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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R&D Policy
제조업 혁신의 두 축 :
‘AX’와 ‘휴머노이드’가 바꿀 산업 지형
김리안 <한국경제신문> 기자
국내
1000개 기업 손잡고 2030 제조 AI 전환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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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조 AX 얼라이언스를 공동 출범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인공지능AI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등은 이미 제조업에 AI를 적극 도입해 공정 자동화, 공급망 예측, 품질관리 등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역시 고도화된 기술 경쟁과 글로벌 수요 변화,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제조 강국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하고 미래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제조 AX 얼라이언스M.AX Alliance’를 발족하며 본격적인 제조 AI 전환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줄여서 ‘AX’) 시대의 문을 열었다. 2025년 9월 1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업종별 대표 기업, AI 기업, 소재·부품 기업, 대학·연구기관 등 1000여 개 내외 기관이 참여하는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민관 합심, 10개 분과로 구성된 다각적 추진체계
이번 TF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 제조기업, 학계, 연구기관 등이 폭넓게 참여한다. 단순한 정부 주도가 아닌, 산업계의 다양한 수요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TF는 AI 제조 기술 개발, 데이터 표준화 및 공유 체계 구축, 현장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전문 인력 양성 등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세부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얼라이언스는 AI 팩토리, AI 제조·서비스, AI 유통·물류,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자율 운항 선박, AI 가전, AI 방산, AI 바이오, AI 반도체 등 10개 분야 분과로 구성되었다. 각 분과에서는 해당 분야의 기술적 과제, 제품·서비스 상용화, AI 모델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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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현장. 제조 AI 전환은 복잡하고 정밀한 생산 라인에 AI를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전략이다.
목표치와 지원 전략
정부는 이 얼라이언스를 통해 2030년까지 100조 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조 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산업 AI 확산을 추진하며 예산, 자금, 인프라, 제도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 산업부 AI 예산(안)을 포함해 향후 예산 편성 시 얼라이언스가 제안하는 과제를 최우선 반영하고, 제조·AI·소재·부품 기업 간 협업 프로젝트를 중점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등 민·관 펀드를 활용해 AI 팩토리 확산, 업종 특화 AI 모델 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제조 현장 실증 공간, 가상 시뮬레이션, 테스트베드, GPU 및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규제 개선과 AI 융합 제품·데이터 처리 표준 마련을 추진하고, ‘산업인공지능전환촉진법(가칭)’ 제정을 통해 전문 기업 육성, 협력 프로젝트 지원, 데이터 활용 기반 강화 등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왜 지금 ‘제조 AX’인가
제조업 중심의 한국 경제는 노동비용 상승, 공급망 혼란, 기술 패권 경쟁 등 여러 외부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AI 기반의 자동화, 생산성 향상, 품질 및 효율 개선은 이러한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유력한 해법으로 평가된다. 또한 글로벌 경쟁이 AI 기술을 중심으로 심화됨에 따라, AI를 단순 도구가 아니라 제조업 경쟁력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조 AX’는 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 Expansion을 함축하는 개념으로, 단순히 생산공정 일부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산업 전반을 AI 기반으로 확장·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정부는 이를 통해 한국이 AI 제조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물론 산 넘어 산이다. AI 기술 적용이 가능한 제조 현장은 다양하지만, 기술 격차, 데이터 확보 및 공유, 인력 재교육, 중소·지방기업의 참여 확장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규제 완화와 표준화 작업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참여 규모와 민간 주도의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에서 기대 또한 크다. 정부는 얼라이언스가 단순한 정책 구호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조업 중심 국가로의 전환을 넘어 AI 중심 국가로의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해외
중국, 2025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체제 목표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본격적인 산업화에 나섰다. 공업정보화부MIIT는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고, 주요 도시 항저우와 충칭은 기업 보조금과 산업 육성책을 통해 중앙정부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은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배경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순 반복 작업이나 위험 업무, 노동력 부족을 메우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업정보화부가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 개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까지 핵심 기술 확보, 주요 부품 공급망 안정화, 시험 생산 체계 마련을 완료해 양산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2027년까지는 국제 수준의 기술력과 산업 생태계를 확보해 휴머노이드 로봇을 국가 경제성장의 새로운 엔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중앙정부의 전략에 발맞춰 지방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항저우시는 로봇과 AI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 기반 보조금과 기술 개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산업 집적을 강화하고 있다. 충칭 또한 규제 완화와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 로봇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참여를 촉진하며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정부의 목표대로라면 향후 몇 년 내 제조·물류·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시험적 활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생산성 향상과 공급망 자립을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감지·제어·인간과의 상호작용 등 기술 성숙도 부족, 비용 부담, 일자리 대체 우려와 같은 사회적 수용성 문제가 과제로 남아 있다.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중앙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지방정부의 지원책이 결합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2025년은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상용화 단계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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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탁기 공장에 배치된 메이디의 휴머노이드 로봇. 중국은 2025년까지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산 체계를 구축해 양산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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