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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활성화로 난치성 치주질환 극복한다
기능성 펩타이드를 이용한 시린 이 치료 원천기술 개발
㈜하이센스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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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의 체감은 치아에서도 온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막대 아이스크림 하나에 깜짝 놀라는 시린 이 때문에 치과를 찾아도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 수준의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 그런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치과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센스바이오는 노화나 질환 등으로 손상된 세포를 활성화해 치아 및 치주 세포를 회복시키는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 진행 중이다. 시린 이 증상이 완전히 치료될 날도 머지않았다.

word 김규성 photo 이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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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NE7 단백질 발굴로 가능해진 시린 이 치료
‘시린 이’라 불리는 치아 지각과민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치아의 상아질이 손상되어 신경이 자리한 상아세관들이 외부로 노출되면서 생긴다. 밖에 노출된 상아세관에 차거나 뜨거운 자극이 가해지면 통증이 생기는 것.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난치성 질환으로 꼽힌다.

지각과민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노출된 상아 세관을 막는 방법과 치수 내 신경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복합레진 등을 활용해 손상되고 파인 부분을 원래대로 메우는 것이다.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완전한 치료 방법은 아니다. 두 번째, 옥살레이트, 불소 등을 국소적으로 바르는 치료다. 치과용 접착제를 발라 코팅까지 할 수 있어 즉시 효과가 나타나지만 오래 가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박주철 대표를 비롯한 연구진은 1999년 이후 20년가량 치아 발생 과정의 재현 연구를 통해 시린 이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상아질의 재생을 유도해 CPNE7 단백질로부터 기능성 펩타이드를 발굴해낸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원천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하이센스바이오를 세우고 상아질과 치주조직의 손상 질환을 치료할 치료물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 ❶ 기능성 펩타이드: 단백질보다 훨씬 짧은 아미노산 서열을 갖지만 세포 및 조직에 작용하여 단백질과 유사한 생리작용을 일으키는 분자구조로, 생리활성 펩타이드biological active peptide 또는 기능성 펩타이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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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정지된 세포를 다시금 활동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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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해당 연구는 시린 이 치료제 개발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박주철 대표는 “치아를 재생하려는 장기 목표를 갖고 연구에 매진하던 중 치아의 일부지만 매우 중요한 구성 요소인 상아질을 재생하는 물질인 CPNE7을 발견했다”면서 “이를 난치성 치과 질환인 시린 이 치료에 응용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상아질을 만드는 상아모 세포는 일생 동안 상아질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상아모 세포는 나이가 들거나 외부 자극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때 CPNE7에서 유래한 기능성 펩타이드를 활동을 중지한 세포에 도포하면 다시금 일하게 만들어, 상아모 세포가 노출되고 활동 정지된 상황을 반전시켜 상아질을 재생시키고 시린 이 증상이 치료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이 치료제는 상아모 세포가 심한 염증으로 죽은 경우에는 의미가 없다. 따라서 상아질 질환의 예방과 치주질환 중 초기 질환인 시린 이 등에 적합하다.
2차 임상 진행 중… 2028년 치료제 출시 목표
㈜하이센스바이오가 개발한 CPNE7 유래 펩타이드는 약리 작용을 가지기에 우리나라와 미국, EU 등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 시린 이 치료제 2상 임상이 서울대, 연세대, 경희대 치과병원에서 17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2상 임상이 승인되어 미국치과의사협회ADA 산하기관에서 8월 개시된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는 초기 충치의 진행 정지 효과에 대한 임상이 승인되었으며 치주질환 치료제의 임상 계획도 예정되어 있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오는 2028년 전문의약품인 시린 이 치료제의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임상은 그 결과를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또, 시린 이 치료제가 전문의약품이 아닌 소비재로 분류되는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오리온 바이오로직스와 협약을 맺고 기능성 치약 개발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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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펩타이드, 치주질환 넘어 다양한 질환에 쓰일 것
기능성 펩타이드를 통해 병들거나 노화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세포를 활동적으로 바꾸어준다는 개념은 현재의 치료 기술과 차별화된다. ㈜하이센스바이오는 치아질환뿐만 아니라 세포의 기능 저하로 일어나는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부질환, 눈질환, 기타 골관절염과 지방간염 등에도 해당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린 이로 대표되는 경증의 치주질환은 전 세계 환자 수만 10억 명을 넘어서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인구의 고령화와 당 섭취 등으로 인해 환자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박주철 대표를 중심으로 한 연구진은 오는 10월 안으로 예견된 국내 임상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품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세상에 없던 치료제를 개발하여 인류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하겠다는 ㈜하이센스바이오의 미래가 치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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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센스바이오
1999년부터 진행한 치아 발생 및 상아질 재생 원천기술 연구를 기반으로, 2016년에 설립된 난치성 치과 질환 치료제 개발 스타트업이다. 자체 개발한 CPNE7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활용해 치아 및 치주 세포를 활성화하고 치과 전문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www.hysensb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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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문제 겪던 창업 초기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극복
시린 이 증상 치료 통해 치주질환 사전 예방 효과
K-바이오 상징할 트레이드마크로 성장할 것
시린 이 증상 치료는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시린 이는 감기와도 같다.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쉽게 걸리는 질환이 감기인데, 구강에 문제가 생기면 먼저 이가 시리기 때문. 시린 이 증상을 넘어서 통증을 느낀다면 중증 단계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상 시린 이 증상을 치료한다면 다음 단계로 진행될 많은 치주질환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용화 단계에서 출시될 제품의 종류는?
전문가용과 홈케어용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전문가용 약품은 끝부분에 브러시가 달린 통에 약품이 담긴 형태다. 치아, 잇몸 등 해당 부위에 액체를 조금씩 쏘면서 브러시로 발라주는 방식이다. 홈케어용 제품은 물에 녹여 환자가 가글하면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세포가 재생되는 원리이기에 고령의 환자가 아니라면 제품을 통해 질환을 치료하고 약을 사용하지 않는 수준까지 회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제 진행에 있어서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이 도움이 되었는지?
20억 원 규모의 정부 지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하이센스바이오에 있어서도 연구 과정에서 핵심 기술을 개발할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016년 창업 초기, 연구비 부족이 문제가 되었는데 핵심 기술 개발 사업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 추후 새로운 연구에 매진할 계획이기에 국가 지원 사업의 도움을 받고픈 마음이다. 다만 실적이나 성과가 입증된 업체나 인물이라면 좀 더 도전적인 연구에도 지원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상 과정을 완료하고 제품이 상용화된다면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먼저 연구 결과물이 제품화되고 시장에 출시된다는 점에서 연구자로서 보람과 만족감이 크다. 다음으로 제품 상용화 단계에서는 지금껏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던 신개념의약품이기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가령 과거 ‘자일리톨’이 자기 전 섭취하면 치아 건강을 지키는 껌으로 알려졌듯이 K-바이오를 상징할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제품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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