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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M.AX Series②
K-자율운항,
‘연결’로 표준을 만든다
김선녀 그림 서범세

조선업이 데이터 중심의 플랫폼 산업으로 확장되는 지금, 국제표준 선점은 K-조선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결정한다.
이에 임근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 센터장을 만나 글로벌 표준 주도권을 향한 대한민국의 실증 전략과 비전을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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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제어와 AI 항해가 가능한 다중제어모드를 갖춘 해양누리호는 자율운항선박 핵심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해상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한다.
제조에서 플랫폼으로, 자율운항이 여는 전환의 시작
자율운항선박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자율운항선박 M.AX 얼라이언스’가 출범하며 새로운 전환점이 마련됐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조선·해운·AI 기업, 연구기관 등 50여 개 기관이 참여한 이 협력체는 데이터 확보와 실증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의 상용화와 국제표준 선점을 목표로 한다. 특히 조선사의 자율운항 기술, 해운사의 방대한 운항 데이터, AI 기업의 분석 역량을 결합해 자율운항 AI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역할은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임근태 KRISO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 센터장은 “국내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1단계 사업에서 KRISO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운항을 전제로 실증 기반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자율운항선박 기술은 개별 요소를 넘어 하나의 통합 체계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관심은 ‘선박이 얼마나 자율적인가’가 아니라 ‘실제로 운용 가능한가’를 묻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박 자체의 자율운항 성능뿐 아니라 이를 검증하기 위한 기술, 항만 인프라, 디지털 서비스 등 운용 환경 전반을 고려하는 종합적 접근이 요구되면서, KRISO 역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기반 기술로 연구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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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의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 전경. 자율운항 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 필수적인 해상 검증 과정과 표준화된 실증 프로세스 구축을 주도하는 핵심 인프라다.
현장에서는 자율운항선박을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의 변화가 조선업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인식이 뚜렷하다. 제조 중심 산업으로 여겼던 조선이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자율운항선박은 그 전환의 한가운데 있다. 이제 자율운항선박 기술은 개별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운용과 산업 적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실증에서 표준까지, 자율운항 기술의 ‘보이지 않는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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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에서 글로벌 표준까지. 개별 기술의 통합을 넘어, 해상 통신과 인프라를 포함한 전방위적 운용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KRISO의 자율운항 시뮬레이션 모습.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상에서의 검증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 센터장은 “KRISO는 개발된 개별 요소기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해상에서 실증을 수행하면서, 준비 단계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변수와 한계들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의 실증은 성능을 확인하는 단계를 넘어, 어떤 절차와 기준으로 기술을 검증할 것인지 정의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해상 환경은 동일한 조건을 반복 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상황을 포함한 시나리오 기반 검증 체계와 이를 뒷받침할 표준화된 실증 프로세스 구축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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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트윈 브리지엔진 모니터링 시스템DTBE. 실제 해상에서 운항 중인 선박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여 지능형 항해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을 통합 관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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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누리호 내부 구조도. 실제 해역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동기화하는 DTBE 시스템을 통해 자율운항선박이 안전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객체화된 검증 기준을 정립해나간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데이터 역시 기술 발전의 기반이자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임 센터장은 “선박에서는 수많은 센서를 통해 방대한 정보가 생성되지만, 이를 목적에 맞게 분류하고 의미 있는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율운항, 원격운항, 에너지 최적화, 예지 보존 등 각각의 목적에 따라 요구되는 데이터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학습 데이터셋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축하느냐가 AI 성능을 좌우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자율운항시스템에서 AI는 주로 안전 항해를 위한 비전 센서 기반의 상황 인식에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 의사결정과 제어는 기존의 규칙 기반 로직과 물리 모델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다. 다만 향후에는 타 선박의 의사 추론, 운항 선박의 운동 특성과 운항 판단까지 의사결정 전반이 점차 데이터 기반 AI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기술과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기준과 규정 마련도 국제해사기구IMO와 국제표준화기구ISO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2030년 자율운항선박 강제 규정MASS Code 채택을 앞두고, 내년부터는 경험축적기간을 운영하며 MASS Code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자율운항선박의 실운항 데이터 축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러한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실증 경험, 데이터는 표준화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아닌 연결, M.AX가 만드는 산업 생태계
기술과 검증 체계가 동시에 발전하는 전환기에는 개별 기업이나 기관의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자율운항선박이 실제 산업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공유하고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 구조가 필수적이다. M.AX 얼라이언스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플랫폼으로, 조선·해운·AI 산업 전반이 참여해 각자의 데이터를 결합하고 새로운 기술 수요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연안 운항 데이터처럼 사고 위험이 높고 활용 가치가 큰 데이터는 개별 기업이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KRISO와 같은 공공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데이터 수집과 표준화를 추진하고 이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

임 센터장은 “자율운항선박은 개별 기업이나 기관의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한 분야”라며 “데이터를 공유하고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 구조가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기술 발전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협력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율운항선박이 본격적으로 도입될 경우 안전성과 운항 효율이 동시에 개선되는 것은 물론, 물류 운영 방식과 인력 구조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술의 완성도만으로 상용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운용이 가능한 환경과 인프라,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이 함께 갖춰져야 기술이 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다.

임 센터장은 “자율운항선박은 특정 운용 조건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완전한 자율운항에 단번에 도달하기보다는 실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자율운항선박 기술은 운용 가능한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며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은 이미 글로벌 상위권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M.AX와 같은 협력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경우 국제표준과 시장 주도권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결국 자율운항선박의 미래는 개별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데이터를 공유하고 산업을 연결하는 협력 구조 위에서 얼마나 빠르게 현실로 구현되느냐에 달려 있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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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태 KRISO 자율운항선박실증연구센터 센터장
Q1.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 수준을 어떻게 보시나요?
현재 자율운항선박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선박 자체의 자율도를 높이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용을 위해서는 개발하고 검증해야 할 요소가 훨씬 많이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실증을 진행할수록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계속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이런 전환기일수록 해운과 선박에 대한 전문성을 함께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Q2. 자율운항선박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자율운항선박에서도 AI는 결국 데이터에 기반해 작동하기 때문에,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확보하고 정리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선박에서는 수많은 센서를 통해 수천 종류의 다양한 데이터가 생성되는데, 이를 자율운항 알고리즘의 학습을 위해 목적에 맞게 분류하고 구축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특히 운용 환경과 시나리오를 반영한 학습 데이터셋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표준화하느냐가 기술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Q3. 상용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자율운항선박은 선박 자체의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실제로 운용 가능한 환경과 인프라, 이를 뒷받침하는 운용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합니다. 아무리 기술이 앞서 있어도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상용화는 어렵습니다. 현재는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함께 신뢰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실증 기술과 국제표준, 운용체계를 동시에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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