코팅 필름이 쉽게 제거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도입했으며, 이물질 스크리닝 공정에 미세 비닐을 제거하는 설비 역시 들여왔다.

이처럼 친환경 목질계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확대됨에 따라 화석원료 기반 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기후변화 완화 효과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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