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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ing Tomorrow>Best Practice
철도 미래, 수소가 연다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현대로템㈜
김승호 사진 현대로템 제공

석유로 움직이던 차량이 하나씩 수소로 바뀌고 있다. ‘2025 서울 모빌리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차량은 수소전기차였으며,
대전시는 2028년 수소전기트램으로 2호선 철도를 운행할 예정이다. 수소 모빌리티 시대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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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명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제품명(적용 제품)
수소전기트램
개발기간
(정부과제 수행기간)
2021.7~2024.3(33개월)
총 정부출연금
281억 원(4개 세부 과제 합계)
개발 기관
현대로템㈜, 한국자동차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울산 테크노파크, 그 외 공동개발기관 다수
참여 연구진
현대로템 이원상, 한국자동차연구원 구영모, 철도기술연구원 권석진, 울산테크노파크 김종국 등
수소, 철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철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024 이노트랜스’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이노트랜스는 세계 최대 철도 박람회로, 지난해 열린 행사에는 130개국에서 17만여 명이 방문했다. 박람회의 주인공은 수소철도차량이었다. 프랑스의 알스톰Alstom, 스위스의 슈타들러Stadler, 중국의 중차그룹CRRC 등 글로벌 철도 기업 강자들은 수소철도차량을 차세대 주력으로 내세웠다. 현대로템 역시 수소전기트램을 선보여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24 이노트랜스의 키워드는 속도가 아닌 친환경 에너지, 그중에서도 수소였다.

수소가 철도의 미래로 제시되는 이유는 자명하다. 현재 철도를 포함한 모빌리티는 전 영역에서 기존 내연기관을 탈피 중이다. 내연기관을 대체할 차세대 모빌리티 동력 생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배터리와 연료전지다. 현재는 각각 탑재하거나 혼용하는 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산업에서는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와 연료전지를 활용한 수소전기차가 경쟁 중이다. 하지만 거대 동력이 필요한 산업용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배터리만으론 기기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결국 연료전지가 필수라는 의미다. 대용량·장거리 운행이 가능하고, 청정 에너지원이라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연료는 현재로서는 수소가 유일하다.

세계 철도 기업들은 수소철도차량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국내 및 해외 시장 대응을 위해 산업부는 지난 2021년 수소전기트램 개발 과제를 공모했고 현대로템이 과제 총괄을 맡아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로템이 수행한 수소전기트램 실증사업 과제는 4개의 컨소시엄 형태의 중대형 과제로 현대로템이 총괄하고, 한국자동차연구원, 철도기술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등 다수 기관이 세부과제 및 공동과제를 맡았다. 과제는 2021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 33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현대로템은 기간 내 부품 개발부터 실증까지 마쳐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기존 운행 목표의 두 배인 5000km의 주행 실적을 달성하며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수소전기트램 추진시스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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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화 또 최적화, 극한의 효율로 완성한 신교통수단
핵심은 최적화였다. 현대로템 김명한 개발팀장은 전체 애플리케이션에 맞는 수소시스템을 가져와 철도 차량에 적합한 사양으로 개조하는 식으로 개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새로운 규모의 모빌리티에 수소시스템을 적용하는 건 쉽지 않았다. 시뮬레이션 반복을 통해 트램 운행에 필요한 각종 내부기관 크기와 그에 따른 전력 분배의 적정 수치를 찾아야 했다. 특히 리패키징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연료전지, 배터리, 냉각시스템, 수소탱크)과 고전압 배터리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의 완성 과정에선 난관을 거쳤다. 개발기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차량 제작 공장과 성능 시험 장소가 창원, 오송 등 각 지방에 위치해 60톤에 이르는 차량의 분리-이송-재조립 과정을 반복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팀과 각 기관의 노력이 합쳐져 기간 내 각종 최적화 수치를 정립할 수 있었다.

차량 디자인 설계에서는 고도화된 기술력이 돋보였다. 트램 양쪽 끝 차량에는 국내 최초로 회전형 구동 대차를 적용했다. 회전형 구동 대차는 곡선 레일에 맞춰 바퀴 조향이 가능해 바퀴와 레일과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소음, 분진 저감 효과가 있고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차량 회전율도 크기 때문에 노선 낭비가 적고 복잡한 도심에서의 운행 안정성 또한 높다. 차량 전두부 디자인은 국제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라 설계됐다. 운행자의 최소 시야각, 추돌 시 충격의 최대 분산 각 등을 계산, 적용함과 동시에 수소와 현대로템의 ‘H’를 형상화해 상징성을 담았다. 이 디자인은 기능성과 심미성을 인정받아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2023년 제품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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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의 수소전기트램 디자인은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2023년 제품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수소전기트램 객실 내부 모습
이미 검증된 수소 안전 기술
수소모빌리티개발팀 김명한 팀장은 이번 개발 과제에서 “무엇보다 안전 부문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며 여러 번 안전을 강조했다. 개발팀은 트램 종합제어장치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제어기 간 상호 연계를 통해 안전 로직을 구축했고, 결과적으론 2중, 3중의 보호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수소시스템의 안전을 위해서 독일 TUV에서 독립안전성평가ISA, Independent Safety Assessment를 받았습니다. 차량에 대해서는 철도안전법 기술 기준에 준하는 시험을 모두 완료해 차량 안전 완성도를 높였습니다”라고 그는 강조했다.
세계 수소철도 경쟁에 본격 참여
현대로템이 총괄을 맡은 이번 과제는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 R&D 대표 10선’에 선정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어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계약까지 성사돼 지난 3월 첫 삽을 떴으며, 대전시에 2028년까지 수소전기트램 34편성을 납품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이를 발판 삼아 세계 수소철도 경쟁에도 본격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는 세계 신조 철도 차량 점유율 1위, 2위인 중국 중차그룹과 프랑스 알스톰을 제치고 모로코에서 2조2000억 규모의 전동차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철도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방증이다. 이 기술력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 인프라까지 더해진다면 수소철도차량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Mini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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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김명한 수소모빌리티개발팀 팀장
산업통상자원부의 R&D 대표 10선에 선정됐다.
산업부 R&D 대표 10선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은 시대적 요구와 함께 수소전기트램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와 응원 덕분이다. 아울러 선정될 수 있도록 고생한 참여 기관 및 참여 연구원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하고, 사업화에 이를 수 있도록 기회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산업통상자원부, 가스안전공사 등 관계 기관에 감사드린다.
정부 R&D 과제 수행 시 장점은?
두 가지로, 정부지원금 지원과 관련 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개발을 꼽을 수 있다. 본 과제는 4개의 컨소시엄 형태의 중대형 과제로 작은 시스템이나 부품 개발이 아니라 완성 차량을 제작하고 실증 단계까지 수행하는 과제였다. 기간 안에 신규 개발 및 테스트까지 해야 하는 등 난관이 있었으나 산업부와 전문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잘 해결할 수 있었다. 덕분에 원래 목표인 수소전기트램의 주행거리 2500km의 두 배인 5000km 시험까지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소전기트램을 적시에 그리고 단기간에 개발해 사업화에 이를 수 있었다.
향후 더 필요한 지원 부분이 있다면?
수소 기반 철도차량은 Demand-Pull(수요 견인형) 사업이다. 수요가 앞서고 기술이 그에 발맞춰 발전하며 법 제도가 그 뒤를 따르는 구조다. 특히 수소는 각종 부처가 연관돼 있다. 법규나 제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기술 발전과 함께 이러한 제도적 기반도 정비된다면, 수소 철도 산업의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소 사회는 다가오는 현실이며 수소 모빌리티는 자동차, 선박, 드론, 열차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철도 분야는 수소시스템 적용이 용이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수소철도는 향후 주목받을 도시 교통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앞으로도 수소 사회 실현과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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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는?
디펜스솔루션, 레일솔루션, 에코플랜트 등 핵심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레일솔루션사업본부는 고속철, 전동차, 경전철 등의 철도차량과 함께 신호통신시스템,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철도사업의 통합 솔루션을 공급해오고 있다. 아울러 수소 기반의 철도차량 등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역량을 확보해 K-철도의 위상 제고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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