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2024년 9월 6일 탁구 여자 단식경기가 열린 프랑스 파리 아레나 경기장. 세트 스코어 0-2로 밀린 상황에서 기어이 2-2까지 따라잡은 윤지유 선수가 승자를 가릴 5세트에
나섰다. 치열한 듀스 접전이 이어진 끝에 전광판에 표시된 최종 스코어는 11:13. 세트 스코어 2:3으로 윤 선수는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그에게 이번 패럴림픽은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큰 대회다. 탁구 여자 단식과 복식에서 각각 은메달을 수상했음에도 말이다.
“가장 높은 곳에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며 애국가를 듣고 싶었거든요. 특히 승리가 손끝까지 닿았던 단식경기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조금만 더 침착했으면, 그 상황에서 조금만 힘을
뺐으면, 이런 아쉬움이 계속 떠올라서….”
그래도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기에 아쉬움은 있어도 후회는 없다. 자신의 올림픽 레이스를 함께 뛰어준 스태프들에 대한 미안함도 있지만, ‘자신보다 은메달을
자랑스러워해주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 더 크다.
이번 패럴림픽을 준비하면서 전력분석관이 처음으로 합류했다. 윤 선수와 상대 선수의 실점과 득점 유형, 서브 위치 등 경기에 대한 분석은 물론이고, 이 데이터를 체력 훈련에
반영하기도 했다. 예컨대 윤 선수는 서브할 때 상체가 뒤로 향하는 만큼 코어 강화를 위한 운동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현재 장애인 대회는 중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영상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데이터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태프들이 직접 촬영할 때도 있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
경기에서 전문 촬영자가 없이도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해주는 장비가 마련된다면, 질 좋은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 이대현 전력분석관의 얘기다. 이는 더 정확한
경기 분석, 나아가 윤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