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를 에너지로 바꾸다
1톤의 철강 생산에는 이산화탄소 약 2.0톤이 배출된다. 철강업은 공정에서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업종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탈탄소가 공정 및 제품의 지속 가능 경쟁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지속적으로 감축 노력을 이어왔다. 특히 탄소 감축을 위한 R&D에 적극적으로 투자
중이다.
최근 탈탄소 이행을 위한 브리지 기술인 코크스 오븐 활용 CO2 취입 전환 기술의 실증에도 성공했다. 탄소를 에너지로 바꾸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연구과제명
코크스 오븐 활용 CO2 취입 전환 기술 실증
제품명(적용 제품)
CO2 활용 COG 증대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21.5.1.~ 2025.5.31.
총 정부출연금
약 237억 원
개발 기관
포스코
참여 연구진
황종연 포스코 그룹장, 김병일 포스코 Sr.PCP, 박해웅 포스코 홀딩스 수석연구원, 박경태 포스코 수석연구원, 조문경 포스코 수석연구원, 김하재 포스코 대리, 하상길 포스코퓨처엠 계장, 주상욱 포스코홀딩스 수석연구원, 김동혁 포스코홀딩스 계장, 박형석 포스코홀딩스 계장, 박천수 포스코 계장 등
이는 탈탄소나 탄소순환Carbon Recycling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지난해 ‘산업기술 R&D 종합대전’에서 산업통상자원부의 R&D 대표 기술 10선으로 선정돼 장관상을 받았다. 포스코 기술연구원과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을 비롯한 다수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검증을 넘어, 실질적인 탄소 절감과 에너지 자립의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❶ 코크스Coke :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COG는 제철소 내 발전용·가열로 등에 연료로 사용하고, 천연가스LNG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코크스 제조공정 중 CO2를 코크스 오븐에 취입하면 COG를 추가 생산할 수 있고, 이는 LNG를 대체할 수 있다. 즉 대체되어 줄어든 LNG 수입량은 제철 공정에서 수익 창출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으로 이어진다.
1단계는 탄소 포집Carbon Capture과 분리 단계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파이넥스FINEX 고로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에는 CO2뿐 아니라 수소, 일산화탄소, 메탄 등 다양한 가스가 혼합되어 있다. 이 가스를 분리하기 위해 포스코는 PSAPressure Swing Adsorption(압력 변동 흡착) 설비를 활용했다. PSA는 고체 흡착제가 특정 기체를 선택적으로 흡착하는 성질을 이용해 CO2를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기존에는 이 설비를 해외 업체에 의존했지만, 이번 실증 과정에서 포스코 자체 기술로 내재화에 성공해, 향후 유사한 설비에 독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2단계는 CO2의 전환 단계다. 즉 CO2를 COG로 재자원화했다. 분리된 고농도의 CO2는 코크스 오븐으로 이동하는데, 오븐 내부 벽면에는 석탄 가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성된 고체 탄소C가 두껍게 부착되어 있다. 포스코는 CO2를 오븐 내부로 취입해 고체 탄소와 고온의 부다 반응Boudouard Reaction❷을 유도한다. 이때 생성되는 CO는 매우 유용한 연료가스다. 기존에는 사용하지 않던 고온 탄소와 고농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에너지 자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 반응은 특히 1000℃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활발히 일어나며, 제철소의 고온 공정과 잘 맞물린다.
3단계는 정제Purification 공정이다. 생성된 CO를 사용하려면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황화수소H2S, 이산화황SO2 등 다양한 유해 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에 정제 공정이 필수다. 포스코는 정유사에서 사용하는 정제 기술을 응용해 기존 제철소 정제 방식보다 높은 정제 효율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제철소 정제 방식에 비해 정제 효율이 향상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황 성분은 대기오염의 원인이 되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한 촉매 반응 및 아민 흡수 시스템이 설비에 적용되었다.
정제된 CO는 최종적으로 ‘COG’라는 이름의 연료가스로 저장되며, 제철소 내 가열로·열처리로 등 고온 공정의 주요 연료로 공급된다. 이로써 전체적인 에너지 자급률이 상승하고, LNG 등의 외부 에너지 수요는 감소된다.

이번 사업을 수행한 연구진은 실증 사업의 성과에 대해 ‘연구와 현장이 이뤄낸 지속 가능한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강조했다. 연구와 현장이 긴밀히 협력할 때, 산업 전반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은 연구실에서의 이론적 성과와 실제 산업 현장에서의 경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탄생한 결과입니다.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현장의 다양한 변수와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실증에 성공함으로써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효율을 제고하는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을 보다 강화했으며, 포스코의 미래 지속 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고 자부합니다.”
이 기술은 2024년 유럽철강학회ECIC, European Coke and Ironmaking Congress에서 발표되었고, 체코의 한 제철소가 큰 관심을 보여 현재 기술 적용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단순한 기술이전을 넘어, 탈탄소를 실현하는 글로벌 철강 기술 수출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❷ 부다 반응Boudouard Reaction : 이산화탄소와 탄소가 반응하여 일산화탄소를 생성하는 반응이다. 화학식으로 설명하면 CO2 + C → 2CO다.

코크스 오븐 활용 CO2 취입 전환 기술은 단기적으로 적용 가능한 탄소 저감 솔루션으로, 기존 공정에 신속하게 도입하여 즉각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포스코의 철강 생산공정은 대표적으로 고로(용광로) 기반의 일관제철 공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코크스 오븐은 철광석 환원에 필요한 코크스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다. 본 기술은 기존 코크스 오븐 설비에 CO2 취입 시스템만 추가하면 적용 가능하므로, 별도의 대규모 설비 변경 없이 기존 공정에 직접 통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단기적으로 실질적인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 혁신적인 솔루션이다. 국내 철강산업이 글로벌 탄소중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설비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경쟁력 있는 탈탄소 철강 생산 체계로의 전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 초기 단계가 가장 힘들었다. 공교롭게도 8월 혹서기에 공사가 시작돼, 코크스 오븐 지붕 위에서 진행한 작업은 고온에 노출된 작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었다. 쉼터를 확보해 얼음물과 소금을 비치했고, 체감온도를 수시로 확인하고 휴식 시간을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등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각 분야 전문가 30명의 핵심 연구진을 비롯해 연인원 1만500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된 초대형 사업이었다. 5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 모든 과정을 안전하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사업에 참여해주신 한분 한분의 헌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기적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