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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과학, 생물학
최우리 한겨레신문 기자, <지구를 쓰다가> 저자

21세기는 생물학의 시대라고 한다. 인간은 재생의학이나 의학유전학 같은 생물의학을 통해 끊임없이 질병을 통제하려 노력하고,
생물학과 의학에서 출발한 뇌과학은 인간이 가진 가능성의 한계에 대해 답을 구한다.
현미경을 통해 혁명을 이루고 생물 분류법, 진화론, 유전자, DNA 구조의 등장 등 변신을 거듭한 생물학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안내한다.

<이토록 굉장한 세계>

에드 용 지음 /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펴냄

생물이 가진 위대한 능력

스쿠버다이빙을 한다면 당신은 놀라운 진실을 깨달을 것이다. 수심 10km 아래 바닷속을 경험해보면 분명 이곳에도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수많은 바다 생물을 만나는 감동 이상으로 이곳의 새로운 압력과 빛의 양 등을 삶의 조건으로 견뎌내는 다양한 생명체를 보며 자연의 위대함과 겸손함을 배울 수 있다.

책 <이토록 굉장한 세계 >는 인간이 가진 능력이 얼마나 자그마한 것들인지 겸손하게 바라보게 한다. 인간이 가진 오감 너머의 세계를 인간은 알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가 모든 개인의 사고의 집이자 한계를 규정하듯, 인간의 감각 능력은 세계를 느끼고 향유하는 소중한 기회지만 실은 불충분한 것이다.

책의 목차를 보면 인간을 포함한 많은 생물이 세계를 향유하는 감각이 열거돼 있다. 냄새와 맛, 빛, 색깔, 통증, 열, 촉각, 진동, 소리, 메아리, 전기장, 자기장 등 생각보다 많은 감각기관을 활용해 세계를 이해할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생물들은 생각보다 매우 위대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예를 들어 뱀을 떠올려보자. 뱀은 혀를 날름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코를 킁킁대는 대신 혀를 날름거린다. 두 갈래로 갈라진 혀를 통해 양쪽의 냄새를 비교해서 분석한다. 또 파리와 모기, 벌은 대상에 발을 대고 앉기만 해도 맛을 느낀다. 왜냐하면 발에 맛을 보는 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꽃가루 위에 앉은 벌이나 음식 위에 앉은 파리는 먹기도 전에 맛있게 느낄 것이다. 반면 모기기피제를 뿌린 팔 위에 앉은 모기는 침을 살갗에 찔러 넣기도 전에 다시 이륙할 수밖에 없다.

개미의 경우는 어떤 능력이 있을까. 개미는 인간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매우 냄새를 잘 맡고 이를 생존에 잘 활용하고 있다. 개미에게는 신분증과 같은 페로몬이라는 것이 나온다. 후각 능력을 빼앗긴 개미들은 자신들이 해야 할 일, 예를 들어 애벌레를 돌보는 일과 같은 매우 중요한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어항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나 다슬기 등 수중생물이 냄새를 잘 맡는다는 것도 놀라운 점이다. 애호박 한 조각을 빠뜨렸을 때 멀리서 자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물속 생명들이 온 힘을 다해 달려오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 생명의 놀라운 능력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메기의 후각 능력이 그 예로 실려 있다.

생명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이 책이 주는 깨달음 중 하나는 생물들의 특성을 능력으로 치환해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동물은 너무 선명하게 볼 필요가 없고, 또 다른 동물은 아예 전체적인 이미지를 볼 필요가 없기도 하다. 사냥을 잘하는 사자의 시력(13cpd)이나 꽃을 잘 찾는 꿀벌의 시력(1cpd)도 인간의 시력(60~70cpd)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홍합이나 굴과 같은 이매패류는 아예 눈이 없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연에서 인간보다 더 잘 적응하고 진화해왔다. 이를 이해하면 능력의 고하가 아닌 각각의 특성이 더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동물이 느끼는 고통에 대한 서술도 당신의 감각을 확대시켜주기 충분할 것이다. 곤충의 경우 아플 때는 분명히 아프다는 행동을 한다. 팔다리가 으스러질 경우 몇몇 곤충들은 이미 망가진 팔다리에 계속 압박을 가한다. 왜 그러는 걸까.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은 “어떤 조건에서 어떤 자극에 대해 통증을 느끼고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이 이 생물들에게 유리한 것일지 묻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회적 동물과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독립적인 동물, 수명이 긴 동물과 짧은 동물 등에 따라 고통이 다양하게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동물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쓴 에드 용 작가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자연과학(동물학)을 전공하고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에서 생화학 연구로도 석사학위를 받았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생명의 세계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전문적이고 유익한 책으로 꼽혀 과학 저널리스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화보도 책 중간에 실려 있어 흥미를 더한다.

생물학이 낯설고 어렵다면, 인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탐구 중인 다른 생물들의 소소한 순간들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들에게 인간으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자연의 자극들은 어떤 영향을 줄까. 예를 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과 도시의 빛 공해 등을 떠올려보자. 인간에게는 참을 수 있는 자극들이 어떤 생명에게는 죽음의 위협과 감각의 손실을 가져다줄 수 있음을 자연스럽게 깨달으며 공존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생명#생물#감각#통증#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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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임팩트>

케빈 데이비스 지음 / 제효영 옮김 / 배상수 감수 / 브론스테인 펴냄

유전자 편집기술에 대한 고찰

인간뿐 아니라 거의 모든 생명체는 DNADeoxyribo Nucleic Acid를 갖고 있다. DNA로 구성된 유전자는 생명체의 유전정보를 보유한 화학물질의 일종이다. DNA가 다르면 눈, 피부 색깔과 같은 육체적인 특징부터 특정 질환의 발병 위험도 등 여러 결과가 달라진다.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바로 이 DNA를 가위로 자르듯이 특정 부위를 잘라서 식물이나 동물의 특징을 바꿀 수 있는 유전자 편집기술(크리스퍼 카스9)을 개발한 여성 과학자 두 명이 선정됐다. 조물주로부터 부여받은 유전정보를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있다? 이 기술의 발견과 개발로 인류가 어떤 다른 삶을 살 것인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또 어떤 세계로 이끌 것인지를 고찰한다. 이 기술은 가장 효율적일 수도 있고, 가장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는 이미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유전자를 편집해 모기 개체 수를 줄이는 전략을 고민하는 국가들이 있다. 유전자 편집의 결과 새로운 형질을 추가한 새로운 식량을 개발하는 것이나 더 많은 수확이 가능하도록 형질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인간의 생식세포 유전자를 편집한다면? 언젠가 기술적으로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적합하고 의학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때 당신은 지지할 수 있는가? 연구자이자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묻는다.

#유전정보#DNA#유전자 편집기술#형질 변경

<벌의 사생활>

소어 핸슨 지음 / 하윤숙 옮김 / 에이도스 펴냄

벌과 꽃, 인간과의 관계

작은 벌에게는 숨겨진 이야기가 참 많다. 벌과 꽃, 인간과의 관계를 소개한 이 책은 벌이라는 자연의 작은 파수꾼이 어떤 내밀한 소통을 하는지를 엿볼 수 있도록 안내한 책이다. 예를 들어 세상 모든 꽃에는 자신의 꽃 모양을 좋아하는 벌 종류가 있게 마련이다. 클로드 모네의 유명한 ‘해바라기’ 그림에는 파리나 나비, 벌 등 모든 곤충이 찾아올 수 있지만, 여기에 붓꽃이 등장했다면 오직 뒤영벌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벌이 꽃가루를 옮기는 것은 꽃에 대한 선의의 표현이 아니다. 꽃꿀과 꽃가루의 유혹에 넘어간 벌은 역사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를 탐미하도록 진화해왔다. 최근 벌에 대한 세계 시민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벌의 생명력을 위협하는 많은 위기 상황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그런 사례를 소개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대추야자 농장에서는 손으로 꽃가루받이를 한다. 중국 마오현에서도 서식지가 줄고 살충제 사용이 늘면서 농민들이 직접 꽃의 꽃가루받이를 하고 있다. 세계 벌 전문가들은 약 40%의 종이 개체 수가 줄거나 멸종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 보존생물학자인 저자는 세계를 다니며 연구와 생물 보존 활동을 하고 있다.

#꽃꿀#꽃가루#꽃가루받이#멸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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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찾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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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생물도감
www.youtube.com/@TV생물도감

현장감 넘치는 생물 이야기▶ 80만 명의 구독자들이 함께하는 이 유튜브는 누구보다 더 현장 가까이 가 있다. 글로만 보는 이야기로는 느낄 수 없는 현장감이 느껴진다. 1년 전 1100만 조회수가 나온 한국 농수로에 사는 외래 거북 ‘늑대거북’의 이야기에만 5000건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생태계 교란종인 외래 거북이 야생에서 발견될 경우 이 문제는 누구의 책임일까. 사육자들의 책임일까, 수입업자의 책임일까. 정부는 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활발한 토론이 이뤄진다. 붕어 아가미에 사는 기생충(붕어거머리)을 직접 확인하는 영상은 다소 눈살이 찌푸려질 수 있지만, 하천의 붕어 중 아가미에 동그란 흰 점이 있다면 감염된 개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 관련 논문 내용을 대신 읽어주며 객관적인 정보도 전달한다. 운영자는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생물연구소에서도 일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가볍게 생물학, 야생생물에 접근하기 좋은 콘텐츠가 많다.

#늑대거북#생태계 교란종#기생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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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www.youtube.com/@nibr2007

생물학을 전공하면 어떤 연구를 할까?▶ 생물도 자원이다? 생물자원의 보전을 위해 설립된 이곳에서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연구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 아직 구독자 수는 1만 명 수준으로 적지만, 생물학을 전공한 이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엿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특히 새로 등장하는 다양한 생물종과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고민하며, 연구자들이 설명하는 올바른 생물 지식을 확인할 수 있어 즐겨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예를 들어 남양주 등 상수원 보호구역인 한강 상류에 주로 나타나는 수천 마리의 동양하루살이에 대한 오해를 풀어준다. 깨끗한 물에 사는 이 곤충이 성충이 되어서 초저녁 시간 짝짓기를 위한 군무를 시작한다. 밤 9시 전후로 군무가 끝나고 서식처로 돌아가기 때문에 늦은 밤에는 사라지는 매우 특이한 일과를 보인다. 수컷의 뾰족한 앞다리 때문에 모기로 오해받기도 하지만, 짝짓기할 때 암컷을 효율적으로 붙잡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 이 곤충도 마냥 귀찮고 미운 존재만은 아닐 수 있다. 이렇게 갑자기 많이 발생하는 생물도 인간과 공존하는 생명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다.

#새로운 생물종#생물 지식#동양하루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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