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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 기술의
현재와 미래
김명환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 수소연료전지기술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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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공개했다.
현재 수소전기차는 승용 및 상용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환경규제 강화, 신기후체제 출범 등 변화의 물결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관련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을 위한 확대 정책이 발표되고 있다.
수소전기차,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1990년 초 수소전기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기술개발이 진행돼 1994년 독일 다임러사가 세계 최초로 ‘네카1NECAR1’을 개발했다. 이후 많은 완성차가 상용화를 위해 기술개발을 진행했으며, 2013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전기차인 ‘투싼ix’를 출시했다. 1년 후 다시 일본 토요타에서 세계 최초로 전용 차체를 적용한 ‘미라이’ 수소전기차를 출시하면서 초기 시장이 형성됐다. 이후 2018년 현대자동차가 ‘넥쏘’를 발표했다. 이 차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수소전기차에 해당한다. 2021년 미라이 2세대가 더욱 진보된 기술을 바탕으로 출시됐으며, 현대자동차는 2025년 상반기 ‘이니시움’을 출시할 계획으로 지난 10월 말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출력·연비·효율·내구 등 모든 면에서 넥쏘보다 진보된 기술을 탑재한 차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수소 승용차뿐만 아니라 수소 상용차 시장이 뜨겁게 부상하고 있어 각국에서 관련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의 원리는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기를 발생시키고, 이렇게 발생된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는 형태다.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는 연료전지 스택이다. 다양한 연료전지 중에서도 운전 온도가 저온이며, 출력 밀도 및 시동 특성이 우수한 고분자 전해질형 연료전지가 사용된다. 수소전기차 구동 형태는 정상 운전 시 배터리 도움 없이 스택에서 발생된 전기로만 운행되고, 가속 운전과 저속 운전 시 배터리가 작동된다. 감속 운전 시에는 회생제동장치를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는 형태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저장시스템 ▪연료전지 스택 ▪스택에 공기나 수소를 공급하고 스택의 온도를 조절하는 운전장치 ▪스택에서 생산된 전기를 변환시켜주는 전력변환기 ▪모터 및 감속기 ▪스택의 운전을 보조해주는 보조전원 등으로 구성된다.
  • ❶ 연료전지 스택: 수소와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하며, 수소전기차의 중요 구성품이다.
  • ❷ 회생제동장치: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남는 에너지를 배터리 충전에 사용하는 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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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수소 기술의 현주소
일본은 수소전기차에 국한하지 않고 발전용 연료전지, 그린수소 생산기술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다양한 수소 관련 기술과 상용화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토요타의 수소차 미라이 2세대의 경우 1회 충전으로 1003km를 주행하며 고효율·고성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또 수소트럭 시장 진입을 위해 최대 600km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수소트럭을 개발해 일본 내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유럽은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유럽연합 내 국가 간 정책적 지원과 탁월한 기초연구 능력을 토대로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수소전기차, 수소충전소, 건물 및 발전용 연료전지 등 다양한 범위의 수소 응용 분야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수소연료전지 국제표준 활동을 주도해가고 있다.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우수한 수소 승용차 기술력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국내 최고 수준의 내구성(승용차 운전 기준 5000시간)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소 상용차 기술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주요 선도국 및 선도 기업들이 수소 패권 확보와 미래 산업 발굴, 새로운 에너지 전략으로 수소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 승용차 기술의 우위를 이용해 미래 수소차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 수소전기차의 경우 우리나라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이기도 하며, 미래 중추 산업으로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나아가 에너지 안보에도 주요한 역할을 하므로 지속적인 투자가 요구된다.

수소전기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전기차와의 차별화 및 연비·내구성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전기차의 경쟁력이 급속하게 확산됨에 따라 수소전기차는 전기차 대비 강점을 보이는 대용량·장거리 상용차 시장에 공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내연기관 기반 상용차의 경우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배출이 많아 수소차로 전환 시 탄소 저감 효과 비중이 높다. 또 버스, 트럭, 청소차 등 화물 및 특장차 분야로 넓혀 대중교통 수단으로서 수소 상용차의 공공성을 확대할 수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그룹은 버스, 트럭, 청소차뿐만 아니라 굴삭기, 지게차 등 수소전기차가 강점을 보이는 부문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내구성·연비 확보로 글로벌 수소차 시장 선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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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저장장치와 충전장치. 수소차는 연료전지 시스템(스택+운전장치), 전장장치, 수소저장장치로 구성된다.
수소저장장치는 고압 수소를 저장하고 압력을 조절한다.
정부는 제4차 친환경차 기본 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단기 목표로 경쟁국과의 연료전지 스택 효율 격차를 유지하며 내연기관차와 동등한 수준의 성능을 확보하고, 고내구·장거리 주행이 요구되는 글로벌 상용차 시장의 선점을 위한 선도적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승용차 기준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인 넥쏘의 경우 16만km, 5000시간의 내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에 2025년 30만km, 2030년 50만km 이상의 내구성을 확보한다는 도전적인 기술개발을 설정했다. 상용차의 경우에는 2025년 50만km, 2030년 80만km, 2만5000시간의 내구성을 확보해 시장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

수소전기차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연료전지 시스템과 저장장치 등 핵심 부품의 수명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에서는 수소 상용차용 연료전지의 내구성 향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스택의 경우 핵심 요소 부품인 막전극접합체, 기체확산층, 분리판, 가스켓의 내구성을 개선하기 위해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조 공법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막전극접합체의 경우 전극-백금 간 결합력 강화를 통한 백금 손실 속도 감소, 금속 분리판의 경우 표면 코팅막을 형성해 부식 방지, 가스켓의 경우 고무 소재 배합 기술을 개선해 소재의 부식을 방지하고 압력을 분산해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스택 외 핵심 부품 중 수소공급장치, 열관리장치, 수소저장장치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기술개발도 이뤄져야 한다.
또한 수소전기차 연비를 증대하기 위해 연료전지 스택의 효율을 증가시키는 방법과 핵심 부품에서의 에너지 소비 저감이 요구된다. 정부는 2025년 스택 효율 65%를 목표로(2022년 기준 스택 효율 60%) 기술개발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전극 내 백금 손실 최소화, 전해질막 두께 박막화 등을 통해 에너지 손실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또 핵심 부품 에너지 소비 감소의 일환으로 공기공급장치의 배출 압축공기를 회수·재공급해 소비전력을 30% 감소시키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수소트럭 ‘엑시언트’의 경우 수소저장량이 약 32kg으로 1회 충전 시 약 400km의 주행이 가능하다. 디젤 트럭 수준의 주행거리 1000km 확보를 위해 고압기체 대비 동일 부피에 3배 이상 충전할 수 있는 차량용 액체수소 저장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 볼보트럭은 2022년 1000km 주행이 가능한 수소트럭을 개발해 시범 운행 중이고, 다임러의 경우 액체수소를 이용해 1000km 주행이 가능한 수소트럭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연비, 내구성, 1회 충전 거리 등을 고려할 때 연료전지 시스템의 획기적인 연비 향상이 요구되며, 이는 기존 기술을 넘어서는 혁신적 고효율·고내구성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을 필요로 한다. 스택의 설계 및 운전 고도화, 보조기기의 전력 저감 등 다방면에서의 효율 향상도 필요하다.

승용차 위주로 진행된 국내 수소전기차 기술개발은 현재 세계 1위 수준의 기술력과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소 상용차 관련 기술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의 추세와 동향에 맞게 고효율·고내구 차량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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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한국자동차연구원 친환경기술연구소 수소연료전지기술부문장
한국자동차 연구원 수소모빌리티연구센터 팀장과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장을 역임했다. 한국수소및신에너지학회 수소연료전지 분과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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