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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조선, 친환경 바람 타고
글로벌 주도권 확보한다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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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이다. 수주 실적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 등 여러 국가의 맹추격을 받는 것이 사실. 이에 정부는 미래 선박 시장의 주도권 선점을 위해 국내 조선산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에 나서 인력난 해소와 고부가·친환경 선박기술 조기 확보 등 당면 과제에 속도감 있게 대응하고 있다. 제2의 조선 전성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을 만나 글로벌 주도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선업의 당면 과제와 미래 전망 등을 들어봤다.

word 김광균 photo 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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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종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Q 우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부회장님이 담당하고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977년 조선업계 간 협력 증진과 수출 확대를 통한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인가를 받아 설립됐습니다. 설립 당시 회원사는 10개사였으나 수차례 신설, 합병 및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현재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중대형 조선소 8개사를 회원사로 두고 있습니다. 저는 협회 상근부회장으로서 협회 사무국을 통솔하며 업계·정부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에 규제 완화와 투자 애로 사항을 건의하고, 조선소·기자재업체·대학·연구소 등 조선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한편, 철강과 해운 등 전후방 산업과의 협력도 모색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조선연합회ASEF, 한·중·일·EU조선협력회의JECK의 다자 국제 무대에 적극 참여하며 우리 조선업의 위상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Q 1994년 기술고시 29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오랜 기간 산업부에서 근무하다가 2022년 협회 부회장직을 맡게 되셨습니다.
산업부 소속일 때와 현재 상황을 비교할 때 조선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산업부 근무 시절인 2013년 초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을 맡았습니다. 당시 글로벌 조선해양산업은 피크를 거쳐 하락기로 접어드는 전환기였고 국내적으로는 STX조선 등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이 한창이었습니다. 2022년 협회 부회장이 되어 조선산업을 다시 마주했을 때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현재 조선업이 회복기로 진입하는 시기인 만큼 무한한 애정과 책임을 느낍니다. 돌이켜보면 공무원 신분에서는 조선업을 정책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노동집약적이면서 거대 장치산업이라는 독특한 특성이 있으며 환경·안전·노사·금융 등 다양한 영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산업입니다. 그 때문에 경쟁국 대비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입장에선 아무래도 조선업이 저를 포함한 10만여 국민의 생계를 담당하는 소중한 일터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됩니다. 조선업 종사자들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요.
Q 조선업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의 핵심 산업군이었습니다. 한동안 어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이나 최근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 증가와 함께
조선업에 르네상스의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습니다. 실제 업계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재글로벌 조선 시황은 긴 불황에서 벗어나 2021년 말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전 세계 연평균 발주량은 508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인데 이는 이전 15년간(2006~2020) 연평균 발주량 4290만CGT를 조금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2033년까지 향후 10년간 연평균 발주량은 4460만CGT 수준에서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2021년부터 친환경·고부가 선종들을 다수 수주한 결과 이제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중소형 조선소는 인력 부족, 원가 상승 등으로 인해 아직 경영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아 조선업에 완연한 봄날이 왔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봅니다.
Q 명실공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조선 강국입니다. 우리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조선 강국을 유지하려면 노동·자본·기술의 3요소가 탄탄하게 뒷받침돼야 합니다. 하지만 노동집약적 성격을 가진 조선업은 현재 노동력 부족으로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2021년 말 수주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생산 인력 부족으로 심각한 공정 차질이 우려됐습니다. 2014년 20여 만 명에 이르던 조선업 종사자 수는 불황을 거치면서 2021년 9만 명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저는 협회 부임 이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정부에 외국 인력 도입을 건의했습니다. 협회 내에 ‘외국인력도입지원센터’를 신설해 정부와 보조를 맞추면서 외국의 숙련 인력이 적기에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만들었습니다. 정부가 신속하게 협조해준 덕분에 1만여 명의 외국인 숙련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0.72명을 기록하며 생산가능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 문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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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노동부 차관 협회 내방(2023.12)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최규종 부회장은 부임 후
협회 내 외국인력도입지원센터를 조직해 외국의
숙련 인력이 적기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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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노동부 방문(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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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력도입지원센터 현판식(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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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인력용접전문인력 환영회(2022.11)
Q 우리 조선업이 미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려면 향후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와 관련해 조선업계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조선업계는 수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그만큼 투자 여력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래 R&D 투자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습니다. 조선산업 R&D 투자는 2018년 2005억 원에서 2020년 3062억 원, 2023년 4566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친환경·자율운항 기술이 미래를 주도할 요소라는 판단에 따라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차세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설비FLNG 표준 모델 디자인 도입, 인공지능AI 업무를 총괄하는 AI 센터 신설, 로봇 중심의 무인·자동화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조선소 구축, 작업 능률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소 모델 개발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업계는 2014년 삼성중공업의 판교 R&D센터 설립을 필두로 한화오션의 시흥 R&D센터, HD현대의 판교 글로벌R&D센터GRC 설립을 이어가며 우수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Q 최근 정부와 조선 3사는 미래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2028년까지 총 9조 원을 투자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어떤 계획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부는 2023년 11월 ‘K-조선 차세대 선도전략’을 발표했고, 지난 3월에는 ‘K-조선 차세대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정부와 민간이 원팀을 이뤄 조선 분야에서도 ‘신산업정책 2.0’을 본격화하기로 선언했습니다. 매우 시의적절하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업계와 정부는 향후 5년간 9조 원을 투자해 ▲조선산업 초격차 R&D 로드맵 수립 ▲2030 액화수소운반선 개발 프로젝트와 수소·암모니아·LNG 등 친환경 핵심 연료 기술 상용화 ▲선박 전 주기에 걸친 탄소발자국 연구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및 실증과 국제표준 주도 ▲용접·가공·도장 등 생산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 ▲스마트 생산기술 개발 등을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인력 수급과 관련해서도 ▲중장기 조선산업 인력 수급 전망 수립 ▲‘미래혁신인재 양성센터’ 설립을 통한 매년 1000명 전문 인력 양성 ▲‘해외 조선인력 협력센터’ 시범 운영 등을 이행해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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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는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래 R&D 투자에
매년 1000억 원 이상
규모를 늘리고 있습니다.
Q 현재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인데 향후 조선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까요?
조선해양 분야에도 친환경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지난해 IMO 산하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는 2050년까지 해운 분야에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정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8년 대비 최소 20%, 2040년까지 최소 70% 감축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국제적 환경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향후 선박은 LNG, LPG, 메탄올 등 저탄소 연료를 사용하다가 궁극적으로 수소, 암모니아, 전기 등 무탄소 연료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AI 기술을 접목해 AI 선박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자율운항 시장은 해마다 10%씩 성장해 2030년 약 2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향후 AI 기술의 발달과 함께 새로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조선산업의 부흥과 산업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도움이나 응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면을 통해 요청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정부의 노력으로 조선 분야 규제가 상당 부분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실내에서 작업하는 일반적인 제조업과 달리 실외의 열린 공간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조선업의 특성상 현실을 고려한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국제 기준과도 동떨어진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조선업계가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폐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첨단 선박 핵심 기술을 보호하고, 선박용 소재·부품·장비 등 공급망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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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Japan,EU,중국China,한국Korea의 조선협력회의JECK에서 연설 중인 최규종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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