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번한 소형선박 사고, 실시간 대응 시스템으로 대비한다
우리나라 해양 사고의 특징은 20톤 미만의 소형선박 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3년 해양 사고는 총 3092건이었는데, 이 중
선박 사고가 2047건으로 66%에 달해 수상레저기구 사고(555건, 17.9%), 비어선 사고(490건, 15.9%)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렇듯 선박 사고가 빈번한 데는
운항 부주의나 정비 소홀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되지만, 어업 종사자 대부분이 고령화되면서 신규 어선은 줄고 노후 어선 비율이 높아지는 구조적 문제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해양수산부 조사 결과 선령이 21년 이상인 노후 어선은 2만4504척으로 집계돼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특히 노후 어선은 배 자체의 복원력이 떨어지고 파도에 취약해 사고에
노출될 확률 또한 높아진다.
이에 국립목포해양대학교 산학협력단은 소형선박의 위험 상황을 진단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연구에 나섰다. 2020년 시작된 연구는 3년여의 기간을
거쳐 소형선박 침몰·재난 사고 대응을 위한 실시간 감지 시스템인 ‘K-Fishery Guard’ 개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개발을 총괄한 목포해양대 항해학부 임남균 교수는
“소형선박의 전복 사고가 빈번해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 예방 방안이 절실했다”고 개발 동기를 밝히면서, “선박에 있는 안전 키트가 사고를 감지하고, 안전
앱을 통해 선장과 선원, 육상 관리국에 알람을 전달하는 침몰 재난 실시간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K-Fishery Guard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소형선박에 안전 키트와 센서(침몰, 화재)를 설치해야 한다. 다음으로 선장, 선원 등 선내
주요 인물의 휴대폰에 안전 앱을 설치해 위험 상황에 알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운영 업체나 관제소 등 육상 모니터링 센터를 선정하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감지된 상황에
대응하고 구조 요청에 나선다. 특히 기존에 선주들이 활용하던 사고 모니터링 시스템에 비해 기능이 개선돼 높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임 교수는 “기존의 선박용 사고 감지 시스템의 경우 초기 버전이기에 에러나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현장에서 꺼놓는 선박까지 있을 정도였다”면서, “단순히 위기 알람을 주는
것을 넘어 명확한 선박의 복원성 상태를 파악하고 수치를 통해 위험 상황을 선박과 육상에 동시에 알리는 대응 시스템을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