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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R&D 예산,
역대 최고로 편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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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5년도 연구개발R&D 예산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R&D 예산은 당초 예상보다 10% 이상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개혁과 규모 확대를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word 이슬기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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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AI·첨단바이오·양자 등 3대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개혁 진행 동시에 R&D 예산 대폭 증액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내년도 R&D 예산은 31조 원 이상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예산인 26조5000억 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규모이자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가 그렸던 내년도 R&D 예산 규모인 27조6000억 원을 10% 이상 넘어서는 규모다.

앞서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2023년도(31조1000억 원) 대비 4조6000억 원 삭감했다. ‘나눠먹기식 R&D’ 등 비효율적인 예산이 많아 구조개혁을 위해선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논리였다. 이후 대통령실은 “유례없이 빠른 기술변화의 파고 속에서 개혁 작업에만 매달릴 수 없다”며 “개혁을 진행하는 동시에 내년 R&D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적 삭감에 주력하다 보니 현장에 과도한 충격을 줬다는 목소리를 정부가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R&D 예산 감축은 1991년 이후 33년 만의 일이어서 과학계 등의 반발이 크기도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R&D 예산 증액은 예산 복원이 아니다”라며 “기존에 달리던 트랙이 아닌 새로운 고속선로로 바꿔 탈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D 예산안은 올 상반기 내로 분야별 전문위원회 검토 및 과학기술혁신본부 예산 배분·조정이 이뤄지고, 8월께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R&D 예산 집행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는 조치도 동시에 취해진다. 정부는 R&D 연구비 집행 세부 내역과 대표 연구 성과를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또,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이 연구 전 주기를 책임 관리하는 선진형 PM제도, 글로벌 R&D 기획·관리 역량 강화, 개방형 기획 도입 등 선도형 R&D 체계에 부합하는 연구관리 체계가 현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연구관리 전문기관으로서의 체질 전환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연구기관과 대학 사이 벽을 허물어 연계를 강화하고 ‘블록 펀딩’을 통해 대학부설연구소 경쟁력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연구 생태계를 전 세계로 확장해 ‘호라이즌 유럽’ 같은 다자 연구개발 협력 플랫폼에 참여하고, 정상급 외교를 통한 글로벌 플래그십 프로그램도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 ❶ 호라이즌 유럽: 유럽연합이 시행 중인 연구혁신 분야 재정지원 프로그램. 2021~2027년에 걸쳐 955억 유로를 지원한다.
R&D다운 R&D로!
정부는 R&D를 R&D답게 하기 위해 △적시 신속 지원 △투명한 연구 환경 △글로벌 개방과 연대 △혁신·도전 R&D 및 인재 양성 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선도형 R&D 전환’이다. 혁신·도전형 R&D 사업 1조 원 투입을 시작으로 향후 R&D 예산의 5%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혁신·도전형 R&D는 현재 4개 부처가 6개 사업을 추진 중이고, 추가로 사업을 더 발굴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론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기술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분야에 예산을 확대해 해당 기술의 ‘G3 도약’을 2030년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차세대 AI 반도체, 국산 반도체 기반 K-클라우드 등 미래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기반 기술은 국가가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디지털 바이오와 바이오 파운드리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 또 양자 기술 분야는 미국, EU 등 선도기관과의 공동연구 강화를 통해 선도 기술을 속도감 있게 추격하는 한편, 양자 소부장·팹 구축 등 기반 투자도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분야는 초격차 확보를 위한 차세대 기술은 물론, 미래 생태계 선점을 위한 공급망 급소 기술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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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정부
필요한 R&D는 신속하고 확실하게 밀어준다
한편 정부는 신속한 R&D 예산 배정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에 경제적 타당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다만 예타 통과까지 길게는 수년이 걸려 신속성을 필요로 하는 R&D 분야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 제기돼왔다. 선정 단계에서 절차적 합법성에 주력하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업의 통합·재기획 등을 통한 부처 고유 임무 분야 사업 신설 등 사업 유형별·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R&D 예타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 그뿐만 아니라 기존의 선정·탈락 중심의 심사에서 벗어나 전문가 검토와 대안 제시를 통해 기획 완성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편 연구비가 필요한 경우 바로 지원하고, 연구과제도 연중 수시 착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밖에 평가 전문성 및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위원 마일리지 및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고, 부처나 기관 간 벽 허물기를 위한 R&D 지출 한도 탄력 운영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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