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Changing Tomorrow>R&D Policy
제조 AX 파고와 글로벌 방산 지형의 격변
국내
산단 M.AX 본격화, 창원서 방산·조선 AI 전환 점검
제조업 경쟁의 공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설비 규모와 생산량이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얼마나 축적·분석하고 이를 생산 현장에 얼마나 정교하게 적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방산 수요 확대, 친환경·디지털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한국 제조업 역시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산업통상부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을 본격화하는 ‘M.AXManufacturing AI Transformation’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 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월 6일 경상남도 창원을 방문해 산업단지의 AI 전환 청사진을 점검하고, 방산·조선 등 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부는 창원을 ‘산단 M.AX’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보고 있다. 창원국가산업단지는 기계·방산·조선 기자재 등 중후장대 산업이 밀집한 곳으로, 전통 제조 역량과 첨단 디지털 기술을 결합할 경우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s4_2_1.png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월 6일 경남 창원에서 ‘AX 실증산단 참여기업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방산·조선 등 지역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산업단지, ‘하드웨어 집적지’에서 ‘AI 클러스터’로
산업통상부가 구상하는 M.AX의 핵심은 산업단지를 단순한 생산 집적지가 아니라 AI·로봇 기반의 첨단 제조 클러스터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실증 사업 확대, 데이터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을 병행 추진하고 있다.

이번 일정에서 산업통상부는 창원대학교와 산업단지 AI 전환을 위한 산·학·연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대학을 지역 산업의 기술 허브로 삼아, 현장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실증 모델을 축적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기술 보급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 전체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점이 특징이다.
s4_2_2.png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가운데)이 2월 6일 창원대학교에서 열린 ‘산업부-창원대 업무협약MOU 체결식’에 참석해 산업단지 AI 전환AX 추진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대학을 지역 산업의 기술 허브로 삼아 현장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실증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방위·조선산업, AI와 만나 경쟁력 재정의
창원 방문에서는 방산·조선 분야 기업들과의 간담회도 진행됐다. 최근 글로벌 안보 환경 변화로 방산 수요가 확대되고, 친환경·자율운항 기술이 조선산업의 새로운 경쟁 변수로 떠오르면서 두 산업 모두 ‘고도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산업통상부는 AI 융합을 통해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품질 예측, 공정 최적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까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공정 자동화를 넘어 산업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재설계하는 작업에 가깝다.

이번 행보는 정부가 추진 중인 ‘5극 3특’ 권역별 산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수도권 중심 성장 구조를 넘어, 권역별 특화산업을 중심으로 국가 산업 지형을 재편하겠다는 방향이다. 창원은 동남권 제조 벨트의 핵심축으로, 방산·기계·조선 기자재 산업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전환 실험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제조업은 여전히 한국 수출과 고용의 중추다. 그러나 노동력 감소, 글로벌 기술 경쟁 심화, 탄소중립 규제 강화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산업단지의 AI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에 가깝다.

창원에서 제시된 ‘산단 M.AX’ 청사진은 산업단지를 제조 혁신의 전진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구체화한 사례다. 정부는 현장 방문을 계기로 실증 사업 확대, 제도 정비, 산·학·연 협력 강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제조 강국의 다음 단계는 새로운 공장 건설을 넘어, 기존 산업 기반에 인공지능과 데이터를 접목해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데 있다. 이번 현장 행보는 산업단지 중심 제조 혁신 전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
NATO 방위비 상향, 유럽·캐나다·호주로 번지는 방산 전략 전환
국제 안보 질서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미·중 전략 경쟁, 미국의 동맹 부담 분담 요구 강화 등 복합적 요인이 맞물리면서 서방권 국가들은 방위 전략과 국방 투자 기조를 재정비하고 있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중심으로 방위비 증액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유럽 각국은 물론 캐나다와 호주까지 방산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NATO는 최근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의 방위 및 안보 관련 지출 목표를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까지 확대하는 장기적 방향성에 합의했다. 기존 ‘GDP 대비 2%’ 기준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핵심 군사력과 전투준비태세 강화에, 나머지는 사이버·인프라·혁신 역량 확충 등에 투입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냉전 이후 점진적으로 축소해온 유럽의 군사 역량을 재정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특히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방위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자율성’ 논의가 힘을 얻고 있다.

유럽연합 차원에서도 공동 방위 역량 확대와 역내 방산산업 생태계 육성이 핵심 의제로 부상했다. 유럽 각국은 탄약과 미사일, 방공체계 등 핵심 무기체계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공동 조달 및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방산을 안보 영역만이 아닌 전략산업으로 인식하는 기조가 분명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북미와 오세아니아로도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대규모 방산·안보 투자전략을 제시하며 국내 방위산업 육성에 나섰다. 첨단기술 역량 강화와 국내 기업 참여 확대, 수출 경쟁력 제고가 핵심 목표로 제시됐다. 특히 캐나다는 유럽 방위 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하며 협력 범위를 다변화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미국 중심 안보 구조에 편입돼 있던 전략에서 좀 더 다층적인 협력체계로 이동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

호주 역시 AI·사이버·자율 시스템·전자전·해저 기술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방 기술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방산 생태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자본과 혁신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방산을 기술혁신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다. 또한 AUKUS 협력의 일환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건조 역량 확보를 추진하는 등 해군 전력 현대화도 병행하고 있다.

NATO의 목표 상향과 주요국의 방산 투자 확대는 국제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시대에 방산은 기술·산업·안보가 교차하는 전략산업으로서 그 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s4_2_3.png
서방권 국가들이 방위 전략을 전면 재수정함에 따라 유럽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등에서도 대규모 방산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
 이번 호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